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희, ‘천의 얼굴’ 그 이상(인터뷰)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대체 불가능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천우희.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대체 불가능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천우희.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배우 천우희는 ‘천의 얼굴’이라는 별명이 좋다고 했다. 영화 ‘한공주’로 각종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섭렵한 그다. 천우희는 tvN 드라마 ‘아르곤’에서 그가 천의 얼굴 그 이상을 가졌음을 다시 한 번 증명해냈다. ‘아르곤’에서 그는 계약직 기자 이연화 그 자체였다. 주눅 든 얼굴과 말투 뒤에 숨겨진 근성을 천우희는 참 자연스럽게도 연기해냈다. 천우희는 대체 불가능한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10. 오랜만에 TV 드라마에 출연했는데 어땠나?
천우희: 드라마라는 매체가 새로운 재미를 줬다. 애드리브처럼 자유로운 행동과 대사 등 현장에서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 다양하고 방대해서 재밌었다.

10. 그 전과는 연기를 다르게 한 부분이 있나?
천우희: 극 중 이연화라는 캐릭터가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이어서 스스로도 공감이 많이 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힘을 빼고 연기를 해봤다. 힘을 빼자 연기가 꼭 맞는 옷처럼 내게 잘 어울렸던 것 같아서 자신감도 점점 붙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연기를 잘 알 것 같다. 여유를 부릴 수 있다’ 는 건 절대 아니다.(웃음) 이렇게 하나 하나 습득해가는 것 같다.

10.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나중에 또 보는 편인가?
천우희: 내가 쓴 일기를 통해 다시 살펴본다. 일기에 당시의 마음가짐과 생각들을 다 적어 놓는 편이라 시간이 흘렀을 때 일기장을 펼치고 ‘예전과 지금의 나는 이렇게 다르구나’라고 생각한다.

10. 어른이 돼 일기를 꾸준히 쓰기가 쉽지 않은데.
천우희: 일기를 쓰면서 자아 성찰까지는 아니지만 스스로를 인지하려고 노력했다. 예전에는 남들한테만 관대했다. 지금은 스스로에게도 관대해지고 좀 더 과감해졌다. 일기를 쓰면서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부분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올해부터는 나 자신을 대견하게 여기고 칭찬해주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내 연기에 대해 즉각적으로 날아오는 반응을 내가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는데 이젠 ‘그냥 조금씩 잘해나가면 돼’라고 생각을 바꾸게 됐다.

10.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목표를 세우는 편인가?
천우희: 작품마다 목표를 세우지는 않는다. 배우는 작품이 주어질 때마다 바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흔히 ‘연기를 잘 한다’고 말하는 데엔 두 부류가 있는 것 같다. 감탄이 나올 정도로 연기를 기술적으로 잘 하는 부류와, 투박하지만 가슴에 울림을 주는 연기를 하는 부류다. 나는 두 종류 다 잘하고 싶었다.(웃음) 욕심도 스트레스도 많았다.

10. 어떻게 돌파했나?
천우희: 주변 선배나 감독님에게 많이 물어본다. 나는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몸도 머리도 잘 따라가지 않는 편인데 그게 티나는 게 너무 싫었다. 마음으로 이해가 안 가도 연기는 잘하는 배우들이 존재하니까. 너무 부러웠는데 주변 선배들이 “다 하면서 느는거야”라며 “진정성이 더 중요한데 그것이 너의 장점이다. 진정성은 무뎌지면 안 된다. 그걸 잘 간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말을 들으니 좀 더 자신감도 생기고 연기를 대하는 태도도 좀 더 여유로워졌다.

tvN 드라마 '아르곤'에서 계약직 기자 이연화를 자연스럽게 연기해 낸 배우 천우희.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tvN 드라마 ‘아르곤’에서 계약직 기자 이연화를 자연스럽게 연기해 낸 배우 천우희.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10. ‘아르곤’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드라마였다. 주변 반응은 어땠나?
천우희: 지인들이 너무 좋아했다. 일주일에 두 번씩 꼬박꼬박 나를 보는 게 너무 즐거웠나보다.(웃음) 친구들은 다 직장인인데 이연화를 보며 “네가 직장인이라면 딱 저 모습이겠다”라고 했다.(웃음)  본방 사수도 해주고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토크에도 같이 참여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10. 댓글도 살펴보나?
천우희: ‘예쁘다’라는 말이 제일 먼저 들어왔다.(웃음) 사실 영화 하다가 드라마 하는 사람들 중 잘하는 경우를 못 봤다는 얘기도 들어서 워낙 초반에 걱정을 많이 했다. 내 연기만 혼자 튀어보일까봐 걱정도 됐다. 그런데 1화 모니터링을 했을 때 내가 생각하기에도 나쁘지 않았다. 내가 의도한 대로 연기가 잘 표현됐고 주변에서도 잘한다고 해주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

10. 드라마에 대한 걱정은 이제 조금 사라졌겠다.
천우희: 행운이었다. 쪽대본도 없었고 어려운 환경이 아니어서 연기만 하면 됐다. 또 앞으로 어떤 드라마 제의를 마주할 지는 모르겠지만 작품만 좋으면 얼마든지 또 할 수 있을 것 같다.

10. 영화에서 얻은 ‘믿고 보는 배우’라는 애칭이 드라마에서도 통한 것 같나?
천우희: 이제 한 작품 했으니 첫 출발이 좋았다고만 생각한다.(웃음) 몇 작품이라도 더 해야 믿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대체 불가능한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다.

10. 올해는 어떻게 마무리할 계획인지, 내년은 어떤 해였으면 좋겠는지?
천우희: 올해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 영화를 두 편이나 촬영했고 ‘아르곤’으로 드라마도 찍었다.  또 영화 촬영에 들어간다. 많은 영양분을 얻는 2017년이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한 계단씩 성장했으면 좋겠다. 사실 ‘아르곤’ 끝난 이후에 감기 몸살이 걸려서 링거를 맞고 있다. 내 링거 투혼은 쭉 이어질 것이다.(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