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훈 “‘품위녀’, 배우로서 돋보이게 해준 작품”(인터뷰)

[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정상훈 인터뷰,품위있는 그녀

배우 정상훈이 서울 이태원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 인터뷰를 하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조준원 기자wizard333@

“저를 개그맨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제가 아무리 배우라고 해본들 예능에서 활약했으니 그 이미지가 센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제 연기로서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커요. 그런 의미에서 ‘품위 있는 그녀’는 제게 ‘인생 작품’이죠. 배우로서 확실히 보여줄 수 있었으니까요. 앞으로도 폭 넓은 연기를 펼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지난 19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 연출 김윤철) 종영 인터뷰를 위해 최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만난 정상훈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극 중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완벽한 우아진(김희선)의 내조를 받으며 열심히 살다가 딸의 미술 교사인 윤성희(이태임)와 사랑에 빠지는 안재석 역을 맡았다.

“이렇게 잘될 줄은 몰랐어요. 한겨울에 촬영해서 여름에 편성된다는 소식에 ‘괜찮을까’ 걱정했죠. 또 사전 제작이었기 때문에 연기 감정의 기복도 심해서 결과물에 대한 걱정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JTBC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거예요. ‘힘쎈여자 도봉순’으로 흥행한 백미경 작가가 ‘품위있는 그녀’까지 성공시켰죠. 2연타 흥행이 정말 쉽지 않은데 대단한 것 같습니다. 김윤철 감독 역시 연출을 잘하셨고요.”

정상훈은 ‘품위 있는 그녀’를 통해 첫 주연을 맡았다. 상대 배우는 현재까지도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희선이다. 긴 무명생활을 지나 개그맨으로 오해 받는 일도 있었지만 드디어 배우로서 기량을 펼칠 작품이 찾아왔다.

“그동안 조연을 많이 해서 힘이 들어간 연기를 많이 했습니다. 임팩트를 보여줘야 하니까요. 한 장면을 잘해야 그 다음에도 연결이 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신이 많으니까 한결 여유가 있었었어요. 대본 외우는 맛도 있고… 촬영하는 내내 행복한 기분으로 연기했죠. 상대 배우 김희선 씨, 이태임 씨와도 너무 잘 맞았어요. 특히 김희선 씨는 연기를 오래 같이한 친구처럼 합이 잘 맞았죠. NG 한 번 없이 척척 찍었어요. 다음에도 작품 같이 하고 싶습니다.”

정상훈 인터뷰,품위있는 그녀

정상훈이 이태원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조준원 기자wizard333@

정상훈은 ‘품위있는 그녀’를 통해 새로운 불륜남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밉지 않았다. 불륜남이지만 귀여웠다. 두 여자를 모두 갖고 싶어 하는 모습은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정상훈이 의도한 안재석의 모습이었다.

“안재석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솔직히 말해 모든 사람의 깊은 내면 속에는 두 개의 사과를 다 갖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잖아요. 사과 두 개를 손에 쥐고서도 새로운 사과를 입에 물려고 하죠. 그러면 말도 못하고 손에 쥐지도 못하는 바보가 되는데 이 모습의 대표적인 캐릭터가 안재석이 아닌가 싶어요. 그런 안재석의 캐릭터에 제 장기인 코믹 연기를 넣었어요. 밉지 않게 보이려고 바보같이 눈 깜빡 거리는 것부터 먹는 모습, 지질한 모습까지 일부러 넣었죠.”

실제 정상훈은 아들 셋을 둔 아버지다. 아내와는 오랜 무명생활을 같이 견뎌 지금은 더 단단해졌다. 최근 많은 작품 활동으로 부쩍 바빠졌지만 그래도 아내와 아들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고 했다.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어요. 예전에 칼국수집에서 7000원짜리 칼국수를 먹는데 거기에 감격해서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그게 속상했어요. 그래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서 유럽여행 패키지를 끊었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여행이 시작돼서 지금도 여유가 되면 아내와 여행을 갑니다. 아내가 좋아하는 얼굴을 보면 저도 너무 기분이 좋아요. 아들들은 제가 공인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을 제어하는 이유죠. 한 순간에 손가락 빨게 하고 싶지 않거든요. 인생을 살다보면 실수를 할 수도 있지만 전 실수 안 할 자신 있어요. 제 가족을 위해서라면요.”

tvN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 의 ‘양꼬치 앤 칭따오’로 시작한 정상훈은 ‘품위있는 그녀’로 마침내 전성기를 누리게 됐다. 앞으로 계획을 물었다.

“많은 분들이 ‘품위있는 그녀’를 통해 배우로서의 제 모습을 봐주신 것 같아요. 앞으로 영화 ‘게이트’ ‘흥부’ 등 개봉할 작품들이 있는데 그동안 제가 보여드리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를 계기로 더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