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영화] ‘해피 데스데이’, 이토록 웃기는 공포영화라니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거대한 제작비 투입,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모으는 톱스타들의 출연만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다. [별★영화]는 작지만 다양한 별의별 영화를 소개한다. 마음 속 별이 될 작품을 지금 여기에서 만날지도 모른다. [편집자주]

영화 '해피 데스데이' 스틸컷

영화 ‘해피 데스데이’ 스틸컷

“오늘이 삶의 마지막 날이라면 당신은 하루를 어떻게 보낼 건가요?”

극단적이지만 이런 질문을 받을 때면 잠깐 행복해졌다. 아주 짧은 시간이겠지만 오롯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생각하곤 했다. 영화 ‘해피 데스데이’는 이러한 발칙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해피 데스데이’는 생일날 반복되는 죽음이라는 특별한 선물을 받은 여대생의 끝나지 않는 파티를 그린다. ‘여학생 클럽’의 멤버이자 학교에서 깨나 잘 나가는 퀸카 트리는 오로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며 사는 인물이다. 놀고 싶을 땐 놀아야 하고 만나고 싶은 남자를 만나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을 맞으면 곧바로 독설을 날린다. 그런 그가 전날 화끈한 파티를 즐긴 후 ‘멋없는’ 남학생 카터의 기숙사에서 눈을 뜬다. 평소와 다름없이 도도한 발걸음으로 기숙사를 빠져나오던 그는 그날 밤 살해당한다.

눈을 뜨자 다시 카터의 기숙사. 몇 번의 죽음을 겪고 나서 트리는 자신이 이상한 하루 속에 갇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흔들리던 트리는 ‘하루밖에 살 수 없는 불쌍한 나’에서 ‘온전히 하루를 즐길 수 있는 나’가 된다. 남자 앞에서 시원하게 생리현상을 해결하거나 나체로 캠퍼스를 활보하는 모습은 왠지 통쾌하다. 이어 그는 매일 밤 자신을 죽이는 살인자를 잡고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 두발로 뛰기 시작한다.

영화 '해피 데스데이' 스틸컷

영화 ‘해피 데스데이’ 스틸컷

‘해피 데스데이’는 호러테이닝 무비다. 호러와 엔터테이닝을 결합한 신조어다. 유쾌한 공포영화를 표방하는 만큼, 공포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많이 웃은 적은 처음이라고 단언한다.

영화 시작 20분 만에 주인공이 죽는 전개를 시작으로 ‘해피 데스데이’는 관객들에게 트리가 겪는 것 못지않은 충격을 선사한다. 공포와 유머가 아이러니하면서도 신선하게 결합하는 것. 트리의 뻔뻔하고 당돌한 행동이 웃음을 유발하다가도 ‘베이비’ 가면을 쓴 범인이 등장할 땐 등골이 오싹하다. 또 한 번의 살해가 지나가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들이 배치된다.

관객들을 추리하게 하고, 놀라게 하고, 웃게 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은 ‘해피 데스데이’의 확장된 매력이다. 반복되는 하루, 반복되는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이야기 속엔 ‘오늘은 너의 남은 날들의 시작이다’라는 메시지가 담긴다. 영화 속 트리는 똑같은 하루를 반복해서 살아가면서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신의 감정이 먼저라 이해하지 못했던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그의 모습은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극장가를 종횡무진 중인 블록버스터 ‘토르: 라그나로크’ 만큼의 스펙터클한 영상은 없지만 그 이상의 재미와 뜨거운 감동이 있다.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오는 8일 개봉. 15세 관람가.

영화 '해피 데스데이' 스틸컷

영화 ‘해피 데스데이’ 스틸컷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