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스타] ’10+Star 커버스토리’ 김소현, 성장하다(인터뷰)

[텐아시아=윤준필 기자]
배우 김소현 / 사진=오세호 작가, 장소=장미의 기사 스튜디오

배우 김소현 / 사진=오세호 작가, 장소=장미의 기사 스튜디오

출연한 드라마마다 똘망똘망한 눈으로 연기하던 꼬마 김소현이 어느덧 스무 살을 바라보는 열아홉 소녀로 성장했다. 2008년 데뷔해 지난 9년 동안 수십 편의 작품에 출연한 그는 “배우로서 ‘성장통’을 겪는 중”이라고 말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통증에 짜증이 날 법도 하지만 김소현은 이 통증을 겪고 난 뒤 더 크고 깊이 있는 배우가 될 거라고 믿고 있다. 10+Star’(텐플러스스타)가  김소현을 만났다. 인터뷰 전문과 화보, 비하인드 컷 등은 ‘10+Star’ 9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10. 지난달 데뷔 9주년을 맞이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연기자로 산 셈인데 실감하나?
김소현: 절반이나 되나?(웃음) 실감이 잘 안 난다. 이렇게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내 연기 경력이 벌써 그만큼 됐구나’ 하면서 그동안 어떤 작품들을 했는지 찾아본다. 참 꾸준히 했고, 그렇게 꾸준히 연기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10. 올해 상반기에는 계속 ‘군주’를 촬영했다. 긴 호흡의 작품은 처음 아니었나?
김소현: 오랫동안 한 작품에 매달리니 배운 게 많았다. 특히 후반부에 접어들었을 때는 김소현으로서, 한가은으로서 많이 울었다.

10. 왜 많이 울었나?
김소현: 배우로서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 20부작 드라마는 처음이었는데 극을 이끌어가는 게 참 어려운 일이라는 걸 느꼈다. 아역 때는 내가 부족해도 워낙 분량 자체가 적으니까 깊게 고민할 필요가 없었는데 이번 드라마에선 생각이 많아졌다. 난관에 부딪혔을 때 풀어나가는 과정이 어렵고 힘들었다.

10.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김소현: 연기에 큰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쯤 엄마가 피아노학원을 다닐 건지, 연기학원을 다닐 건지 물어보셨는데 막연하게 연기학원에 더 끌렸다. 그렇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10. 운명처럼 연기를 만난 건가?
김소현: 글쎄, 호기심으로 연기를 시작한 거라 처음엔 확신도 없었다. 엄마도 날 세계적인 배우로 키워보겠다고 연기학원에 등록했던 것은 아니었고. 내가 이렇게 연기를 오래할 줄 몰랐을 거다. 하하.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연기가 내 일부가 됐다.

배우 김소현 / 사진=오세호 작가, 장소=장미의 기사 스튜디오

배우 김소현 / 사진=오세호 작가, 장소=장미의 기사 스튜디오

10. 확신이 없었던 건 연기에 재능이 없다고 생각해서였나?
김소현: 처음 연기를 시작하고 2~3년 동안은 그랬다. 엄마가 나를 따라다니면서 신경 써주고, 그것 때문에 동생이 관심을 못 받는 것도 신경 쓰였다. 가족들이 재능도 없는 나 때문에 괜히 희생하는 것 같아 부담됐다. 그 시절엔 매일 밤 울었다.

10.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된 계기는?
김소현: 초등학교 5학년 때 영화 ‘파괴된 사나이’를 만났다.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정말 하고 싶었다. 처음으로 심장이 뛰는 느낌을 받았다. 다크 서클을 만들겠다고 밤을 샐 정도로 열정을 쏟으면서 오디션을 준비했다. 다섯 번에 걸쳐 마지막까지 오디션을 보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떨어진 것 같아서 펑펑 울었다. 그러다 합격 전화를 받고 다시 감독님께 돌아갔던 기억이 난다.

10. 김유정·남지현 등과 함께 잘 자란 아역 출신 배우로 불리고 있다. 비교되는 또래 배우가 있어서 부담이 되진 않나?
김소현: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커가고 있는 배우들이 많지 않아서 사람들이 비교를 하고, 경쟁 구도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런 경쟁구도를 일일이 의식하면 점점 피폐해지는 것 같다. 동료 배우가 아니라 경쟁자라고 생각하고, 저 친구는 내가 없는 걸 갖고 있다고 조바심을 내면 스스로가 힘들다. 이제는 아역 출신뿐만 아니라 또래 신인 배우들도 많이 나타날 텐데 그런 경쟁구도에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10. 2008년 드라마 ‘전설의 고향’ 이후 30여 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1년에 드라마만 3편 이상 출연한 셈이다. 다작의 욕심이 있나?
김소현: 작품 수만 보면 다작 배우인데 사실 아역이어서 다작이 가능했다. 16부작 드라마에서 몇 회분만 나오니 말이다. 물론 쉬지 않고 작품을 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10. 내년이면 성인 연기자가 된다. 어릴 때처럼 되도록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은가, 아니면 1년에 한 작품만 하더라도 정말 좋은 캐릭터를 만나고 싶은가?
김소현: 반반이다. 지금까지 공백기를 길게 가져본 적이 없다. 오랫동안 쉬면 대중에게서 잊혀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느낀다. 연기를 잘하는 사람들도 워낙 많고, 내가 감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좀 오래 쉬더라도 인생작을 만나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배우 김소현 / 사진=오세호 작가, 장소=장미의 기사 스튜디오

배우 김소현 / 사진=오세호 작가, 장소=장미의 기사 스튜디오

10. 성인 연기자가 되면 자신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지금보다 엄격할 텐데.
김소현: ‘군주’에 출연하면서 아주 살짝 느꼈다. 이제는 나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가 높아진 것 같다. 나 역시 지금이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성인 배우가 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경쟁을 경험할 텐데 ‘군주’에서 느꼈던 부족한 부분들을 다음 작품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채워야 할 것 같다.

10.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상큼하고 발랄한 역할보다는 사연 많고 슬픔이 가득했던 역할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진 않나?
김소현: 원래 아역들에겐 사연이 많다. 아역들이 좋아하는 사람과 헤어지거나 부모님이 돌아가시거나 기억을 잃지 않으면 드라마가 전개되지 않는다.(웃음) 이미지 변신보다 우선 나만의 연기 색을 갖추는 것이 먼저다. 연기자 선배들도 ‘조급해하지 말라’고 한다.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겠지만 다 시간이 있고 때가 있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지금 내 나이에 어울리는 역할을 하나하나 하면서 점차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

10. 만약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꿈을 꾸고 있었을까?
김소현: 심리상담 공부를 했을 것 같다. 중학생 때 학교에 심리담당 선생님이 계셨는데 언제나 웃는 얼굴로 학생들을 맞아주셨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선생님이 계신 공간을 방문하는 걸 좋아했다. 선생님께 고민을 털어놓으면 다 들어주시고 좋은 조언도 해주시는데 그것만으로도 힐링이 됐다. 그런 믿음을 주는 선생님이 계신 것에 감사했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10. 성인이 되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은?
김소현: 요리와 운전을 배우고 싶다. 내가 할 줄 아는 것을 연기할 때와 잘 모르는 것을 연기할 때의 차이가 굉장히 크다. 물론 요리나 운전을 잘하는 사람이 멋있어서 배워보고 싶기도 하다.

10. 지난해 ‘싸우자 귀신아’ 종영 후 인터뷰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최근 가장 큰 관심사”라고 했다. 아직도 그런가?
김소현: 작년에는 행복한 일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웃음) 올해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군주’를 촬영하면서 내 기대에 못 미친 부분도 많았고, 대중의 엄격한 평가를 잘 극복하고 좀 더 기운 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도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아픈 만큼 배우로서 좀 더 성숙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배우 김소현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김소현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