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현은 도전합니다(인터뷰①)

[텐아시아=윤준필 기자]
MBC '당신은 너무합니다'에서 박현성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조성현 / 사진제공=빅토리콘텐츠

MBC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에서 박현성 역으로 열연한 배우 조성현. / 사진제공=빅토리콘텐츠

조성현은 2005년 이루라는 이름으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그는 ‘까만 안경’이라는 히트곡으로, 또한 가수 태진아의 아들로 주목을 받았다. 4년 전에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지금은 엑소·빅뱅에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는 한류 스타다. ‘태진아 아들’ ‘인도네시아 왕자’로 부족함이 없을 것만 같은 그가 지난 3월 MBC 주말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에 얼굴을 비췄다.

처음에는 다들 배우 조성현이 우리가 아는 이루가 맞는지 반신반의했다. 최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성현은 그런 대중의 반응이 재미있었다며 “익숙한 것에서는 희열을 느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드라마 촬영장에서 첫 ‘오케이’ 사인을 받았을 때 느꼈던 그 희열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오랜 꿈이었던 연기에 도전하길 참 잘했다고 웃었다.

10. 가수로 데뷔한 지 13년 만에 신인 연기자 조성현이 됐다. 깜짝 놀랄 만한 변화인데?
조성현: 사실 SBS 드라마 ‘하늘이시여’의 최종 오디션까지 올라가 배우로 데뷔할 뻔 했다. 오래 전부터 배우를 동경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을 뮤직비디오로 조금이나마 해소했다. 이번에 배우로 데뷔하자 많은 사람들이 왜 그 당시에는 연기를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당시에는 용기가 없었다. 가수로서 쌓은 것들을 모두 잃을 것만 같았다. 지금은 여유도, 용기도 생겼다. 더 늦어지면 진짜 배우가 되지 못할 거란 생각에 과감히 신인 배우 조성현이 되기로 결심했다.

10. 열정 만으로 연기를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조성현: 감정을 실어서 대사를 전달하는 것, 안 쓰던 얼굴 근육을 사용해 평소 자주 지어본 적 없는 표정을 짓는 것 등 전문적인 연기 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으니 시청자들이 보기에 어색한 부분이 많았던 걸 안다. 실제로 긴장도 많이 했고. 노래할 땐 어떻게 해야 사람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지를 아는데, 대사는 어떻게 전달해야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 아직도 어렵다.

10. 이루가 아닌 조성현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해 못 알아본 사람도 많았는데?
조성현: 고민을 많이 했다. 이루 하면 ‘까만 안경’이 떠오르고 저절로 ‘태진아의 아들’이란 이미지까지 연결된다. 배우로 출발선에 섰는데 그런 이미지들을 가져오고 싶진 않았다. 진정성 있게 배우에 도전하는 거라고 대중들에게 알리고 싶어 조성현으로 배우에 도전하게 됐다.

10. 선배 연기자들이 많이 출연하는 주말드라마가 첫 작품이라 배우는 입장에선 굉장히 좋았을 것 같다.
조성현: 돈 주고도 할 수 없는 과외를 매주 한 셈이다. 복 받은 거라고 생각한다. 처음 연기를 하는 사람인데 현장 실습을 무려 6개월 동안 한 것 아닌가. 대본도 비교적 빠르게 나와 연습할 시간도 충분했고, 연기파 선배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배움의 연속이었다. 촬영 전날은 소풍가는 마음이었다. 뭘 기다려 본 게 정말 오랜만이었다.

10. 첫 작품이 끝났는데 만족스러운가?
조성현: 이루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낼 때도 만족했던 적이 한 번도 없다. 하물며 연기는 내가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던 것 아닌가. 대신 도전한 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촬영장에서 처음 오케이 사인을 받았을 때 정말 짜릿했다. 희열을 느꼈다.

배우 조성현 / 사진제공=빅토리콘텐츠

배우 조성현 / 사진제공=빅토리콘텐츠

10. 배우 겸 가수인 엄정화가 주인공이었다. 롤모델이 됐을 것 같은데?
조성현: 가수 엄정화와 배우 엄정화가 얼마나 다른지 현장에서 느껴보고 싶었다. 카메라 안과 밖에서 감정이 순간순간 바뀌는 정화 누나를 보면서 ‘천생 배우’라는 걸 느꼈다. 또 내 목소리가 굉장히 약하다는 걸 모니터를 하면서 알았다. 난 내 목소리가 단단하다고 느꼈는데 아니었다. 이런 단점들도 정화 누나를 보면서 보완했다.

10. 또래 배우들과도 친하게 지냈는지?
조성현: 정겨운, 윤아정 등 ‘당신은 너무합니다’에 출연한 배우들과 두루두루 친했다. 그들과 대화하면서 배우들은 어떤 고민들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가수만 했던 내가 알지 못했던 고민들을 얘기해주는데 앞으로 내가 연기를 하면서 좋은 자양분이 될 것 같다.

10. 어떤 고민들을 말해줬나?
조성현: 가수들은 노래의 소재·감성에 대한 고민이 깊다. 내가 가진 캐릭터를 바꾸진 못하고, 그렇다고 비슷한 노래를 계속 부를 순 없기 때문이다. 반면 배우들은 배역에 맞춰 날 표현해야 한다는 것, 캐릭터 변화에 대한 고민들이 많다고 했다. 특히 작품이 끝나고 맡은 역할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얘기는 흥미로웠다. 내가 그만큼 노래에 빠진 적이 있었는지 돌아보게 됐다. 앞으로 계속 연기를 할 텐데 나도 역할에 미치는 경험을 해볼 수 있을지 기대도 됐다.

10. 종영한 지 꽤 시간이 흘렀는데, 박현성 역에선 많이 빠져 나왔나?
조성현: 아직도 여운에 젖어있다. 지금 이 감정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다. 배역도 분량도 필요 없으니 지금 이 감정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차기작에 출연하고 싶다. 주말드라마도 좋고, 일일 드라마도 좋다. 배역과 분량에 관계 없이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뭐든지 좋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