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중, “허임, 남김 없이 사랑했고 후회는 없다”(인터뷰②)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배우 김아중 / 사진제공=킹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아중 / 사진제공=킹엔터테인먼트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10. 차기작에 기대가 모아지는데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김아중: 캐릭터는 우선 순위가 아니다. 작품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명확하고 그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잘 풀어내는가가 첫 번째다. 두 번째는 그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누구인지이고, 세 번째가 캐릭터다. 사건을 탄탄하게 만들어놓으면 캐릭터들은 그 안에서 살아 움직일 수 있다.

10. 퀴어 영화에도 선택의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김아중: 어떤 역할을 맡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다. 작품에 대해 세워놓은 기준만 맞는다면 내 연기도 더 풍성하고 다채로워지지 않겠나. 퀴어도, 멜로도, 액션도 다 좋다. 철의 여인처럼 실존했던 여성 인물을 탄탄한 서사로 풀어낸 작품도 해보고 싶다. 작품에 대한 갈증은 신인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만큼 여배우들에게 돌아오는 선택지가 예나 지금이나 적다는 소리다.

10. 배우 문소리가 연출자로 나선 것은 그래서인 것 같다. 자신은 어떤가?
김아중: ‘여배우는 오늘도’를 직접 가서 봤다. 연출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특별히 품어보지는 않았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공동으로 개발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더 테이블’과 같은 작은 규모의 영화라도 관객 수가 100~200만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립영화를 찾는 습관도 전국적으로 길러졌으면 좋겠다.

10. ‘더 킹’에 출연하기 전까지 영화 출연의 공백기가 4년이나 됐는데.  
김아중: 사실 ‘명불허전’을 선택하기 전에 영화 시나리오를 세 개 선택했다. 그런데 ‘여성 영화’가 들어갈 시기가 아니라고 해서 투자가 보류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지금 하는 말을 불만이라고 하기에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차라리 기획을 하나 더 붙여서 풍성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으로 투자가 보류됐다면 아무렇지 않았을 텐데 단지 여성 영화가 나올 시기가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라니. 스스로 시나리오를 보는 눈이 없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좋은 영화를 만들어 낼 자신도 있는데 왜 이런 피드백 받지 못할까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팠다.

10. 돌파구는 없었나?
김아중: 연애를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돌파구가 없다.(웃음) 사실 여배우라는 직업이 굉장히 행복한 직업일 수 있다. 사람들에게 사랑도 많이 받고 경제적으로 충분히 벌 만큼 벌고 싱글라이프를 여유롭게 즐기면서 살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쪽으로 관심이 잘 안 가고 자꾸 일에만 꽂힌다.(웃음) 나도 평범하게 연애도 좀 하고 살아야 되는데 일을 너무 짝사랑하고 있는 것 같다.(웃음)

배우 김아중 / 사진제공=킹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아중 / 사진제공=킹엔터테인먼트

10. 20대 때는 어땠나?
김아중: 20대 때는 좀 더 겁이 많았다. 자신감도 별로 없어서 좋은 작품이 맞는 건지 주저한 적도 많았다. 30대가 되고 나니 주관도 뚜렷해지고 자신감도 더 붙었다. 내가 못하는 건 인정하고 ‘욕 좀 먹으면 어때?’라는 주의다. 패기와 포부가 생기니까 일이 더 재미있졌다.(웃음)

10. ‘명불허전’을 통해서 이룬 것은 뭔가?
김아중: ‘명불허전’을 통해 뭔가 이뤄야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기존 작품보다 유쾌하고 발랄하게 할 수 있어 좋은 작품이었다. 나는 언제나 작품을 할 때는 상대 배우가 내 생애 최고의 배우라고, 최고의 남자라고 믿는다. ‘명불허전’에서 연기하는 네다섯 달 동안 김남길도 최고의 배우였다. 내가 그를 사랑했던 만큼 그도 나를 똑같이 아끼고 사랑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제작진도 너무 훌륭해서 감사했다. 연휴 때 계속 현장만 생각났다.(웃음)

10. 10년 뒤에는 배우들이 일하는 환경이 어떻게 변해 있을까? 어떻게 변해있기를 바라는가?
김아중: 크게 변하진 않을 거다. 그러나 분명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다들 어떤 게 좋은 방향인지는 알고 있으니까. 점차 사회가 나은 방향으로 진보하는 것처럼 업계 문화도 좀 더 성숙해지다 보면 나이, 경력, 남녀의 구별 없이 모두가 존중 받으면서 일하는 현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영화 시장 또한 더 다양해져서 배우들이 더 다채롭게 쓰였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이러한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노력하는 사람 중 하나였으면 좋겠다.

10.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은?
김아중: 계속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다. 엄청나게 대단한 작품을 하고 더 좋은 위치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기보다 꾸준히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또 내 연기도 녹슬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계속 발전했으면 좋겠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