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류승완 감독, 日 왜곡에 “역사의식 70년 전과 똑같아…분노 치민다”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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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감독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군함도’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이 일본 매체와 정부 관계자의 작품 왜곡에 대해 “어두운 역사를 마주할 준비가 안된 것 같아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28일 제작사 외유내강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일본 내 일부 매체와 정부 관계자가 ‘군함도’를 허구로 이뤄진 창작물로 평가한다는 보도를 접했다”며 “한중일 3국의 정부 기관과 유력 매체들의 날선 공방이 오가고 있어 내 의견을 말씀드리려 펜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군함도’를 위해 수많은 증언과 자료집을 참고했다. 취재를 바탕으로 당시 일제의 만행, 친일파들의 반인륜 행위를 다뤘다. 실제 탈출 시도가 있었다는 얘기를 듣고 ‘대탈출’이라는 콘셉트로 풀어냈다. 역사를 모티브로 한 창작물이다”라고 설명하며 “일본은 내 발언 중 ‘창작물’이라는 워딩만 왜곡해 편의대로 해석한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의 역사인식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안타깝고 분노가 치민다”며 “일본의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인해 ‘군함도’에서 갖은 고초를 겪었던 조선인 강제 징용자들의 상처에 또다시 생채기가 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아울러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당시 군함도 강제 징용의 어두운 역사를 알리기로 했던 약속 또한 일본이 반드시 이행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6일 개봉한 ‘군함도’는 개봉 첫 날 일일 관객수 96만 명을 기록,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이틀만에 15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스크린 독과점, 역사 왜곡 등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다음은 류승완 감독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영화 ‘군함도’ 감독 류승완입니다.

최근 일본 내 일부 매체와 정부 관계자까지 나서서 영화 ‘군함도’가 사실이 아니고 마치 허구로만 이뤄진 창작물인냥 평가받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습니다.

이와 관련 한·중·일 3국의 정부 기관과 유력 매체들의 날선 공방까지 오가고 있어서 짧은 생각일지라도 제 의견을 말씀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 펜을 들었습니다.

최근 일본에서 전해지는 소식들을 접하면서 전 일본은 아직도 그들이 저지른 전쟁 범죄와 청산되지 않은 어두운 역사를 마주할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 같아 너무나 실망스러웠습니다.

영화 ‘군함도’는 ‘실제 있었던 역사를 모티브로 해 만들어진 창작물’이라고 제가 얘기한 바 있지만, 일본은 저의 이 발언 중 ‘실제 역사를 모티브로 했다’는 부분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창작물’이라는 워딩만 왜곡하여 편의대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저는 영화 ‘군함도’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증언과 자료집을 참고했습니다. ‘수많은 증언집과 자료집’이 무엇인지는 영화의 엔딩크레딧에 자세히 넣어 두었습니다. 저는 제가 취재한 사실을 기반으로 당시 조선인 강제징용의 참상과 일제의 만행, 그리고 일제에 기생했던 친일파들의 반인륜적인 행위를 다루고자 했습니다. 더불어 영화를 통해서라도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피맺힌 한을 ‘대탈출’이라는 콘셉트로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대규모는 아니었지만 실제 탈출 시도가 빈번하게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2월, 일본 산케이 신문이 ‘군함도는 날조된 영화’라고 보도했을 때도 저는 “조선인이 군함도에서 인권을 유린 당하면서 생활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며, 일본이 어두운 역사까지를 떳떳하게 인정해야 그것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의견을 재차 피력할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랐지만, 조선인 강제 징용에 대한 일본의 역사인식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안타깝고 분노가 치밉니다.

바라건대 일본 측의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인해 ‘군함도’에서 갖은 고초를 겪었던 조선인 강제 징용자들의 상처에 또다시 생채기가 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아울러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당시 군함도 강제 징용의 어두운 역사를 알리기로 했던 약속 또한 일본측이 반드시 이행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