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by staff](2) <젠틀맨>안무가 이주선 “H.O.T 등장 이후 많은 것들이 변했다”

[Step by staff]<젠틀맨>안무가 이주선 “H.O.T 등장 이후 많은 것들이 변했다!”

이견이 있을 수 있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대한민국 강남을 넘어 미국 맨하튼, 영국 런던, 인도 뭄바이 등에서도 울려 퍼질 수 있었던 데에는, 유머 넘치는 안무가 큰 역할을 담당했다. 비단 싸이 뿐이 아니다. 카라의 성공적인 일본 진출 뒤에는 ‘엉덩이춤’이, 원더걸스의 <텔미>와 브라운아이드걸즈의 <아브라카다브라>가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데에는 중독성 강한 안무가 적지 않은 효자 노릇을 했다. 이처럼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노래감상의 행위가 다변화 되면서 안무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 안무가들의 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게 사실. 특히 “20대 댄서가 사라지고 있다”는 이주선 단장의 말은 여러모로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말춤’ 창시자이자, <젠틀맨> 안무를 담당한 댄스팀 ‘매니아’의 이주선 단장을 만나 댄서와 안무가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Q. 싸이 안무를 맡고 있지만,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소속은 아닌 걸로 알고 있다.
이주선 :
YG와는 상관없다. 원칙적으로 따지면 싸이가 YG 댄스팀과 함께 해야 하는데, 나와는 오래전부터 호흡을 맞춰 온 인연이 있어서 계속 함께 하고 있다. 가수 본인이 원하는 팀을 쓰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문제 될 건 없다.

Q. 방송가에서 활동하는 댄스 팀이 얼마나 되나?
이주선 :
30개 팀 정도? 큼직큼직한 팀은 10개 정도 된다고 보면 된다. 예전에는 기획사에 소속된 팀이 많았는데, 요즘은 프리로 활동하는 팀이 더 많다. 한 기획사에 묶여있다 보면 아무래도 여러 제약이 있고, 일이 없을 땐 돈도 많이 못 벌거든. 프리로 뛰면 다양한 곳에서 일할 수 있으니까, 소속사에서 나와 팀을 꾸리는 친구들이 많다.

Q. 안무를 짤 때 가장 고려하는 게 뭔가? 가령, 가수의 특징에 맞춘 안무와, 노래 느낌을 살리는 안무가 있다면, 어떤 걸 선택하나?
이주선 :
제일 중요시 여기는 건, 그 춤이 노래와 잘 어울리는 가다. 그런데 싸이의 경우는 예외다. 워낙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싸이 스타일에 100% 맞춰서 짠다. 싸이가 싫어하는 스타일은 절대로 건드리지 않는다.

Q. 싸이가 싫어하는 스타일이라 함은?
이주선 :
싸이는 느그적느그적 거리는 안무를 싫어한다. 딱 봤을 때, 뭔가 ‘빡세게’ 보여야 하고, 안무가 쉬는 텀이 없어야 한다. 쪼개지는 안무를 싫어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원, 투, 쓰리, 포’로 들어가는 정박 안무와 달리, 쪼개지는 안무는 ‘원앤, 투앤, 쓰리앤, 포앤’ 이렇게 8박자가 들어가는데, 그렇게 되면 안무가 큼직큼직하게 안 보인다. 그러니까 싸이는 남들이 보고 쉽게 캐치할 수 있는 안무를 선호하는 거다. 그런데 춤추는 사람들은 또 쪼개지는 안무를 좋아한다. 쪼개면서 춰야 춤추는 맛이 난달까.

Q. 안무가 입장에서 어떤 가수를 만나는 게, 안무 짜는데 용이한가?
이주선 :
신인들의 경우, 노래에 어울리게만 짜면 되니까 아무래도 편하다. 물론 춤을 하나하나 가르쳐야 한다는 점에서는 피곤하지만.(웃음) 가수가 뜨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신경 쓸 게 많아진다. “이렇게 해 달라”, “저렇게 해 달라” 요구가 많아지거든. 특히 큰 기획사의 경우엔 사장이 OK할 때까지 바꿔야 하기에 안무 짜기가 쉽지 않다.

Q. 댄서는 단순히 춤만 잘 춘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요즘처럼 미디어가 발달한 시대에는 아이디어가 관건인 것 같다.
이주선 :
아이디어도 좋아야 하지만, 여러 상황을 캐치할 줄 알아야 한다. 가령 해당 가수가 비처럼 춤을 잘 추는 가수인가, 싸이처럼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는 가수인가를 파악해야 한다. 어떤 스타일의 춤을 좋아하는 가수인가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런 모든 것을 조합해서 안무를 짜야 모두에게 만족도 높은 안무가 나온다.

Q. 싸이 이전에 어떤 가수들과 함께 작업했나?
이주선 :
굉장히 많다. 제일 많이 알려진 건 g.o.d. 그 다음에 차태현, 디베이스, 임창정, 컨추리꼬꼬, 구피 등 엄청 많이 했다. 싸이는 2001년 싸이 데뷔 때 그의 백댄서를 잠시 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본격적으로 함께한 건, 2004년. 5년 전부터는 아예 싸이 무대만 서고 있다. 다른 팀에는 안무를 짜 주긴 하는데, 뒤에 백업댄서로 선다거나 공연을 함께 하지는 않는다.

Q. 안무를 짜고 나서 ‘내가 봐도 이건 참 잘 짰다’ 싶었던 춤이 있다면?
이주선 :
g.o.d의 <애수>. 당시 (박)진영이 형이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사장이었기 때문에 g.o.d 노래들은 진영이 형에게 모두 OK를 받아야했다. 다른 춤들은 다 퇴짜를 맞아서 다시 짜야 했는데, 유일하게 <애수>만은 바로 OK를 받아서 그대로 갔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기억에 남는다. 또 당시 내가 그런 스타일의 춤을 좋아했다. <애수> 보면 왜 이런 게 나오잖나. (살짝 춤을 추는 시늉을 하며) ‘재민이 춤’ 이라고 해서.(웃음)

Q. 아우~ 기억난다. 워낙 좋아했던 그룹이라.(웃음) <강남스타일>의 ‘말춤’도 빨리 짠 걸로 알고 있다.
이주선 :
‘말춤’ 자체는 10분 만에 짰다. 확실히 부담 없이 즐겁게 짠 안무들이 잘 된다. 잘 하려고 노력하고 신경 쓰고 쥐어짜면 절대 좋은 안무가 안 나온다.

Q. <젠틀맨> 안무가 그래서 특히 힘들었을 것 같다. ‘말춤’ 후속이라 부담이 컸을 텐데.
이주선 :
정말 최악이었다. 두 달 넘게 ‘말춤’ 같은 포인트가 있는 안무를 짜려고 매달렸는데, 원하는 게 나오지 않았다. 그 기간 동안 50개 정도를 짰나? (양)현석이 형과 싸이에게 퇴짜를 얼마나 맞았는지.(웃음) “창작의 고통을 못 이겨 은퇴 한다”는 서태지 씨의 마음을 알겠더라. 너무 힘들었다.

Q. 결국 선택된 게,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건방춤’이다. 사실 새로운 안무를 기대했던 팬 입장에서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이주선 :
처음에는 나도 그렇고 함께 안무를 짠 ‘크레이지’ 소속 여성댄서 감자도 그렇고, 그 춤은 절대 아니라고 했다. 아마, 어떤 안무가라도 우리 상황이라면 그랬을 거다. 창작자로서 좋을 리가 없잖나. 하지만 내가 그만한 안무를 못 만들었기 때문이니 할 말은 없다. 그 점에 대해서는 인정을 한다. 그래도 싸이 스타일에 맞게 변형했기 때문에 완전히 같은 춤이라고 볼 수는 없다. 여자가 골반을 흔드는 건, 댄서들의 기본 춤이기도 하고 말이다.

Q. 요즘 댄스가수나 그룹들은 컴백할 때 뭔가 특별한 이름의 춤을 가지고 등장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 소녀시대의 ‘제기차기춤’, 비스트의 ‘브이텍춤’, 카라의 ‘엉덩이춤’,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춤’, 티아라의 ‘보핍보핍춤’ 등 재밌는 춤 이름들이 많다.
이주선 :
댄스음악의 주요 소비층들은 동적인 것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그러다보니 청취자의 시선을 확 잡아끌 수 있는 독특한 춤이 많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물론 춤이 노래의 인기에 영향을 미친 게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과거 현진영의 ‘엉거주춤’ 등이 노래와 함께 큰 사랑을 받은바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 등의 발달로 그 전파 속도가 비교도 안 될 만큼 빠르지. 또 과거엔 미국 TV를 보고 그들의 춤을 재해석해서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았다. 저작권 개념 자체가 없었던 시대였으니까. 지금 그랬다간? 큰일 나지. 정말 난리가 날 거다.

Q. 안 그래도 ‘시건방춤’에 저작권료를 지급한 <젠틀맨>으로 인해 안무 저작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발판을 마련됐다는 의견이 많다.
이주선 :
덕분에 안무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리라 생각된다. 대신 앞으로 안무를 짤 때는 정말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할 거다. 아까도 말했지만 춤에는 한계가 많다. 여성이 골반을 흔드는 것도 많은 춤이 사용하는 동작이다. 그런 민감한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거다.

[Step by staff]<젠틀맨>안무가 이주선 “H.O.T 등장 이후 많은 것들이 변했다!”

Q. 내가 안무가로 살겠구나, 하고 느낀 게 언제인가?
이주선 :
어렸을 때 우연히 마이클 잭슨의 비디오를 봤다. 문워크를 추는 마이클 잭슨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저건, 뭘까?” 너무 신기했다. 그런데 사실 춤을 추기 시작한 건, 춤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들의 스타일 때문이었다. 패션부터 머리스타일까지 하나같이 너무 멋있게 보이는 게 아닌가. ‘나도 춤을 추면 멋있어질까?’ 하면서 지하세계로 간 거다.(웃음) 이태원 ‘문라이트’ 같은 클럽에 가서 춤을 추고 배우며 그렇게 댄서의 길로 들어섰다. 안무가의 길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내가 ‘팀매니아’라는 안무팀의 팀장으로 있을 때였는데, 당시 ‘팀매니아’가 20개가 넘는 가수들의 안무를 봐 주고 있었다. 가수가 너무 많다보니, 단장 형 혼자 모든 안무를 짜기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단장 형이 “너도 안무, 하나 짜 봐” 하면서 자연스럽게 일을 준 게 안무가로서의 시작이었다. 운이 좋았다.

Q. 방금 이태원 클럽 ‘문라이트’ 얘기를 하는데, ‘문라이트’를 통해서 어머어마한 춤꾼들이 배출된 걸로 안다.
이주선 :
엄청나다. 현진영, 강원래, 구준엽, 양현석, 이주노, 이현도, 김성재… 그들에 비하면 나는 춤을 못 추는 사람이다. 그들 다음 세대이긴 하지만, 이유야 어쨌든 거기에 끼지도 못할 거다. 그리고 당시 ‘문라이트’ 외에도 명동의 ‘마이하우스’, 영등포의 ‘원투쓰리ABC’ 등 몇 군데 유명한 클럽이 있었다. ‘문라이트’는 춤의 고수들이 모인 곳이었고, 나는 영등포에서 주로 놀았다.(웃음)

Q. 마이클 잭슨을 보면서 가수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해 봤나?
이주선 :
사실 그런 생각도 있었다. 예전에는 세 명이 팀을 이룬 그룹이 많았으니까. 노래하는 사람, 랩 하는 사람, 춤추는 사람으로 구성된 팀이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에 엄청 많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 시류를 타고 ‘나도 가수를 한 번 해 볼까’ 싶긴 했는데, 내가 얼굴이 잘 생긴 것도 아니고, 노래나 랩이 되는 것도 아니고… 일찌감치 포기했다. 대신 가수 옆에서 랩 립싱크는 많이 했다.(웃음)

Q. 랩 립싱크? 래퍼가 하는 게 아니고?
이주선 :
지금이야 래퍼나 가수들이 직접 랩을 하지만 옛날에는 댄서들이 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수 옆에서 열심히 춤추다가 랩 파트가 나오면 마이크를 잡고 나가서 랩 하는 시늉을 하는 거지.(웃음) 선글라스 하나만 있으면 됐다. 그런 시대였다.

Q. 댄서의 운명이라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들의 뒤에 존재해야 한다는 거다. 내가 더 주목받고 싶은 건 인간의 욕망인데.
이주선 :
  아이돌이 나오기 전까지, 더 정확히 말하면 H.O.T가 나오기 전까지 댄서들의 인기가 상당했다. 팬레터도 많이 받고, 선물도 많이 받았다. 심지어 팬클럽을 거느린 댄서도 있었다. 그런 재미가 있으니까 힘들고 돈을 못 벌어도 많은 백댄서들이 이 일을 계속 한 거고 말이다. 그런데 H.O.T가 등장하고, 아이돌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그런 게 다 깨졌다. 춤을 자체적으로 소화하는 아이돌 무대에 굳이 댄서들을 세울 필요가 없어진 거다. 그렇게 댄서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댄서들이 하나 둘 떠났다.

Q. 팬들의 사랑도 아이돌에게 거의 넘어 갔을 테고 말이다.
이주선 : 맞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맥이 끊겼다. 지금 춤추는 댄서나 안무가들을 보면 대부분이 30대다. 10년 전에 춤추던 애들이 그대로 추고 있는 거다. 20대가 없다. 각 팀에 한 두 명 정도 있을까? 우리 때야 돈은 못 벌어도 춤을 추게 하는 동기가 있으니, 댄서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지금은 어디 그런가. 고생은 고생대로 하지, 주목도 크게 못 받지… 허리가 끊긴 게, 10년 후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잘 버티고 있는 애들이 나중에 일을 거의 독점 할 수도 있고 말이다. 그런데 요즘엔 또, SM도 그렇고 YG나 JYP도 그렇고 외국 안무가들을 많이 쓰는 실정이다.

Q. 외국 안무가를 기용하는 건 새로운 춤을 보여주기 위함인가?
이주선 :
그런 것도 있고, 우리나라 안무가와 외국 안무가의 색깔이 많이 다르다. 우리나라 안무가들이 포인트 안무를 잘 살린다면, 외국 안무가들은 춤을 멋있게 짠 달까. 기획사 입장에서는 가수 스타일에 맞는 안무가를 쓰는 거지.  외국 안무가가 짠 노래? 많다. 태양의 <나만 바라봐>, 슈퍼주니어의 <sorry, sorry>, 최근 소녀시대 춤도 외국 안무가가 짠 거다. YG, SM, JYP 같은 큰 기획사에서 주로 외국 안무가와 작업을 많이 한다.

[Step by staff]<젠틀맨>안무가 이주선 “H.O.T 등장 이후 많은 것들이 변했다!”

Q. 국내 안무가로서 달갑지는 않겠다.
이주선 :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게, 배울 점도 많다. 서로의 장단점이 분명하니까, 나에게 없는 걸 보면서 익히는 거지.

Q. 반대로 당신에게 외국에서 활동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가수의 안무를 짜고 싶나?
이주선 :
저스틴 팀버레이크? 그런 일은 없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안무를 짜보고 싶다.(웃음)

Q. 이제는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예전에는 댄서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있었다.
이주선 :
편견이 정말 심했다. ‘똥 싼 바지(힙합바지)’로 길거리 청소한다는 둥, 문제아라는 둥, 백댄서를 한다고 하면 굉장히 안 좋은 시선으로 봤다. 그런 시선이 싫어서 그랬는지, 나는 매니저들과도 많이 싸웠다. “백댄서라 부르지 말라”고 소리 지르며 말이다. 백댄서도 열심히 땀 흘리며 자기 일에 열중하는 사람들인데, 겉모습으로만 평가받는 게 안타까웠다.

Q. 처음 활동하던 때와 비교해서, 현재 댄서에 대한 처우는 어떤가?
이주선 :
사실 내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수입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 시절 1회 방송출연료가 10~15만원이었다. 기획사로부터 받는 돈도 있었고, 바우처도 나왔다. 방송을 한 번 하면 20~30만원은 번거다. 그런데 IMF가 터지면서 출연료가 5만원으로 삭감됐고, 그 5만원이 10년 넘게 갔다. 그러다가 오른 게 2년 전인데, 그것도 고작 2만원 올라서 지금은 7만원이다. 그러다보니 힘든 거다. 이걸로는 돈을 모을 수 없다보니, 부업 하는 친구들도 많다. 나도 중간에 옷가게랑 포장마차 등 이것저것 많이 했었다.

Q. 방송국마다 가수대기실이 있는데, 댄서들에게도 쉴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주어지나?
이주선 :
예전에는 없었다. 가수랑 함께 쓰는 경우가 있기는 했는데, 그것도 팀장급이나 그러지 아래애들은 눈치 보면서 밖으로 나가기 일쑤였다. 요즘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 가령 SBS <인기가요>는 댄서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큰 방 하나를 따로 제공해 준다.

Q. 안무가의 주 수입원은 역시 안무를 짜 주는 건가?
이주선 :
안무비가 주 수입원인 게 맞다. 댄서들의 경우 콘서트나 행사에서 수입을 많이 얻고. 최근엔 공연이 놀이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댄서들의 숨통이 트였다. 요즘은 방송보다 공연장에 나가는 댄서들이 더 많다.

Q. 몸을 쓰는 사람으로서 나이 드는 것이 아쉽거나 두렵진 않나?
이주선 :
요즘에 슬슬 느낀다.(웃음) 콘서트에 서면 예전보다 빨리 숨이 차오른다. 술 마신 다음날 피로도 늦게 풀리는 것 같고. 하하. 꾸준히 운동하면서 몸 관리를 하긴 하는데, 힘들다고 느끼는 순간이 부쩍 많아졌다.

Q. 안무가는 타고나는 걸까, 후천적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걸까?
이주선 :
춤을 타고나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도 미쳐라 연습하는 사람은 못 이긴다. 춤이라는 건 추면 출수록 자기 것이 되니까. 몸치도 마음만 먹고 열심히 하면, 극복할 수 있다.

Q. 몸치였다가, 나중에 나아진 가수가 있다면?
이주선 :
내가 아는 몸치는 g.o.d의 윤계상?(웃음) 처음에는 엄청 뻣뻣했는데, 노하우가 생기다보니 나중에는 많이 좋아졌다. 그 정도 박자 맞추는 것도 정말 대단한 거다.

Q. 표현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했던 뮤지션은?
이주선 :
표현력은 싸이가 ‘짱’이다. 무대 위의 카리스마는 싸이를 이길 사람이 없다. 왜냐하면 싸이는 관객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무대에 서는 사람이거든. 멋있어 보이려고 하는 가수가 아니거든. 그러다보니 표정도 압권이고, 유머도 일품이다. 싸이를 제외하고? 음… 비? 가수 중에 춤은 비가 제일 잘 추는 것 같다. 일단 키가 크고 몸이 좋으니까 뭘 해도 폼이 난다. 지드래곤도 느낌이 좋다. 춤을 많이 추는 건 아닌데, 노래랑 표정 이런 게 굉장하다. 지드래곤 무대는 정말 홀딱 빠져서 본다. 그러고 보니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무대를 즐긴다는 거다. 군무를 멋있게 하는 것도 좋긴 한데, 너무 멋있게 보이려고 하면 티가 나잖나. 그런데 즐기면서 무대에 서는 사람들은 딱 봐도 여유가 느껴진다.

Q. 정말로 서 보고 싶은 무대가 있다면, 어떤 무대일까.
이주선 :
글쎄. 그 생각은 안 해 봤는데… 서지 못해서 아쉬운 무대는 있다. 싸이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MC해머와 콜라보 무대를 선보인 적이 있다.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연말 축제무대에도 함께 올랐었고. 그런데 <강남스타일>때 내가 미국에 못가서 그 자리에 못 섰다. 그게 너무나 아쉽다. MC해머를 너무 좋아해서 그의 춤을 엄청 많이 췄었거든. 이번 <젠틀맨> 미국 활동은 함께 하는데, 그런 기회가 있기를 바래야지, 뭐. (웃음)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채기원 ten@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