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YG의, YG에 의한 오디션 ‘믹스나인’

[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양현석 / 사진=JTBC '믹스나인' 캡처

양현석 / 사진=JTBC ‘믹스나인’ 캡처

YG가 전면에 나선 오디션. JTBC ‘믹스나인’의 부정할 수 없는 특징이다. 그러나 지난 29일 처음으로 방송된 ‘믹스나인’은 YG에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들이 참가자들의 매력을 충분히 즐길 만한 시간을 주지 않았다.

‘믹스나인’은 전국 크고 작은 가수 기획사에 소속된 아이돌 지망생들 중에서 잠재력을 가진 보석을 발굴해 프로젝트 그룹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리얼리티 오디션이다.

‘믹스나인’은 Mnet ‘프로듀스 101’을 원류로 하고 있는 ‘연습생 오디션’의 후발주자다. 다수의 기획사에서 아이돌로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연습생들이 출연해 경쟁을 펼쳐 프로젝트 그룹으로 데뷔한다는 큰 틀이 똑같다.

기시감이 드는 장면들도 있었으나 ‘믹스나인’에는 부정할 수 없는 뚜렷한 색깔이 있었다. 바로 YG, 양현석이었다. ‘믹스나인’의 전반부 ‘기획사 투어’는 참가자들이 오는 오디션이 아닌 양현석이 찾아가는 오디션이었다. 양현석이 YG가 아닌 타 기획사를 방문해 지원자들을 평가하고, 합격한 사람만이 ‘합격 버스’에 올랐다. 그중에서 상위권 실력자 9명은 ‘데뷔조 버스’에 탔다.

첫 방송에서 양현석은 이름 있는 제작자들이 대표로 있는 야마앤핫칙스·바나나컬쳐·브레이브, 강화도 산속에 자리 잡은 FM, 이미 데뷔한 가수들이 있는 베이스캠프·스타로 엔터테인먼트 등 약 10군데 소속사를 찾아갔다.

1회 방송만으로도 시청자들은 정말 많은 가수 기획사들이 있고, 데뷔했지만 이름을 알리지 못한 가수들, 가수를 꿈꾸는 수많은 연습생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자금·인맥 등 여러 이유로 정식 데뷔를 하지 못하는 중소 기획사의 현실까지 엿볼 수 있었다. 이는 양현석이 직접 움직였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알 수 있는 ‘정보’였다.

기획사의 대표들을 보는 재미도 있는 '믹스나인' / 사진=방송화면 캡처`

기획사의 대표들을 보는 재미도 있는 ‘믹스나인’ / 사진=방송화면 캡처`

그러나 양현석을 따라가다 정작 중요한 ‘안방 심사위원’들을 배려하지 못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자신만의 기준으로 참가자들을 평가하고, 심사위원과 자기의 생각이 동일한지 또는 다른지 비교하는 묘미가 있다.

‘믹스나인’은 너무 많은 기획사를 방문했기 때문일까. 가장 처음 데뷔조 버스에 오른 장효경(스타제국)은 오디션 영상이 편집됐고, 전파를 탄 참가자들의 무대도 1분 내외였다. 페이브 연습생들의 ‘홀리데이’는 약 50초, 세븐어클락(스타로)의 ‘씨스루’는 약 1분 30초 방송됐다.

대부분 곧바로 양현석의 평가가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은 양현석의 시선대로 움직여야만 했다. 그가 재능이 있다고 말하면 재능이 있는 걸로, 한숨을 쉬면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이었다. 왜 양현석이 참가자를 합격시키는지 왜 그를 합격 버스에 태우는지 공감하기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했다. 시청자들은 기획사 투어를 도는 양현석을 뒤따르는 갤러리였다.

산속에도 기획사가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고, 양현석과 특별한 인연이었던 대표와의 관계를 비추는 것도 예능의 재미를 위해서 필요하다. 하지만 오디션이라면 시청자들이 다재다능한 참가자들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먼저다. 기획사 투어가 끝나면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가겠지만, 초반에 시청자들을 관심을 붙잡지 못한다면 ‘믹스나인’은 ‘그들만의 리그’로 멈출 지도 모른다.

‘믹스나인’은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5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