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끝>, 역시 안판석 감독이다

어제 뭐 봤어?

JTBC <세계의 끝> 10회 2013년 4월 21일(일) 오후 9시 55분

다섯 줄 요약

질병관리본부 내에 M바이러스가 퍼지고 출입이 통제된다. 최수철(김창환)과 윤규진(장현성)이 있는 BL3는 폐쇄된다. 최수철은 십년 전 윤규진의 연구계획서를 표절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윤규진 딸의 주치의 홍박사가 M바이러스에 감염되었으며, 윤규진을 치료제 개발에 매진시키기 위해 딸을 감염시킬 계획 중이라고 한다. 이에 분노한 윤규진은 BL3도어락을 강제 해제시키고 딸에게 달려가지만, 미리 도착해 있던 강주헌(윤제문)에게 제지당한다. 홍박사에 대한 최수철의 말은 거짓임이 드러나고, 원칙을 어긴 자신의 모습에 윤규진은 무너진다.

리뷰

역시 안판석 감독이다. 그의 드라마에는 100% 선한 사람도, 100% 악한 사람도 없다. <세계의 끝>도 그렇다. ‘어떻게 저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지만, 들여다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수철의 말대로 인간 다 똑같다. 옆 사람은 어떻게 되든 일단 자신이 M바이러스 음성 반응 판정을 받으면 안도의 숨이 쉬어지는 것이 약한 인간이다. 치료제 개발이 늦어지는 마당에 무작정 감염자들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것은 최선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잔인한 인간이다. 그동안 쌓아온 부와 명예가 사라질 것 같으면 제자의 논문을 표절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 사랑하는 딸이 M바이러스에 걸릴 위험에 처하면 앞뒤 재지 않고 달려 나갈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러한 것이 인간이다.

극한 상황에 처하면 모두 비슷한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점이 하나 있다. 그 결정 후의 모습. 부끄러움을 느끼느냐, 느끼지 않느냐는 것. 최수철은 끊임없이 자기를 합리화한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하고, 자신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윤규진을 구렁텅이에 몰아넣는다. 윤규진은 최수철의 거짓말에 속아 바닥까지 내보이지만, 그것을 최수철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다시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절망할지언정 자신의 그러한 모습을 인정한다.

이렇듯 <세계의 끝>은 인간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고 돌아보게 하는 드라마다. 고전을 읽은 것처럼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드라마다. 세상에 많은 드라마 중 그러한 드라마가 몇 개나 될까. 드라마, 다 똑같지는 않다.

수다 포인트

– 간만에 회의 참석했는데 M바이러스 양성 반응 판정 받은 두 센터장님들. 운 나쁜 사람, 운 나쁜 사람
– “함부로 아는 체 하지 말아요” “함부로 힘든 척 하지 마십시오” 운율을 맞출 줄 아는 강주헌씨. 신사동 노랭이를 찾아가 보심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