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장산범’, 목소리에 한 번 홀리고 신린아에 두 번 홀린다

[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영화 '장산범' 포스터/사진제공=NEW

영화 ‘장산범’ 포스터/사진제공=NEW

하얀 털의 호랑이가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어 홀린다는 전설 속의 존재 장산범. 이를 소재로 한 영화 ‘장산범'(감독 허정)은 목소리만으로 공포심을 유발하며 관객을 홀린다.

희연(염정아)은 치매를 앓는 시어머니 순자(허진)의 치료를 위해 남편 민호(박혁권), 딸 준희와 함께 도시를 떠나 장산으로 이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숲속을 헤매는 한 소녀(신린아)를 만난다.

자신의 딸 준희와 이름이 같고 심지어 목소리까지 똑같은 소녀에게 희연은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낀다. 그렇게 소녀는 희연의 집에 머물게 되지만 소녀가 나타나자마자 마을에서는 사람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이상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기 시작한다.

영화 '장산범' 스틸컷/사진제공=NEW

영화 ‘장산범’ 스틸컷/사진제공=NEW

‘장산범’은 다른 스릴러 장르의 영화와는 달리 시각적인 장치보다는 청각적인 장치를 이용해 공포심을 자아낸다. 장산범은 어떤 이들에게는 가장 익숙한 목소리로, 어떤 이들에게는 두려운 목소리로, 때로는 그리운 목소리로 등장한다. 사람들의 가장 약한 감정을 건드려서 홀린다. 특히 낯선 이에게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가 주는 공포는 보다 큰 긴장감을 유발한다.

아쉬운 점도 있다. 스릴러 외에 가족, 모성애, 아픈 과거 등 감성적인 요소를 접목해 중간중간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극강의 공포나 스릴러를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신파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런 부족함을 메꾸는 배우들의 열연은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낯선 소녀 역의 신린아는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다. 극 초반 미스테리한 비밀을 간직한 소녀의 모습부터 정체가 밝혀진 후반에 모성애를 자극하는 섬세한 감정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신린아의 열연은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장산범’은 오는 17일 개봉. 15세 관람가.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