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현장] ‘서편제’, 듣기만 해도 가슴 아픈 그 여자의 恨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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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편제’의 주역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큰 소리꾼이 되거라”고 외치는 아버지 유봉과 “차라리 죽이시오”라는 딸 송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똑같이 눈물을 흘렸다. 무대 위가 아니라 연습실에서, 편안한 옷차림의 배우 이정열과 이소연이다.

뮤지컬 ‘서편제'(연출 이지나)의 연습 과정이 21일 오후 1시 서울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개됐다. 모든 출연자들이 참석해 약 1시간 동안 주요 장면을 보여주며 총 6곡을 불렀다.

2014년 이후 약 3년 만에 돌아오는 ‘서편제’는 이청준 작가의 소설 ‘서편제’를 원작으로 한다. 극작가 겸 연출 조광화가 대본과 가사를 완성했고 윤일상 작곡가, 김문정 음악감독이 한층 완성도를 높였다. 2010년 초연돼 오랫동안 사랑 받은 소설을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아름다운 장면으로 풀어내 한국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넓혔다는 평을 받았다. ‘한국뮤지컬대상'(2010), ‘더뮤지컬어워즈'(2011), ‘예그린어워드'(2012) 등 각종 뮤지컬 관련 상을 받으면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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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편제’에서 송화 역을 맡은 배우 차지연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공백기 동안 더 탄탄해진 ‘서편제’는 연습 장면을 통해서도 충분히 증명됐다. 송화 역의 이자람과 동호 역의 김재범이 ‘길을 가자’를 부르며 시작해 서범석, 이정열, 박영수, 차지연, 이소연, 강필석 등이 번갈아가며 나와 자신이 맡은 역할을 소화했다.

특히 극 중 아버지 유봉이 딸 송화의 눈을 멀게 만들어 가슴에 한(恨)을 심어주는 장면은 무대 디자인과 의상, 조명 등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 감동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이정열과 이소연이 각각 유봉과 송화를 연기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국립창극단 소속인 이소연은 판소리만이 가진 한의 정서를 제대로 살려 연습실의 공기를 바꿔놨다.

초연부터 ‘서편제’에 참여한 송화 역의 차지연 역시 남다른 발성으로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공연이 끝나고’와 ‘나의 소리’를 부른 그는 극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생활한복을 입고 눈을 감은 채 열연했다. ‘서편제’와 더불어 성장한 배우인 만큼 깊이 있는 내공으로 현장에 있는 모두를 숨죽이게 만들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안정된 연기력과 가창력을 보여주는 동호 역의 강필석은 마지막을 장식했다. 어린 송화와 어린 동호를 맡은 아역 박예음, 박준우와 호흡을 맞추며 여운을 남겼다.

‘서편제’는 오는 30일 개막해 11월 5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