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 꼭 있다”…’아르곤’, 공감지수 높이는 직장인 천태만상

[텐아시아=윤준필 기자]
tvN '아르곤' / 사진=방송화면 캡처

tvN ‘아르곤’ / 사진=방송화면 캡처

탐사보도극 ‘아르곤’이 생생함이 살아있는 캐릭터로 직장 내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주며 공감을 얻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아르곤’(극본 전영신·주원규·신하은, 연출 이윤정)’은 오는 26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가짜 뉴스 속 팩트를 찾아내는 진짜 기자들의 고군분투를 실감 나게 담아낸 ‘아르곤’의 미덕은 연기 내공 탄탄한 배우들이 그려내는 디테일이 남다른 보도국의 일상이다. 개성이 충만한 각 캐릭터는 직장의 현실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은 모습으로 몰입감을 높인다. 이에 ‘아르곤’이 담아낸 캐릭터들의 생생한 모습을 짚어봤다.

◆ 알고 보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반전 멘토 김백진
높은 기준으로 팀원들을 호되게 다그치는 김백진(김주혁)은 ‘아르곤’ 팀원들 사이에서 사이코로 불린다. 까이고 또 까이는 회의는 ‘아르곤’ 팀원들에게 공포의 시간. 하지만 계약직 팀원들의 거취를 볼모로 회사가 후속 보도를 막으려 들자 원칙을 깨고 현실과 타협하려 하고, 자신에게 불이익이 있을지라도 법정에서 “모든 책임은 앵커인 나에게 있다”고 말하는 김백진은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좋은 리더다. 여기에 이연화(천우희), 엄민호(심지호) 등 팀원들의 장점을 예민하게 파악하고 좋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끄는 다정한 멘토이기도 하다. 이연화는 “많이 혼나기도 했지만 많이 배웠다”고 마음을 전했고, 육혜리(박희본)도 “팀장님 때문에 의지할 수 있었다. 밖에서 보니 잘 알겠다. 팀장님 좋은 리더”라고 말했다.

◆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한 성장형 열혈 신입 이연화
평범한 스펙에 눈에 띄지 않는 실력이지만 남다른 촉과 호기심을 재능 삼은 이연화는 수십 번 시험에 떨어져도 굴하지 않는 노력 끝에 HBC 계약직 기자로 입사한다. 계약 만료 6개월을 남겨두고 ‘아르곤’에 합류한 뒤 온갖 무시를 당할 때도 “김백진이 구두굽 까진 기자는 인정한다”는 채수민(신현빈)의 조언에 현장을 발로 뛰어 기어이 팩트를 김백진 앞에 가지고 간다. 달걀 세례를 맞고, 제보자가 칼을 들이밀며 협박을 해도 현장을 떠나지 않는다. 김진희(박민하)가 쓰러지자 작가 역할까지 해내면서 ‘아르곤’에 점점 녹아든다. 천하의 김백진도 놀라게 만든 열혈 신입 이연화가 김백진의 도움을 받아 점점 진짜 기자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은 시청자들마저 뿌듯하게 만든다.

◆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방패막 선배 신철
김백진과 함께 ‘아르곤’의 또 다른 축을 이루고 있는 신철(박원상 분)은 현장의 달인이다. ‘이성의 백진, 감성의 신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후배들을 따뜻하게 보듬으며 ‘아르곤’을 이끈다. 계약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팀원들 눈 밖에 난 이연화에게 먼저 다가가 주강호 소장의 시집을 전해준다. 김백진과의 갈등으로 ‘아르곤’을 잠시 떠나 있을 때도 엄민호의 간곡한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팀원들의 아이템을 검토한다. 채수민이 김백진의 소송을 막기 위해 육혜리를 방패막이 삼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가장 크게 분노한다. “지들 살겠다고 십년 같이 한 동료를 똥통으로 내몰아? 뉴스 한다고 청춘 다 바친 애다. 걔들에게 남는 건 이름하고 보람뿐이다”고 울분을 토하는 신철은 믿고 따를 수밖에 없는 선배의 모습이다.

◆ 묵묵한 조력자이자 최강 만능 일꾼 육혜리
보도국에 꽃다운 청춘을 고스란히 바친 육혜리는 김백진이 가장 신임하는 작가다. ‘아르곤’ 팀원들이 좋은 아이템이 생기면 가장 먼저 육혜리를 찾을 정도로 열정과 실력을 모두 갖춘 능력자다. 겉돌던 이연화를 가장 먼저 팀원으로 받아줄 정도로 큰 언니 같은 너른 품도 가지고 있다. 박봉에 휴일도 없는 풀타임 근무에 시달리지만 저주받은 뉴스작가의 피를 타고났기 때문인지 드라마 작가가 되기 위해 퇴사를 한 후에도 기사가 될 만한 아이템에 날카로운 촉이 발동해 신철을 돕는다. 보도국의 특성상 기자들이 가장 빛날 수 있도록 묵묵한 조력자 역할을 하던 육혜리의 존재감은 그가 없을 때 비로소 드러났다.

◆ 유명호, 현실적이어서 더 얄미운 출세지상주의 상사
사실보다 주장을 내세우고 때로 주장을 위해 왜곡을 서슴지 않는 출세지향형 기자 유명호는 매회 ‘아르곤’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시청자들의 뒷골을 당기게 만드는 인물이다. 유명호에게 기자는 정치권으로 진출하기 위한 발판일 뿐이다. 기자의 본분인 진실 보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후배의 아이템을 가로채고, 고발 제보를 빌미로 고위층에게 접근해 인맥을 쌓는다. ‘강약약강’의 자세로 내부 정치를 잘 해 빠르게 출세 가도를 달린다. 상대방의 약점과 필요를 파악해 적절히 이용하기도 한다. 기존 장르물의 능력치 만렙 악역 끝판왕과 달리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얼굴을 다르게 변화시키는 유명호는 악역이지만 현실적인 악역의 모습으로 직장 어디에나 있을 법한 분노 유발자다.

한편, 2회만을 남겨두고 ‘아르곤’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신철이 다시 돌아오며 제자리를 찾는 듯 보였던 ‘아르곤’이지만 김백진은 “아르곤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신철은 유아 돌연사의 원인인 액상 분유의 문제점을 밝혀냈지만 제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파장을 예고했다. 이연화가 결정적 팩트를 찾아낸 미드타운 인허가 비리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아르곤’은 25일 오후 10시 50분 tvN에서 방송된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