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 계약서 주의해야…투명화 필요”…곽현화, 기자회견한 이유(종합)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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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현화가 11일 오후 서울 합정동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열린 이수성 감독의 영화 ‘전망좋은집’무삭제-노출판 서비스의 유료 배포 사건과 관련한 이 감독과의 대화녹취록을 공개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이수성 감독은 이미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기자회견은 개인을 비난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대화 녹취록 등 증거가 있는데도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니 배우들은 앞으로 계약서를 쓸 때 주의해야 합니다. 내 사건으로 인해 배우들의 계약서 문제가 투명하게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배우 곽현화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곽현화는 2012년 영화 ‘전망 좋은 집’에서 이수성 감독의 요구로 가슴 노출 촬영을 했고 이후 장면 공개를 거부했다. 이 감독은 노출신을 삭제하고 영화를 개봉했지만 이후 문제의 장면이 포함된 영화를 ‘무삭제 노출판’ ‘감독판’으로 IPTV에 제공해 문제가 불거졌다.

곽현화는 이 감독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형사 고소했으나 이 감독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항소2부는 2심에서 이 감독에 대해 “곽현화의 요구에 따라 노출장면을 삭제해줬다고 해도 추후 감독판, 무삭제판 등에서도 해당 장면에 대한 배포권한을 포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곽현화는 이날 회견에서 “지인으로부터 IPTV 무삭제판에 내 노출신이 포함된 영화가 유포된 걸 들은 직후 이 감독과 전화를 한 내용”이라며 이 감독과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곽현화는 당혹스러운 목소리로 “이게 어떻게 된 거냐. 당황스럽다. 말도 없이 노출신을 넣으면 어떡하느냐”고 말했고 이 감독은 “제작사 대표가 그러자고 했다. 내가 현화 씨에게 연락하려고 했는데 못 했다. 내 불찰이다. 나도 괴롭다. 내 책임이다. 벌은 달게 받겠다”고 답했다.

곽현화는 “이 감독은 나를 무고로 맞고소했다. 내가 페이스북에 심경을 담은 글만 올려도 변호사를 선임해 날 고소했다. 그가 법적으로 처벌을 받고 안 받고를 떠나 그의 행위가 도덕적으로 옳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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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현화가 11일 오후 서울 합정동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수성 감독의 영화 ‘전망좋은집’무삭제-노출판의 유료 배포에 관한 이 감독과의 대화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또 곽현화는 판결 전 이 감독이 열었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소 전 이 감독 측이 만나자고 해서 변호사를 대동하고 함께 만났다. 그 쪽에선 ‘합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손해배상액 1억 원을 요구했지만 협의 과정일 뿐 합의한 건 아니다. 이 감독은 내가 3억 원을 청구했다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날 못 만나서 기자회견을 했다고 말했는데, 난 빠짐없이 형사 재판에 갔고 법정에서 발언도 했다. 어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장면 촬영을 애초에 거부할 순 없었을까. 곽현화는 “소속사가 없었고 영화를 찍는 것도 처음이었다. 영화 현장 자체가 처음이었다. 개그맨, 방송인에서 연기자로 거듭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내가 강하게 ‘안 한다’ ‘문서로 남겨달라’라고 얘기했다가 감독에게 안 좋게 비춰질까봐 두려웠다. 게다가 이 감독은 ‘여배우로 자리매김해야 하지 않냐. 스태프들이 많아 움직이기도 힘들다. 오늘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거부했지만 ‘나중에 편집본을 보고 삭제해달라고 하면 그렇게 하겠다’라고 말해서 그 말을 믿었다”고 했다.

곽현화의 변호사 이은의 씨는 “이 감독이 기자회견을 할 때 곽현화 씨 역시 억울한 부분이 있어 기자회견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처음엔 말렸다. 법원이 판단을 하는 데에 있어 언론플레이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마음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사실은 영화 현장의 감독, 스태프들, 배우들이 알아야 한다. 배우들은 보호받을 길이 없다.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