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 “블랙뮤직은 내 뿌리…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싶어”(인터뷰)

[텐아시아=윤준필 기자]
가수 아이디 인터뷰

가수 아이디가 최근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스튜디오에서 데뷔 1주년 스페셜 앨범 ‘투모로랜드(Tomorrowland)’ 발매 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가수 아이디(Eyedi)는 앳된 외모 때문에 아이돌로 오해를 받기도 하고 또 차라리 아이돌 음악을 해보라는 권유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아이디의 정체성(Identity)은 흔들리지 않았다.

아이디는 “나의 뿌리는 ‘블랙뮤직(미국 흑인들이 부르거나 연주하는 음악)’”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블랙뮤직에 깊게 뿌리를 내린 아이디는 본격적으로 하늘을 향해 줄기를 뻗어나가려고 한다. 지난 4일 발표한 데뷔 1주년 기념 싱글 ‘투모로우 랜드’는 점점 확장해나가는 아이디 음악의 신호탄이었다.

10. 데뷔 1주년을 맞아 발표한 이번 싱글 ‘투모로우 랜드’는 이전에 발표한 노래들과 어떤 점이 다르나?
아이디: 희망을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뜻깊은 앨범으로 만들고 싶었다. 우연히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들의 유서를 모아둔 글을 본 적이 있다. 왠지 구구절절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을 줄 알았는데 굉장히 담담하고 간결하게 남은 사람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더라. 그걸 읽으며 ‘내가 이분들의 이야기를 단 몇 분만이라도 들어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안타까움이 남았다. 남의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내가 감히,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주고 싶어서 가사에 진심을 담아보려고 노력했다.

10. 특별히 마음에 드는 가사가 있다면?
아이디: ‘넌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돼 / 그게 바로 너니까’란 가사가 있다. 다양한 이유 때문에 사람들이 지칠 때가 있는데 그런 것과 별개로 그냥 오롯이 당신이라서 괜찮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10. 이전까지 주로 작사에 참여했는데 이번 싱글은 자작곡이다. 내용도 그렇고 직접 쓴 곡이라 더 특별할 것 같은데?
아이디: 자작곡을 발표할 기회는 전에도 있었다. 스스로 아직 다듬어지지 않다고 생각해서 다음 정규 앨범쯤 자작곡을 실어보려고 생각했다.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이번 싱글은 팬들에게도, 나한테도 의미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해 예상보다 일찍 선보이게 됐다. 생각보다 팬들의 반응이 좋아서 뿌듯했다.

10. 벌써 데뷔한 지 1년이 지났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아이디: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한국과 미국에서 쇼케이스를 했고, 음악방송에도 출연했고 공연도 수시로 했다. 고정 팬층이 조금씩 생기는 걸 보면서 음악적으로 개인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가수 아이디 인터뷰

가수 아이디가 최근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스튜디오에서 데뷔 1주년 스페셜 앨범 ‘투모로랜드(Tomorrowland)’ 발매 기념인터뷰를 가졌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지난 3월 발표한 정규앨범에선 래퍼 셔니슬로우나 스컬, 주비트레인 등 이름 있는 뮤지션들과 작업을 했다. 앞으로 또 다른 뮤지션들과의 협업을 기대해도 될까?
아이디: 내 음악을 좀 더 돋보이게 해줄 수 있는 사람들과 협업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단지 그들의 이름값에 기대 음악을 하고 싶진 않다. 지난 ‘믹스 비(Mix B)’ 앨범에서 함께 작업한 선배들도 독특한 음악색을 가진 뮤지션들이다. 그동안 내가 해왔던 음악들을 인정해줬기 때문에 피처링에 참여해줬다고 생각한다.

10. 어떤 뮤지션들과 협업해보고 싶나?
아이디: 1990년대, 2000년대 초반의 가수들을 좋아한다. 예전에 너무 아쉽게 작업을 같이 못했던 TLC나 라파엘 사딕과도 다시 일해보고 싶고, 베이비 페이스의 프로듀싱도 받아보고 싶다. 또 가능하다면 빅뱅의 태양 선배와도 같이 음악 작업을 해보고 싶다. 국내부터 해외까지 함께 일해보고 싶은 가수들은 많다.

10. 소위 블랙뮤직에 집중하는 뮤지션이라 협업을 희망하는 가수들도 블랙뮤직에 한정돼있을 거라 생각했다.
아이디: 내가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음악은 블랙뮤직이지만 음악 자체는 정말 골고루 듣는다. 가수를 가리지 않고 새 앨범들이 나오면 모두 찾아 듣는다.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음악을 듣는 것은 당연히 재미없다. 자연스럽게 천천히 음악을 즐기든가 카페에서 우연히 마주친 음악이 좋다고 느껴지면 제목을 찾아보고, 가수의 음악을 모두 들어본다.

10. 데뷔 초 인터뷰나 쇼케이스에서 “1990년대 블랙뮤직을 좋아하고 또 그 시기의 음악들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20년 전의 장르를 추구하는 건 트렌드를 좇지 못하는 것 아닐까?
아이디: 보이즈 투 맨의 노래는 지금 들어도 명곡이다. 정말 좋은 음악들은 시간이 흘러도 나중에 찾게 되는 음악들이다. 당시의 음악을 좋아하는 것 맞다. 그러나 나는 1990년대의 블랙뮤직을 재현하려는 게 아니다. 그때의 감성에 지금 내 감성을 버무린 2017년 아이디표 블랙뮤직을 하고 싶은 거다.

10. 1년 동안 활동하면서 가장 잊을 수 없는 팬들의 반응이 있다면?
아이디: 우선 이번 앨범 ‘투모로우랜드’의 가사가 좋다는 말을 듣고 정말 뿌듯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내 노래를 우연히 듣고 블랙뮤직이란 장르를 알게 됐다는 팬이 있었다. 블랙뮤직이 완전 자기 취향이라고 말해줬는데 그것도 잊을 수가 없다.

가수 아이디 인터뷰

가수 아이디가 의자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데뷔한 지 1년이 됐지만 아직까지 아이디란 가수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좀 더 이름을 알리고 싶은 욕심은 없나?
아이디: 데뷔할 때부터 처음 1년은 내 기본기를 다지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디가 누군지, 어떤 음악을 하는 가수인지 당당하게 알리려면 그에 걸맞은 작업물들을 만들어둬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1년 동안 준비했으니 이제부터는 보여드릴 단계라고 생각한다. 조금씩 다양한 방면으로 나와 내 음악을 알릴 수 있는 시간들을 만들어보려고 노력할 계획이다.

10. 구체적으로 하나만 얘기해준다면?
아이디: 팬들이 원하는 것 중 하나가 콘서트다. 1년 동안 작업에 집중했지만 아직 단독 콘서트를 하기엔 솔로곡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조금 더 내 노래들을 발표한 뒤에 단독 콘서트를 열어볼 계획이다.

10. 지난 1년 동안 이것만큼은 내가 고집부리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이디: 음악이다. 계속 “이런 음악을 해서는 안 된다”, “아이돌 음악을 하라”는 충고도 많이 들었다. 1년이 긴 시간은 아니지만 많은 유혹 속에서도 꿋꿋이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고집했다. 내 고집과 결과물들이 서서히 인정받는 느낌이다. 팬들과도 갈수록 돈독해지고 있다. 최근에 팬미팅에서 어떤 팬을 만났는데 “변하지 말고 지금 하고 있는 음악 끝까지 해주세요”라고 얘기해주더라. 정말 큰 힘이 됐다.

10. 지금까지 아이디를 알게 된 팬들보다 앞으로 아이디를 알아갈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다. 그들에게 아이디는 어떤 모습으로 비치길 바라는가?
아이디: 블랙뮤직 아티스트라고 그동안 말해왔는데 블랙뮤직은 내 뿌리고 지금부터는 아티스트 아이디로 불리고 싶다. 음악은 물론이고 연기, 미술 등 다양한 분야 등에서 ‘아티스트’란 말에 책임지는, 아이디란 브랜드를 계속 만들어가는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한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