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AND FALL: 아티스트 바비의 첫 번째 色

[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아이콘 바비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아이콘 바비 첫 번째 솔로 앨범 ‘LOVE AND FALL’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바비가 정의하는 ‘아티스트’는 무엇일까? 그 답이 14일 오후 6시 공개된 첫 번째 솔로 앨범 ‘러브 앤드 폴(LOVE AND FALL)’에 담겼다.

‘러브 앤드 폴’은 바비를 ‘YG그룹 아이콘의 멤버’ ‘힙합 유닛 MOBB의 래퍼’ ‘쇼미더머니3 우승자’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낯설 앨범이다. 힙합은 거들 뿐, 알앤비부터 발라드, 최근 유행하는 댄스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10개 곡이 실렸다. 모두 바비의 자작곡이다.

그 중 타이틀로 내세운 것은 ‘사랑해’와 ‘런어웨이(RUNAWAY)’다. 각각 사랑과 청춘에 대한 이야기로 대중과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했고, 새로운 장르에 도전함으로써 음악에 대한 바비의 갈증을 해소했다.

‘사랑해’는 바비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경쾌한 리듬의 곡이다. 곡 자체의 분위기는 밝지만 가사는 애달프다. 긴 세월 함께한 두 남녀가 시간이라는 벽 앞에 무너지는 내용이다. ‘이젠 뭐를 해도 이미 해본 기분이야 / 이젠 우린 답이 짧아진 사이 / 느껴지는 마음의 무게의 차이’ 등 현실적인 가사가 인상적이다. 후렴구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사랑해’라는 가사를 반복해 권태기에 빠진 연인의 애달픔을 극대화시켰다.

일탈을 꿈꾸는 청춘의 심정을 그린 ‘런어웨이’는 바비가 19살 때 만들어 놓은 곡이다. 단순한 코드 진행과 청량한 기타 사운드에 당시 바비의 고민과 성찰이 담겼다. ‘실수를 실패로 생각하는 버릇이 생겨서 / 실패를 하기 싫어 자꾸만 시도를 그르쳐 / 다치기 싫어서 새로운 만남을 기피해 / 혼자 우는 쪽이 편해 눈치 볼 필요 없어서’ 등의 가사는 특히 10~20대들의 공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바비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바비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이번 앨범에서 주목할 점은 바비가 랩보다 보컬에 치중했다는 것이다. 댄스홀 장르의 ‘텐데’는 바비의 랩싱잉(랩과 노래의 경계를 허문 창법)이 인상적이다. 바비는 ‘시크릿(SECRET)’에서도 랩에 멜로디를 더했고 ‘인 러브(IN LOVE)’ ‘파이어워크(FIREWORK)’를 통해 본격적으로 랩 아닌 보컬을 선보였다. 특히 ‘파이어워크’는 바비 특유의 허스키한 음색이 나긋나긋하면서도 치명적인 느낌을 자아내며 귀를 사로잡았다.

바비 특유의 재치 있는 가사는 ‘다른 세상 사람’ ‘UP’ ‘수영해’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다른 세상 사람’은 좋아하는 이에 대한 마음을 ‘후크 선장’ ‘피터팬’ ‘웬디’ ‘겨울왕국’ 등 동화 속 소재에 빗대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UP’은 위너 송민호의 피처링이 더해져 완성도를 높인 곡으로 시기와 질투, 비교에 대한 촌철살인의 가사들이 듣는 이에게 쾌감을 선사한다. 바비 특유의 거친 래핑도 들어볼 수 있다. ‘수영해’는 좋아하는 사람을 바다에 빗대 ‘네 생각에 수영하고 싶다’고 노래하는 바비의 위트가 돋보인다.

10번 트랙에는 로즈(RHODES) 사운드, 드럼 비트, 경쾌한 리듬이 어우러진 ‘내게 기대’가 실렸다. 바비의 여유로운 래핑과 듣기 편안한 멜로디로 그의 첫 솔로 앨범은 마무리된다.

이번 앨범으로 ‘래퍼’ 혹은 ‘보컬리스트’에 국한되지 않는 ‘아티스트’로서의 바비를 만날 수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상수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를 만난 바비는 ‘러브 앤드 폴’을 작업하며 자신이 가진 여러 색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아티스트로서 한 가지 색깔만 보여주는 것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레게, 록, 디스코, 펑크 등의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바비의 향후 활동이 기대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