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나인〉, 마지막 스퍼트를 위한 정리 작업 마무리

나인

<나인> 방송 캡처 이미지.

tvN 월화드라마 <나인 : 아홉번의 시간 여행> 15회 2013년 4월 29일 월 오후 11시

다섯 줄 요약
선우(이진욱)는 민영(조윤희)과 헤어지고, 앵커 자리에서도 물러난 뒤 집에서 칩거하며 폐인처럼 산다. 민영과 유진(이응경)은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고, 가족 여행에서 형 정우(전노민)만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선우는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형을 찾아가지만 형은 이미 프로포폴 과용으로 의식 불명에 빠지게 된다. 20년 전 선우를 찌른 범인이 밝혀지면서, 최진철(정동환)은 ‘시간 여행’에 대해 어렴풋이 알게 되고, 선우의 행적을 뒤쫓기 시작한다.

리뷰
박선우는 향을 사용하면서 점점 절박한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단순한 호기심과 행복을 위해 시작했던 시간 여행은 어느덧 절박한 상황에서의 시간 여행으로 뒤바뀌고 있고, 이제는 의지와 상관없이 떠밀리듯 향을 사용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맨 처음 자신이 다시 살고 행복해 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던 그는 호기심 혹은 가족들에게 작은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향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내 형을 살리고 형의 여자를 지키기 위해 향을 사용했고, 아버지 죽음의 진실을 알기 위해 사용했다. 점점 무거워지는 진실의 무게만큼 시간 여행 또한 무거워졌고, 버려졌던 향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 온 순간 모든 것을 되돌리기 위해 향을 사용했지만 또 다시 현실은 불행해졌다. 그리고 이제 마음대로 사용할 수도 없는 향은 떠밀리듯 마지막 기회를 향해 스스로 달려가고 있다.

시간 여행은 이미 비밀이 아니고, 이제 수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됐다. 영훈(이승준)뿐만 아니라 민영 그리고 이제는 최진철에게까지 노출된 시간 여행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게 됐고, 마지막 향은 이제 스스로가 사용하지 않으면 타인에게 악용될 소지마저 다분해졌다. 선우의 선택으로 결정됐던 삶이 이제는 운명이자 타인의 의지로 움직이는 상황에 이르면서, 선우는 이 모든 것을 뒤 엎을만한 마지막 선택을 앞에 뒀다.

전체적으로 지난 관계의 흐름이나 명확하지 않았던 관계들을 정리해 나가는 성격이 짙은 한 회였다. 다소 애매하게 처리됐던 형 정우의 친부가 최진철이라는 사실과 과거 정우의 죄책감 그리고 그 동안 단서가 있었음에도 그저 묻어뒀던 최진철의 의심들이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새로운 갈등으로 오는 충격은 덜했지만, 지난 디테일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며 마지막 스퍼트를 내기 전 남은 잔해 정리 작업을 마친 셈이다. 여러 포석을 깔아두며 하나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갈등을 이끌었던 <나인>이 비로소 마지막 호흡을 가다듬은 것과 동시에 결국은 다시 마주쳐야 할 ‘최진철’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수다 포인트
– 영훈이의 깨알 같은 “너 지금 음주운전이야”라는 대사… 웃픈건 저 뿐인가요?
– 선우를 죽이려 한 박씨는 20년 만에 폭삭 늙었는데 <구가의 서> 천수련은 왜…

글. 민경진(TV 리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