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권소현 “배우로 홀로서기…진짜 나를 찾고 싶어요”

[텐아시아=박슬기 기자]
권소현 인터뷰,내게남은사랑을

포미닛 해체 후 배우로 전향한 권소현. 영화 ‘내게 남은 사랑을’에 출연한 그는 “행운의 기회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고 했다. /사진=조준원 기자wizard333@

북받치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이내 눈물을 흘렸다. 12년 간의 아이돌생활을 끝내고 배우로 전향한 권소현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간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듯했다. “생각보다 빨리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는 그는 배우로서 차근차근 나아가고 싶다고 했다. 이젠 멤버들과 함께가 아니라 혼자이기에 책임감은 더 커졌다. 스물네 살 권소현은 홀로서기 중이다.

10. 포미닛 해체 후 어떻게 지냈나?
권소현: 처음으로 혼자서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가죽공예라는 취미도 하는 등 다양한 것들을 했다. 영화 ‘내게 남은 사랑을’도 촬영했다.

10. 배우 전향 후 첫 영화인데  ‘내게 남은 사랑을’은 어땠나?
권소현: ‘내게 남은 사랑을’ 출연 확정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다. 팀 해체 이후 ‘언제 어떤 작품을 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함을 갖고 있었는데 행운의 기회가 빨리 찾아왔다. 이 기회를 빌어 잘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많이 부족한데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서 나날이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10. ‘내게 남은 사랑을’을 꼭 하고 싶었던 이유는?
권소현: 팀 활동할 때 귀여운 막내 이미지였다. 많은 분들이 제가 밝고 애교가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생각도 많고 조용한 편이다. 작품을 할 때 주인공의 밝은 친구나 막내딸 역할을 하면 시청자나 관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겠지만 본래의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었다. 고민하던 차에 ‘내게 남은 사랑’을 속 달님이를 만나게 됐고 저랑 공통된 부분이 많아서 욕심을 냈다. 진광교 감독과 미팅할 때도 저랑 어떤 부분이 비슷한 지, 하나하나 정리해서 보여줬다.

10. 사춘기 고등학생 캐릭터였는데 포미닛 시절엔 사춘기를 겪었나?
권소현: 생각해보면 중· 고등학생이었던 포미닛 당시에는 사춘기가 없었다. ‘실수하면 안 돼’ ‘잘 해야 돼’ 이런 생각만 했다. 오히려 20대 초반인 지금 뒤늦게 사춘기가 오는 것 같다. 예전에는 주어지는 대로 살았지만 지금은 내 자아가 형성되어가는 과정이랄까. 혼자 결정하고 갈등하고 홀로서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부딪히고 있다. 요즘은 오히려 엄마나 주변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크다.

10.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나보다.
권소현: 초등학생 때부터 연예계 일을 시작해서  ‘애어른 같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실수 없이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보니 ‘그 때 왜 애답게 행동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실수도 할 수 있는 건데 말이다. 지금은 시야가 좀 더 넓어지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주변사람들도 저에게 ‘얼굴 좋아졌다’고 많이들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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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홀로서기에  나선 권소현은 “베이지색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조준원 기자wizard333@

 

10. 홀로서기에 어려움은 없었나?
권소현: 포미닛 활동할 때 매니저들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매니저들의 관리 속에서 멤버들과 함께하다 보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없어진다고 말이다. 어려서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산 데다 그런 조언을 들어서 그런지 혼자 하는 거에 어려운 부분은 없다. 사실 팀 활동 할 때 자존감이 낮은 편이었다. 팀으로 활동하다 보니까 내가 나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남의 시선으로 나를 보게 됐다. 자꾸만 나를 낮췄는데 지금은 혼자 활동하다보니까 편안하게 마음을 먹게 됐다.

10. 멤버들과는 연락 자주하나?
권소현: 잘 지내고 있다. 연락도 자주한다. 오랜 시간 같이 붙어 있다보니까 힘든 점이 비슷하다. 다들 홀로서기 중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만나면 힘이 된다. 멤버 모두가 함께 자주 모이지는 못하지만 시간 되는 멤버들끼리 모여서 수다도 떨고 여행 계획도 세운다.

10. 어떤 색깔의 배우가 되고 싶나?
권소현: 베이지색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튀진 않지만 따뜻함을 갖고 가는 배우 말이다. 소박하게 자기 몫을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지금은 많은 욕심이 없다. 진부한 말이지만 역할에는 크고 작고는 없다고 생각한다. ‘얘가 걔야?’처럼 포미닛 때와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10. 포미닛이라는 꼬리표 아닌 꼬리표, 어떻게 생각하나?
권소현: 포미닛이 있었기에 제가 있을 수 있었다. 그 수식어를 없애고 싶은 건 아니다. 포미닛 때문에 사랑을 받을 수 있었지 않나. 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포미닛에서 배우 권소현으로 차근히 넘어가고 싶다.

10. 12년 연예계 활동, 돌아보니 어떤가?
권소현: 살아온 인생의 반을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보냈다. 지금 생각해보니 채찍질하면서 열심히 살아왔구나 싶다.(눈물) 오히려 그래서 지금이 더 감사하면서 살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쉬면서 혼자 여행을 했는데 끊임없이 바쁘게 다녔다. ‘나는 왜 쉬러 와서까지 바쁘게 다녀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내가 그렇게 살아온 거였다. 이제 진짜 권소현을 찾아서 살고 싶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