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오늘 뉴이스트 ‘데뷔 2000일’…고진감래의 반전드라마

[텐아시아=손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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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이스트 / 사진=텐아시아 DB

“저희에게는 모든 것이 다 처음이에요.”

그룹 뉴이스트의 리더 JR(김종현)이 지난 7월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한 말이다. 음원차트 1위, 음악방송 1위 후보, 라이브 방송 ‘하트(좋아요)’ 수 1억 개… 뉴이스트가 지난 한달 여간 이룬 것들이다. 데뷔 후 처음으로 해보는 것들이기도 하다. 무려 데뷔 5년 만이다.

오늘(4일)은 뉴이스트가 데뷔한 지 2000일이 되는 날이다. 이들의 지난 시간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반전 드라마’다. 야심차게 출발한 도입부, 지지부진했던 전개, 그러다 터닝 포인트를 맞아 대반전을 이뤄냈다.

한국 가요계에서 아이돌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한 해에만 신인 아이돌 수십 팀이 쏟아진다. 엑소나 방탄소년단, 세븐틴처럼 주목받고 인기를 끄는 경우는 그 중 극히 일부다. 나머지 아이돌들은 언제 데뷔했는지도 모르게 나타나 언제 해체했는지도 모르게 사라진다.

냉정하게 바라보면 뉴이스트는 후자의 경우에 해당했다. 이들은 2012년 소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이하 플레디스)의 1호 보이그룹으로 데뷔했다. 이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했다. 멤버들의 매력적인 음색과 ‘구멍’ 없는 실력을 바탕으로 이들이 내놓는 곡 일부가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알려지지 않은 아이돌 명곡’으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그러나 딱 그 정도에 그쳤다. 성과가 미미했다.

그러던 차에 같은 소속사에서 후배 그룹이 데뷔했다. 현재 엑소, 방탄소년단의 뒤를 이을 보이그룹으로 평가받는 세븐틴이다. 2015년에 데뷔한 세븐틴은 ‘셀프 프로듀싱’을 앞세워 대세로 떠올랐다. 이들이 음원과 음반, 관객 동원력, 방송 활동 등 모든 분야에서 뉴이스트를 앞지른 것은 순식간이었다.

세븐틴이 승승장구하는 동안 뉴이스트의 공백이 길어졌다. 멤버들은 “해체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살 길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택한 것이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연이었다. 지난 2월 엠넷 ‘프로듀스101’시즌2(이하 프듀2)에 멤버 JR, 백호, 렌, 민현이 참가했다. 예명 대신 본명 김종현, 강동호, 최민기, 황민현을 내세웠다. ‘프듀2’가 공개한 사전 미팅 영상에서 강동호는 “세븐틴처럼 되고 싶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래서 데뷔 6년 차에 연습생으로 돌아갔다. 이게 터닝 포인트가 됐다.

뉴이스트,프로듀스101,제작발표회

Mnet ‘프로듀스101’ 시즌2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뉴이스트 멤버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뉴이스트 멤버들이 ‘프듀2’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대중의 반응은 대체로 냉담했다. 뉴이스트가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데뷔 경험 때문에 다른 연습생들과의 경쟁이 불공평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막상 ‘프듀2’가 시작하자 분위기가 서서히 뒤바뀌었다. “이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이들의 절박함이 ’프듀2‘에서 보였고, 여기서 비롯된 성실함이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그동안 뉴이스트가 ‘유명하지 않아서’ 보여주지 못했던 실력과 매력이 ‘프듀2’를 통해 드러났고, 팬덤이 형성됐다.

결국 뉴이스트는 멤버 네 명 전원이 ‘프듀2’ 파이널 경연까지 진출했다. 그중 황민현이 최종 9위를 차지해 프로젝트그룹 워너원에 데뷔했다. 워너원 데뷔를 눈앞에 두고 탈락한 김종현, 강동호, 최민기는 다시 뉴이스트로 돌아갔다. 건강상의 문제로 ‘프듀2’에 함께 하지 못했던 아론과 팀을 재편해 4인조 유닛그룹 뉴이스트W를 결성했다.

데뷔 2000일이 된 지금, 결과적으로 뉴이스트는 멤버 모두가 ‘꽃길’을 걷고 있다. 황민현은 워너원의 멤버로 음원 차트·음악방송 1위에 오르고 음반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각종 예능과 CF에 출연하며 ‘대세’로 자리 잡았다. 뉴이스트W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7월 디지털 싱글 ‘있다면’이 음원차트 1위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2013년 발표한 ‘여보세요’는 음원차트에서 역주행을 하더니 SBS ‘인기가요’ 7월 2주차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뉴이스트가 출연한 영화 ‘좋아해, 너를’(이마이즈미 리키야, 2016년 개봉)은 팬들의 요청으로 오는 14일 재개봉한다. 아론은 최근 레이나의 신곡 ‘밥 영화 카페’에 피처링했다. 렌은 JTBC2 새 예능 ‘사서 고생’에 발탁됐다. JR은 JTBC ‘밤도깨비’와 tvN ‘수상한 가수’ 등의 고정 출연자로 활약 중이다.

“저희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사랑해주셔서 너무 고맙고…” 지난달 26~27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뉴이스트의 단독 팬미팅에서 아론은 팬들에게 보낸 친필 편지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말을 그대로 뉴이스트에게 돌려주고 싶다. 포기하지 않고 노래해줘서 고맙다고. 지금의 ‘꽃길’은 뉴이스트가 포기하지 않고 활동한 덕분에 얻게 된 보상이다. 뉴이스트W는 오는 10월 새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황민현도 워너원 멤버로 2018년 12월까지 활발히 활동한다. 뉴이스트의 반전 드라마가 ‘해피엔딩’ 아닌 ‘해피’로 계속되기를 기대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