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설경구, 설경구 하는구나”… ‘살기법’ 감독이 감탄한 이유

[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설경구

설경구

영화 ‘공공의 적’ ‘오아시스’ ‘실미도’ 등 작품마다 새로운 연기 변신을 보여준 배우 설경구가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에서 또 한 번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다.

데뷔 25년차인 설경구는 캐릭터와 한 몸이 되기 위해서라면 급격한 체중변화도 불사한다. 그가 독을 품고 변신할 때마다 영화사에 길이 남을 캐릭터가 탄생했다. ‘공공의 적’에서는 권투선수 출신의 형사 강철중을 연기하기 위해 14kg의 몸무게를 증량했다. 액션 신을 촬영하기에는 무거워진 몸 탓에 촬영 중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이틀간 격투 장면을 완성했다. 연이어 찍은 ‘오아시스’에서는 단 두 달 만에 18kg를 감량했다. 시나리오 속 ‘갈비뼈가 나온다’라는 단 한 줄의 지문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었다. 당시 체중감량을 위해 일산에서부터 충무로까지 걸어 다닌 것은 유명한 일화다. ‘실미도’의 684부대 제3조장 강인찬도 빼놓을 수 없다. 특수부대원 강인찬을 연기하기 위해 그는 촬영장 근처에 위치한 8km가량의 해변을 달리고 휴식시간에도 쉬지 않고 운동을 하며 몸을 단련했다.

설경구가 ‘살인자의 기억법’ 속 병수로 다시 한번 극한의 변신을 시도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혀졌던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극중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 역을 맡은 설경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병수 그 자체가 되었다.

자신보다 10살 가량 많은 나이의 병수가 되기 위해 그는 10kg 이상의 체중감량을 시도해 특수분장 없이도 늙어 보이는 외양을 완성했다. 촬영을 준비하는 기간부터 마지막 촬영까지 약 6개월 동안 줄넘기와 식단조절을 통해 체중을 유지한 그의 노력에 스태프들과 동료 배우들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외양의 변화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에 걸린 병수의 디테일한 감정 변화도 탁월하게 포착해내며 원신연 감독을 감탄시켰다. 본능적으로 태주(김남길)를 경계하며 하나뿐인 딸 은희(설현)를 지키려는 병수가 자신의 기억이 현실인지 망상인지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은 영화를 보는 관객마저 혼란스럽게 만들 예정이다. 원신연 감독은 “진짜 치매에 걸린 사람 같았다. 그의 연기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래서 설경구, 설경구 하는구나”라며 감탄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오는 9월 개봉.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