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로마의 휴일’, 세련되지 않아 신선하다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영화 '로마의 휴일' 공식 포스터 / 사진제공=메가박스 플러스엠

영화 ‘로마의 휴일’ 공식 포스터 / 사진제공=메가박스 플러스엠

거액의 제작비가 들어간 작품도 아니다.  한류스타들이 출연한 영화도 아니다. 예측 가능한 캐릭터 설정에 속도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세련되지 못한 코미디다. 영화 ‘로마의 휴일’은 그래서 신선하다.

‘로마의 휴일’은 엉뚱한 삼총사 인한(임창정)·기주(공형진)·두만(정상훈)이 인생역전을 위해 현금수송 차량을 습격하고 나이트클럽 ‘로마의 휴일’에 숨어 인질극을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범죄극이다.

삼총사는 원 없이 돈을 쓰겠다는 일념으로 현금수송 차량을 습격할 계획을 세운다. 마침내 ‘그날’이 왔다. 하지만 이들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차량 안에 설치된 CCTV에 고스란히 얼굴을 노출하고는 신나게 도망간다. 곧바로 경찰의 추적을 받게 된 이들은 막무가내로 운전을 하다 인천의 한 나이트클럽 앞에 차를 세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놀던 사람들을 인질로 잡는다. 경찰은 클럽 밖에서 이도저도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른다.

언뜻 보기엔 삼총사의 티격태격 케미가 극의 주된 웃음 포인트 같지만, 진면목은 100여 명의 인질들이다. 분명한 범죄자지만 어딘지 짠내가 나는 삼총사와 개성 강한 인질들이 점차 교감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나이트클럽에서 나가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삼총사 앞에서 오디션을 보는 인질들의 모습은 황당할 정도로 유쾌하다.

여느 코미디 영화가 그러하듯 마냥 웃기지만은 않다. 눈물을 쏙 뺄 정도로 감성을 자극하는 전개도 이어진다. 이는 전적으로 인한 역의 임창정이 맡았다. 인한은 삼총사 중 유일하게 전사가 극에 드러나는 인물이다.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자란 데다 억울한 누명까지 쓰며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게 됐다. 돈이 없어 가족까지 잃은 그의 사연은 안타까움을 산다. 임창정의 깊이 있는 눈빛 연기는 극의 몰입을 돕는다.

물론 코미디보다 감성 드라마가 더 부각된 탓에 극의 속도가 애매해진 것이 사실이다. 의외의 따뜻함을 지닌 삼총사와 인간적 매력의 형사가 케미를 이뤄내는 설정 등도 예측이 가능하다. 이는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올드하게 만들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극의 매력은 올드한 연출에서 오는 투박한 정서다.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한 작품들이 즐비한 극장가에 ‘로마의 휴일’은 오히려 신선하다.

이 같은 전개는 보는 이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기능적 요소를 넘어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 인질범과 인질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긴 했지만, 결국 ‘로마의 휴일’은 인간과 이들의 관계에 대해 얘기한다. 나이·신분·성별의 차별이 없는 나이트클럽 안에서 비로소 화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갑질 논란’ 등이 끊이지 않는 각박한 사회를 돌아보게 한다. 오늘(30일) 개봉. 15세 관람가.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