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마스터’, 장르 뛰어넘은 음악의 진정성

[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사진=Mnet '더 마스터'

사진=Mnet ‘더 마스터’

지난 10일 베일을 벗은 Mnet ‘더 마스터’ 첫 방송은 편중된 음악 시장에서 대중들이 잠시 잊고 있었던 다양한 장르의 무대를 소개했다.

이번 1화의 주제는 ‘운명’. 6인의 마스터들은 각자의 장르에 자신의 사연을 녹여낸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것은 유럽이 사랑하는 프리마돈나, 클래식 마스터 임선혜였다. 임선혜는 헨델 오페라 ‘리날도’ 중 잔인한 운명을 받아들이며 울부짖는 아리아 ‘울게 하소서’를 자신의 운명의 곡으로 꼽았다. “주인공이 우는 이유가 자유에 대한 갈망 때문인데 이건 제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나에게 무대가 속박이라 생각했지만 무대에 선 그 순간이 가장 자유롭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설명한 그녀의 마음은 무대 위에서 음악으로 되살아났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표현력과 전달력으로 몰입도를 높였고, 처연하면서도 아름다운 목소리는 관객들뿐 아니라 함께 출연한 마스터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이어 대중가요의 마스터, 인생을 노래하는 낭만 가객 최백호가 무대에 올랐다. 그가 선택한 운명의 곡은, 한국 여인의 일생을 그려낸 이미자의 ‘아씨’였다. 최백호는 “‘한 세상 다하여 돌아가는 길’이라는 가사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 다르게 다가온다. 지금은 이 곡이 한 사람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노래로 느껴진다”며 “한 사람의 마지막 역시 운명이라 생각한다. 그 운명을 잘 배웅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구슬픈 음색과 가슴을 파고드는 목소리로 관객들의 가슴에 파고든 그의 노래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뮤지컬 마스터 최정원은 뮤지컬 ‘캣츠’의 ‘Memory’와 들국화의 대표곡 ‘그것만이 내 세상’을 접목하고 “뮤지컬은 내 세상의 전부다. 무대에 서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꿈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는 자신만의 메시지를 담아 가사를 썼다. 존재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와 파워풀한 보컬, 안무와 함께 극대화된 감정 표현은 관객을 몰입시켰다. 다리 부상 후 처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열정이 넘치는 무대에 관객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1,000회 이상의 단독 공연 기록을 갖고 있는 공연·밴드 마스터 이승환의 무대가 이어졌다. 그는 “아마추어로 활동하다 프로 음악인이 된 계기가 1985년 겨울, 들국화의 라이브를 보고 나서였다. 그게 운명이었던 것 같다”며 자신의 운명의 곡으로 들국화의 ‘사랑일 뿐이야’를 선택했다. 공연의 거장답게 강약을 조절하며 ‘온 세상 다 준다 해도 바꿀 수 없는 건, 온 세상 떠난다 해도 변하지 않는 건 사랑일 뿐이야’라는 가사를 읊조리는 목소리와 클라이맥스에 등장한 416 합창단의 목소리의 깊고 짙은 울림에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국악 마스터 장문희 명창은 판소리 춘향가 중 ‘천지삼겨’를 작곡가 윤일상이 현대적으로 해석한 신곡으로 무대에 올랐다.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6살의 어린 나이에 판소리를 시작하게 됐다. 실력으로는 극찬을 받았으나 가슴 한편에 아쉬움이 남았다. 그때 문을 걸어 잠그고 불을 끄고 ‘옥중가’를 부르며 새로운 감정과 마주하게 됐다”며 ‘천지삼겨’가 운명의 곡이 된 배경을 설명했다. 정통 국악과는 전혀 다른 무대 위에서, 사랑에 버림받은 춘향이 되어 울부짖듯 표현한 한의 정서는 보는 이들의 가슴 깊은 곳을 울리며 ‘우리 소리’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마지막은 재즈 마스터 윤희정의 무대였다. 윤희정은 자신의 운명의 곡으로 망설임 없이 ‘세노야’를 선택했다. ‘세노야 세노야’로 1971년 전국 노래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경험이 그녀의 음악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되었기 때문이다. 20년 이상 함께 해 온 빅밴드와 무대에 오른 그녀는 풍부한 성량, 자유롭고 화려한 스캣, 탁월한 리듬감을 뽐내며 재즈의 진수를 보였다. 관객들은 몸을 들썩이며 윤희정과 재즈의 선율에 젖어 들었다.

관객들은 경연과 관계없이 모든 마스터의 무대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마스터 감상단이 선택한 제 1장, ‘운명’의 그랜드 마스터는 클래식 마스터 임선혜였다. 모든 마스터들의 축하 속에 임선혜는 “걱정이 많았는데 관객들이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고 호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다시 한 번 ‘울게 하소서’에 대한 감상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며 기뻐했다.

‘더 마스터’의 다음 주제는 ‘사랑’이다. 첫 무대를 마무리 한 장르별 마스터들이 ‘사랑’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할지 기대를 모은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