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공연]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몸과 목소리만으로도 풍성하다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포스터 / 사진제공=공연배달서비스 간다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포스터 / 사진제공=공연배달서비스 간다

분명 뮤지컬인데 어딘가 색다르다. 3일 막을 올리는 ‘거울공주 평강이야기'(연출 민준호)는 모든 음향과 배경을 배우들의 목소리와 몸으로 표현한다. 보통의 뮤지컬이 오케스트라를 통해 라이브 연주를 하거나 반주를 틀어놓는데 반해, 이 작품은 배우들이 입으로 소리를 내고 아카펠라로 합주를 하는 식이다. 그럼에도 모자라거나 아쉬움 없이 극을 풍성하게 메꾼다.

개막에 앞서 3일 오후 2시 서울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프레스콜을 열고 주요 장면 시연과 작품 소개에 나섰다.

2004년 초연된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전래동화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다만 온달과 평강이 중심이 아니다. 평강공주의 시녀 연이가 도망친 뒤 동굴에서 만난 야생 소년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는 과정을 담아낸다. 최근에는 예술경경지원센터의 지원사업을 통해 올해 70주년을 맞은 영국의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해 국내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극중 이야기 소녀(서예화)가 마치 동화를 읽듯 극을 이끈다. 동굴에서 기절한 연이와 그런 그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야생 소년이 등장하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공연 장면 / 사진제공=스토리피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공연 장면 / 사진제공=스토리피

무대 장치나 악기 없이 오직 배우들의 몸과 목소리만으로 모든 것을 꾸민다. 배경이 동굴인 탓에 울림도 있고 각종 동물 소리가 들리는데, 이 역시 배우들이 입으로 낸다. 메아리와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는 아카펠라로 완성돼 아주 신선하다. 소리뿐만 아니라 배우들은 동굴과 숲 속의 나무와 바람 등 배경도 아크로바틱을 통해 묘사한다.

기계 소리 하나 없이 극이 흘러가기 때문에 보는 이들도 자연스럽게 배우들의 입과 몸짓에 집중하게 된다.

민준호 연출은 “초연 이후 13년이 흘렀다. 초심을 지키면서 기술적으로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가치 있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중 붐과 병사2 역을 맡은 양경원은 “대사가 없을 뿐이지 사실 모두가 말을 하고 있다. 관객들에게 충분히 전달되며 소통할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이지해는 “이 공연을 통해 ‘나’를 다시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11월 19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