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곤’ 첫방②] 사람 냄새에 빠져든다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김주혁, 천우희, 이승준, 신현빈, 박원상 / 사진=tvN '아르곤'

김주혁, 천우희, 이승준, 신현빈, 박원상 / 사진=tvN ‘아르곤’

“너 팩트 좋아하지. 그런데 네 가설을 받쳐줄 만한 팩트 하나도 안 나오잖아. 난 우리 팀 잃고 싶지 않아. 나라면 회사의 보도 방침에 따른다.”

지난 4일 베일을 벗은 tvN 새 월화드라마 ‘아르곤'(극본 전영신 주원규 신하은, 연출 이윤정) 1회에서 방송사 HBC의 시사 보도 프로그램 ‘아르곤’의 프로듀서 신철(박원상)이 회사 보도방침과는 달리 자신의 직관대로 보도하려는 앵커 겸 기자 김백진(김주혁)에게 한 말이다. 다수의 보도와 자신의 소신 사이에서 갈등하는 기자를 보여주는 이 장면은 ‘아르곤’이 왜 사람 냄새가 나는 드라마인지를 잘 보여준다.

‘아르곤’은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오직 사실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아르곤’ 팀원들의 치열한 삶을 그려낸 드라마다. 기자를 소재로 한 극은 거대한 정치 세력이나 재벌과 기자 사이의 대결을 그린 서사가 많지만 ‘아르곤’은 기자의 내면으로 파고들었다.

결과는 신선했다.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아르곤’ 1회는 진부하지 않았고 몰입도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1회에서 인물들이 풀어가야 하는 주요 사건은 쇼핑몰 미드타운이 일부 붕괴된 것이었다. ‘아르곤’은 이 사건을 1회의 전개를 끌어나가는 하나의 장치로만 사용했다. 미드타운 붕괴 사건을 토대로 인물들 간의 갈등은 다채롭게 빚어졌다.

첫 번째는 사내 세력 간 갈등이었다. 미드타운 붕괴 사건을 어떻게 보도할 것인가를 두고 김백진은 HBC의 또 다른 뉴스 프로그램 ‘뉴스나인’ 국장 유명호(이승준)와 치열한 심리전을 벌였다. 김백진은 “현장을 강화해야 한다”며 자신이 현장의 데스크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고 유명호는 “데스크를 둘로 나눌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유명호의 주장에 맞서 김백진이 낸 대안대로 ‘아르곤’은 ‘뉴스나인’의 단신 보도를 심층 분석해 보도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그 다음 주요하게 나타난 갈등은 이연화의 존재에서 비롯됐다. 기존에 부당 해고된 기자들 대신 계약직 특채로 뽑힌 이연화(천우희)가 실제로 부당 해고된 기자 자리에 앉게 되자 ‘아르곤’ 팀원들은 반감을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이연화는 외적으로는 팀원들의 외면에 맞서야 했고 내적으로 위축되는 자기 자신도 추스려야 했다.

세 번째 갈등은 기자의 원칙과 소신에 관한 것이었다. 김백진은 ‘아르곤’보다 앞서 방송되는 ‘뉴스나인’의 보도를 그대로 받아 쓸 것인지 혹은 자신의 직관을 믿고 반박 보도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 부딪히게 된다. 고심 끝에 김백진은 “자사 보도에 반론을 제기하고자 합니다”라는 멘트를 내보냈고 이에 ‘뉴스나인’ 팀이 ‘아르곤’ 팀의 생방송 현장에 쳐들어오는 상황이 벌어졌다. 상황은 김백진이 추리했던 대로 맞아 떨어지며 일단락됐다.

언제나 곁에 있어주지 못하는 가족과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김백진과, 사건 당사자의 가족을 먼저 살피러 가는 이연화의 모습에서도 사람 자체에 대한 고민이 엿보였다.

사람 냄새가 빠져들게 만드는 ‘아르곤’의 2회가 보여줄 전개에 기대가 모아진다. ‘아르곤’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50분 tvN에서 방영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