[TEN 인터뷰]넬 “그루비룸과의 작업,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돌아갔죠”

[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넬 / 사진제공=스페이스보헤미안

데뷔 18년 만에 처음으로 협업 곡을 발표한 밴드 넬 / 사진제공=스페이스보헤미안

국내 모던 록을 대표하는 밴드 넬이 데뷔 18년 만에 처음으로 다른 아티스트와 협업에 나섰다. 최근 촘촘하고 짜임새 있는 비트로 사랑받는 ‘대세’ 프로듀싱팀인 듀오 그루비룸과 손잡고 ‘스페셜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 싱글 ‘NELL X GROOVYROOM’을 발표했다.

타이틀곡 ‘오늘은’은 넬 특유의 몽환적인 사운드와 그루비룸의 감각적인 비트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곡이다. 넬의 리더이자 보컬 김종완은 “우리가 그루비룸에게 기대한 것, 반대로 그루비룸이 우리에게 기대한 것들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돌아갔다”고 자평하며 만족스러워했다.

10. 데뷔 후 처음으로 협업 곡을 발표했다. 새로운 도전이자 시도라는 반응인데.
김종완: 다른 아티스트들과의 작업은 신선한 경험이다. 때문에 늘 바라왔다. 그동안 나 혼자 다른 뮤지션의 음악에 피처링하거나 곡을 프로듀싱해준 적은 많다. 이번에는 그 작업을 팀으로서 한 것일 뿐,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10. 그루비룸과 호흡을 맞추게 된 배경은?
김종완: 공식적으로 처음 하는 협업인 만큼 함께 하는 아티스트가 누가 될지 굉장히 중요했다. 다양한 스타일과 정서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음악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 아티스트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에 부합하는 것이 그루비룸이다.

10. 그루비룸과 함께 작업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나? 또 새롭게 느낀 점이 있다면?
김종완: 신기하리만치 어려운 점이 없었다. 우리가 그루비룸에게 기대하는 점과 그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마치 시계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돌아갔다. 99%의 작업이 수정 없이 이뤄졌다. 새로웠던 게 있다면… 그루비룸과의 만남, 그 자체가 아닐까?

10. 완성된 결과물 ‘오늘은’에 대한 만족도는?
김종완: 100% 만족하는 작업은 없지만 꽤 높은 편에 속한다. 국내 음악 신에서 이런 작업이 이뤄졌다는 것, 넬과 그루비룸의 색깔이 조화를 잘 이룬 것, 그리고 어느 한 팀이 튀지 않으면서도 긍정적인 의미에서 튀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데 만족감을 느낀다.

10. ‘긍정적인 의미에서 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김종완: 그루비룸의 장점인 섬세한 비트와 우리의 장점인 음악 공간의 사용이 잘 어우러졌다. 또 한 트랙 안에서 흑인 음악과 라이브 밴드 스타일이 균형을 이루는 것도 재미있다.

10. ‘외롭긴 한데 혼자 있고 싶고 떠나고 싶은데 머물고도 싶어’ ‘오늘은 그냥 그런 날’과 같은 가사가 굉장히 현실적이라 공감을 얻고 있다. 이 같은 가사를 쓰게 된 배경은?
김종완: 가사를 쓸 당시의 내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우린 우리가 뭘 원하는지,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를 때가 많다. 만일 잘 안다고 해도 그게 정확한 지금의 나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부족할 때가 많지 않은가. 그럴 때 “잘 모르겠지만 그냥, 오늘은 그런 날 이야”라고 혼자 중얼거리는 것 이 자신을 위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넬과 그루비룸의 신곡 '오늘은'/제공=스페이스보헤미안

넬X그루비룸 협업 곡 ‘오늘은’ 커버 /제공=스페이스보헤미안

10. 어느덧 데뷔 18년 차다. 급변하는 가요계에서 자기 색깔을 지키는 밴드로 활동해온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김종완: 여전히 음악 작업이 너무 재미있고 어렵고 신선하다. 그래서인지 오래 활동했다는 느낌이 덜하다. 단지 하다 보니까 시간이 빨리 간 느낌? 급변하는 가요계임은 분명한다. 꽤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우리의 색을 유지하며 활동해올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음악을 아껴주는 팬들의 힘이 크지 않았을까. 그들에게 감사하다.

10. 지난해 독립 레이블 스페이스보헤미안을 설립했다. 독자 활동의 장단점을 꼽자면?
김종완: 장점은 모든 선택을 우리 스스로 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후회스러운 선택이라 할지라도… 단점은 그 선택에 대한 모든 책임이 모두 우리에게 있다는 것. 하하.

10. 앞으로 넬의 새로운 협업 프로젝트를 기대해도 될까?
김종완: 협업 자체보다도 누구와, 어떤 작업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서 얼마나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 가치관이 잘 맞는 아티스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면 언제든 할 생각이다.

10.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김종완: 여성 보컬리스트와의 듀엣, 마음이 잘 맞는 무용수와의 작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전에 태연(소녀시대)의 곡을 작업한 적이 있다. 당시 태연의 목소리와 감정을 전달하는 힘이 너무 좋다고 느껴서 우리 밴드와도 함께 작업해보면 좋을 것 같다.

10. 앞서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가 내한 공연을 열었을 당시 넬의 팬임을 밝혔는데 기분이 어땠나?
김종완: 당연히 좋았다. 신기하기도 했고 음악을 하는 데 있어 보람도 느꼈다.

10. 오는 22일~24일 크리스마스 콘서트 ‘CHRISTMAS IN NELL’S ROOM’을 개최한다. 지금까지 12월 24일 하루만 개최했던 것을 3일 공연으로 늘렸는데.
김종완: 그동안은 크리스마스이브 하루에 저녁 공연, 자정 공연을 열었다. 크리스마스로 넘어가는 시간을 관객들과 함께 한다는 낭만이 있지만 쉬운 일정은 아니다. 이번에는 여러 여건이 잘 맞아 3일 3회 공연을 열게 됐다.

10. 공연에 대한 힌트를 준다면?
김종완: 나는 우리의 공연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이번에는 여태의 것들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관객들한테 “아름다운 공연”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콘서트를 선보이겠다.

10. 2017년을 마무리하며 지금 가장 바라는 것은?
이정훈: 모두가 행복할 때 최대한 행복하고, 힘들 때 최대한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재경: 콘서트를 탈 없이, 멋지게 마무리하는 것. 그리고 내년에는 멤버들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서 국내외 관객들과 더 자주 만나고 싶다. 조바심 내지 않고 즐기는 게 목표다.
정재원: 맴버들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재미있게, 열정을 갖고 음악하자.
김종완: 우선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잘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은 인간, 또 뮤지션이 되기를 바란다. 2018년을 설렘으로 시작하고 싶다.

밴드 넬 '크리스마스 인 넬스 룸 2017' 포스터 이미지/사진제공=HNS HQ

‘크리스마스 인 넬스 룸 2017’ 포스터 / 사진제공=스페이스보헤미안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