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방탄소년단, 글로벌 시대의 글로벌 스타

[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방탄소년단,기자간담회

그룹 방탄소년단/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를 휩쓸었다. 과장이 아니다. 지난 18일 오후 6시 새 앨범 ‘러브 유어셀프 承 허(LOVE YOURSELF 承 Her)’가 국내 주요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수록곡 ‘줄세우기’에 성공한 것 외에도 진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은 19일 오전 8시 현재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73개국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세계 최대 음악시장을 보유한 미국과, 해외 아티스트에게는 좀처럼 1위를 내주지 않는 영국 차트에서 정상에 등극했다는 데 의미가 남다르다. 타이틀곡 ‘DNA’는 29개국 톱 송 차트 1위에 올랐다. 미국 아이튠즈 메인 차트인 송 차트에서는 4위까지 기록했다. 싸이가 2012년 ‘강남 스타일’로 1위에 오른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순위이자 한국 그룹으로는 최고 순위다. ‘DNA’ 뮤직비디오는 공개 8시간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0만 뷰를 돌파했고 13시간 만에 1500만 뷰를 넘었다. 한국 가수 최단 기록이다.

이번 앨범은 미국의 EDM 듀오 체인스모커스와 제이슨 조슈아, 디제이 스위블 주니어 등 해외 유명 믹싱 엔지니어들이 작업에 참여해 발매 전부터 주목받았다. 앨범 자체가 그야말로 ‘글로벌’하다. 미국 아마존에서도 공식 판매되고 있다. 한국 가수로는 최초다. 미국 음반 판매량과 라디오 플레이 수 등이 선정 기준인 빌보드 메인 차트 ‘핫100’에 방탄소년단의 이름이 오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200’ 차트에 4개 앨범이 연속 진입하고, 최고 순위 26위까지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우리는 운이 좋은 시대에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한 말이 곧바로 기사화되고, 그 기사를 전 세계 팬들이 읽어주는 시대니까요.”

랩몬스터는 앨범 발매 당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시대가 낳은 글로벌 스타라 할 수 있다. 물론 세계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은 방탄소년단뿐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세계 음악 시장을 배경으로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음악

방탄소년단의 타이틀곡 'DNA' 뮤직비디오 영상 캡쳐

‘DNA’ 뮤직비디오 캡처

방탄소년단은 리더 랩몬스터와 슈가를 주축으로 자신들의 음악을 직접 만든다. 이들이 음악을 만들 때 가장 고려하는 것은 ‘트렌드’와 ‘사운드’다. 해외에서 최신 유행하는 장르가 무엇인지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방탄소년단화(化)’할 수 있는 디테일을 더해 국내외에서 모두 사랑받을 수 있는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이번 신곡 ‘DNA’도 마찬가지다. 최근 해외에서 사랑받고 있는 EDM팝 장르를 내세웠다. 일렉트로 팝을 기반으로 어우러지는 어쿠스틱 기타와 중독적인 휘파람 소리가 중독성을 지닌다. 방탄소년단만의 색깔도 넣었다. 드랍 파트를 과감히 사용한 것이다. 퓨처 베이스 기반의 EDM사운드로 드랍 파트가 넘어가는 구성이 방탄소년단의 강렬한 퍼포먼스를 극대화한다.

특히 이번 앨범을 통해 EDM팝부터 칠 아웃(Chill-out)과 같이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트렌디 장르부터 신스 펑크와 붐뱁, 트랩 등의 힙합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을 선보여 폭넓은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 주제

방탄소년단 하이라이트 릴 승 / 사진제공=영상 캡처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의 주제를 나타낸 하이라이트 릴 캡처

음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한 것도 차별화된 점이다. ‘학교 3부작’ ‘청춘 2부작’ ‘윙스’ 시리즈, 그리고 이번 앨범으로 시작된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로 음악에 방탄소년단만의 이야기를 담았다.

‘학교 3부작’과 ‘청춘 2부작’으로는 1020 세대의 마음을 대변하는 음악으로 공감을 이끌었다. ‘윙스 시리즈’는 성장소설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데미안’을 모티브로 청춘의 갈등과 방황, 희망에 대해 노래했다.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의 주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사랑’이다. 그러나 개인의 ‘사랑’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방탄소년단이 현대 사회에 보내는 화해와 통합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랩몬스터는 이에 대해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 남도 사랑할 수 없다’는 말에서 나를 사랑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를 통해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방탄소년단이 선보이는 음악의 주제는 멤버들의 개인적 경험과 고민에서 출발해 사회의 문제로 확장된다. 구현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방탄소년단은 앨범마다 뮤직비디오, 프롤로그, 쇼트 필름, 하이라이트 릴 등 다양한 형식의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고 이를 통해 주제를 표현해왔다. 각 영상의 내용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이야기 안에서 방탄소년단의 일곱 멤버는 실제와 허구를 섞어 저마다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새 앨범이 나올 때마다 기존의 이야기에 살이 붙고, 그 다음 이야기에 대한 힌트를 주며 여운을 남긴다.

슈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함과 동시에 우리 시대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랩몬스터 역시 “나 이외에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관찰자의 입장에서 예민하게 깨어있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창작자로서 가져야할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보탰다.

◆ SNS

방탄소년단의 신곡 'DNA' 뮤직비디오가 8시간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0만 건을 돌파했다 /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의 신곡 ‘DNA’ 뮤직비디오가 8시간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0만 건을 돌파했다 / 사진=유튜브 캡처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소비하는 사람이 없다면 의미를 잃는다. 랩몬스터가 말한 ‘운이 좋은 시대’가 여기서 빛난다. 방탄소년단은 공식 데뷔 전부터 트위터, 블로그, 유튜브 등의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연습생 때부터 직접 만든 곡이나 뮤직비디오 등을 공개하고 일상을 공유했다. 방탄소년단의 ‘떡밥’은 전 세계인의 실시간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SNS를 타고 널리 널리 퍼져 국내외 팬덤을 탄탄히 하는 데 큰 몫을 했다.

방탄소년단은 지금까지도 데뷔 기념일마다 공개하는 자체 제작 라디오 ‘꿀에펨 06.13’, 무대 뒷이야기를 담은 ‘방탄밤’, ‘에피소드’, 멤버들의 영상 일기장인 ‘로그’ 등을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다. 이 외에도 네이버 V 라이브와 손잡고 제작한 여행 리얼리티 ‘본 보야지’, 일곱 멤버 각자의 개성을 살려 직접 기획한 개별 콘텐츠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현재 방탄소년단의 트위터 팔로어 수는 830만여 명이고 유튜브 구독자 수 420만여 명이다. 네이버 V 라이브 채널 구독자 수는 600만여 명으로 개설된 채널 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SNS 영향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지난 5월 열린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서 방탄소년단이 트로피를 안았다. 같은 부문에서 6년 연속 수상한 팝 스타 저스틴 비버를 제친 결과였다. 당시 함께 후보에 오른 아리아나 그란데, 셀레나 고메즈, 션 메네스 가운데서 압도적인 득표수를 자랑해 화제를 모았다. 한국 가수로는 싸이 이후로 두 번째 빌보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방탄소년단은 시상식에 직접 참석해 해외 유명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자리에서 체인스모커스와의 협업이 성사되기도 했다.

이번 앨범 역시 전 세계의 뜨거운 반응이 SNS로 증명됐다. ‘DNA’ 뮤직비디오는 19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에 올랐다. 빠른 추이로 상승하는 유튜브 조회수는 방탄소년단의 새 노래를 향한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을 나타낸다.

“우리의 다음 목표는 어디쯤이라고 이야기해야 ‘적당한 것’일까를 늘 생각합니다. 데뷔 전 목표는 가수를 하는 동안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한번만이라도 해보자는 것이었거든요. 이제는 체인스모커스와 만나 앨범 작업을 함께 하고, 이 밖에도 회사로 상상하지 못한 제안들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제는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 지 우리도 궁금합니다. 가능하다면 정말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가요계 역사에 남을 수 있는 이정표를 많이, 오랫동안 만들고 싶어요.”

방탄소년단의 비상에는 한계가 없다. ‘러브 유어셀프 承 허’로는 어디까지 날아오를지 방탄소년단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