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탁이 잡은 연기와 예능 두 마리 토끼(인터뷰)

[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사진=지앤지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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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과 작품의 기로에 선 배우들은 대부분 예능을 포기하기 마련이다. 심형탁은 달랐다. 예능과 도라에몽 덕분에 자신이 배우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단다. 그는 연기와 예능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지난 18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엽기적인 그녀’(극본 윤효제, 연출 오진석)에서 심형탁은 중요한 키를 쥔 인물로 활약했다. 그동안 알려진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카멜레온 같은 매력을 발산했다. 비록 출연 분량은 작았으나 그의 존재감만큼은 분명했다.

10. 베일에 싸인 귀면탈 역이라 입단속에 철저했다던데?
심형탁: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사람들이 역할에 대해 물어보면 이야기를 잘 못했다. 한량이었던 춘풍이 나중에 귀면탈로 밝혀지는 것이었기 때문에 저 혼자만 알고 있어야 했다. 특히 ‘컬투쇼’에서 ‘무슨 역이냐’고 자주 물었는데 그 때마다 제대로 말을 못하고 ‘나는 한량이다’라며 어영부영 넘겼다. 이제는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어서 속이 시원하다.

10. 춘풍→귀면탈→은성대군까지 캐릭터 준비에 어려웠던 점은?
심형탁: 다양한 모습이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캐릭터 분석을 많이 하고 시나리오를 열심히 봤다. ‘전설의 고향’ 이후 제대로 사극을 찍은 건 이번이 처음인데 신인 때처럼 열심히 했다. 앞으로 사극에 더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10. 분량이 적어 아쉬웠지만 존재감은 확실했다. 만족하나?
심형탁: 원래는 분량이 많았는데 작아진 건 확실하다. 작가가 주원과 오연서의 사랑 이야기를 좀 더 다루고 싶었던 것 같다. 배우로서 서운한 점은 조금 있지만 그래도 만족한다. 특히 잘생기게 나와서 좀 만족스러웠다. 하하.

10.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심형탁: 항상 그렇듯 드라마 첫 신이 가장 힘들다. 첫 장면에서 감독님이 인정을 해주면 다음부터는 자유롭게 하게 된다. 내 마음대로 해보고 감독님이 정도를 정해주니까 뒤는 두렵지 않다. 하지만 가장 처음, 첫 대본리딩은 여전히 두렵다.

10. 사전제작은 처음이었는데 어땠나?
심형탁: 기존 드라마와의 차이점을 별로 느끼지 못했다. 기존 드라마처럼 생방송 하듯 찍었다면 시청자들의 반응을 볼 수 있었겠지만 ‘엽기적인 그녀’는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다. 만약 기존 드라마처럼 찍었다면 내가 맡은 춘풍 역의 분량이 조금은 많아졌을까하는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내용은 작가의 판단이니까. 그래도 후반 작업에 힘을 기울이니까 영상미가 좋았다.

10. 귀면탈의 액션이 유독 많았는데 직접 했나?
심형탁: 귀면탈을 보면 활을 쏘고 날아다닌다. 사실을 말하자면 저는 촬영장에 있지 않았다. 감독님은  촬영장 스태프도 귀면탈의 정체를 모르게 하려고 해서 액션은 스턴트 맨이 했다. 그래서 귀면탈을 쓰고 있는 인물의 눈을 보면 내 눈인지 모를 것이다. 마지막 귀면탈 장면에서만 내가 연기 했다.

10. 스태프도 모를 정도였나?
심형탁: 마지막 촬영만을 남겨놓고 현장에 갔는데 스태프 중 한 명이 ‘그런데 귀면탈이 누구야?’라고 하더라. 그 정도로 입 꽉 다물고 비밀을 지켰다. 누군가 말하기를 ‘식스센스’급 반전이라고 하더라. 하하. 요즘은 ‘겟아웃’이라고 하던데. 즐겁게 촬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사진=지앤지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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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소문난 도라에몽 덕후로 알려졌다. 덕후와 연기 중 애정도가 더 높은 것은?
심형탁: 당연히 연기가 1위다. 연기를 해야 제 취미를 할 수 있지 않나.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연기다. 덕후라고 알려졌지만 촬영에 돌입하면 대본만 본다.

10. 본인만의 캐릭터 분석 방법이 있다면?
심형탁: 새 캐릭터로 저와 완전히 다른 사람을 만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중심에 있고 그 다음 여러 모습의 심형탁이 나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엽기적인 그녀’에서 춘풍도 그랬고 tvN ‘식샤를 합시다’, KBS2 ‘아이가 다섯’에서도 그랬다. 제 안에 있는 다양한 모습들을 끌어내 캐릭터에 접목시킨다.

10. 배우로서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심형탁: tvN 드라마 ‘고교처세왕’이라는 드라마에 특별출연을 했을 때 현장 스태프 80%가 저하고 아는 사람이었다. 어색할 줄 알았는데 다들 반겨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심지어 쫑파티에도 초대돼서 갔는데 한 분이 ‘잘 봐. 여기 있는 스태프들이 다 널 좋아하잖아. 그만큼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는 이야기야’ 하는데 순간 짜릿했다. 그런 모습들이 소문을 타고 모르던 감독님들도 ‘심형탁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10. 예능이미지가 강한 배우 중 한 명인데 그런 이미지를 벗고 싶진 않나?
심형탁: 그 부분에 있어서 전혀 고민 없다. 예능에서는 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고, 드라마에서는 ‘그 역할에 맞게 분명히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있다. 그래서 그런 고민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예전에 영화감독님 한 분을 뵀는데 ‘예능에 많이 나오고, TV에 최적화 돼 있어서 영화 쪽은 힘들지 않나’라고 하시더라. 마음이 아프긴 했지만 언젠가 제 진가를 알아주신다면 영화에도 진출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10. 예능이 배우한테 필요한가?
심형탁: 배우는 평소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없지 않나. 예능에 나가면 독이 될지, 약이 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만으로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살 수 있지 않겠나. 비호감을 살 수도 있겠지만 잘만 한다면 자신에게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한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