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윤 “주만이랑 헤어진다고요? 말도 안 돼요”(인터뷰)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송하윤 인터뷰

배우 송하윤이 18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드라마 ‘쌈 마이웨이’ 종영 인터뷰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애교 섞인 목소리에 말은 느릿느릿. 대화를 나누다가도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달곤 부끄러워하는 감수성. 배우 송하윤은 지난 11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 속 백설희 그 자체였다. 연기에 대한 호평엔 수줍어하며 고개를 떨궜고 극 중 남자친구 주만(안재홍) 얘기에 금세 행복한 듯 웃었다. 이별 장면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송하윤은 캐릭터와 완벽하게 동화됐다. 덕분에 배우로서 늦은 전성기를 맞았다. 2000년대 초반 ‘CF스타’로 떠오른 송하윤은 2005년 MBC 8부작 ‘태릉선수촌’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스펙트럼을 넓혔지만 성과를 내진 못했다. 2015년 MBC ‘내 딸 금사월’에서 오월 역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인기가 이어지진 않았다. 이제야 비로소 빛을 본 송하윤에게 기분을 묻자 “부귀영화에 관심 있던 적이 없다”고 했다.

10. 제주도로 23일 포상휴가를 다녀왔던데.
송하윤: 촬영을 하는 동안엔 너무 바빠서 배우들과 같이 밥 먹을 시간조차 없었다. 그래서 제주도에 가게 됐는데 함께하니 너무 재미있는 거다. 2박3일 동안 잠도 안 자고 계속 수다를 떨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녔다. 초성게임을 하다가 손에 상처까지 났다.(웃음)

10. 백설희 캐릭터가 시청자로부터 많은 공감과 사랑을 받아서 애착이 있을 것 같다.
송하윤: 설희는 어떤 캐릭터라기보다 내 자체였다. 캐스팅이 확정되기도 전에 대본을 읽은 뒤 설희가 돼버렸다. 소속사에도 ‘빨리 감독님, 작가님 만나고 싶다’고 보챘다. 이렇게 간절한 적이 없었다. 누군가를 사랑할 줄 아는 설희의 마음이 예뻤다. 가끔 7% 정도 부족해 보이지만 어느 순간엔 200%를 발휘할 만큼 똑똑한 인물이다.

10. 감정적으로 힘든 캐릭터였나?
송하윤: 힘들진 않았다. 마음이 아팠다. 나는 시작하는 연인의 풋풋함이 아니라 권태로움부터 이별까지를 연기했다. 촬영 초반부터 먹먹한 느낌이 있었는데, 11·12회쯤에서는 촬영하면서는 가슴이 너무 아팠다. 삼각구도를 이뤘던 표예진, 안재홍의 얼굴도 보기가 힘들었다. 주만이에게 이별을 고하는 장면을 촬영한 이후엔 집에 가서 혼자 울었다.

10. 연기하며 아쉬웠던 점은?
송하윤: 에피소드를 촬영했는데 편집돼서 아쉬웠다. 극 중 주만(안재홍)이는 비염이다. 주만이가 자다가 순간 수면무호흡 상태가 되는 거다. 그러면 설희가 셋을 세고 ‘자기야, 죽을 뻔 했어’라며 깨운다. 주만이 머리 맡에 양파도 두면서 비염 치료를 위해 애썼다. 촬영을 하면서도 너무 웃겼다.

10. 주만의 변심이 그려지면서 두 사람이 헤어지길 바라는 시청자들도 있었는데.
송하윤: “안 돼요!” 설희는 주만이 자체를 사랑했다. 주만이를 바꾸려고 하지 않았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했다. 투정을 하긴 했지만 사랑하지 않았던 적은 없다.

10. 특히 기억에 남는 신이나 대사는?
송하윤: 보통 한 작품을 마친 후엔 머릿속에 특정한 장면이나 대사가 남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번엔 드라마 전체가 머릿속에 박혀버렸다. 아주 사소하게 흘러가는 장면조차도 소중해서 다 잡고 있었다. 이별을 감지한 여자처럼 모든 기억에 매달렸다.

10. 주만을 연기한 안재홍과의 호흡은 어땠나.
송하윤: 초반엔 리허설을 하면서 맞추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눈만 보면 대사가 나왔다. 그만큼 나와 안재홍 모두 캐릭터와 상황에 빠졌다. 사실 사적인 대화를 나누진 않았다. 어투가 조금만 달라져도 분위기가 바뀔 수 있는 얇은 감정을 연기해야 했다. 그러니 사적인 얘기를 하며 에너지를 쓸 수가 없었다. 안재홍은 편안하면서도 어려웠다.

10. 드라마 촬영 이후 캐릭터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송하윤: 애써 지우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흐려질 순 있겠다. 보통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엔 인간 송하윤과 캐릭터가 분리된다. 하지만 설희는 달랐다. 지금껏 연기를 하며 처음 느껴본 감정이다.

10. 새로움을 느꼈으니 앞으로 연기를 할 때 시각이 달라질까.
송하윤: 어떤 인생이든 잘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2005년 MBC ‘태릉선수촌’을 통해 연기를 시작했다. 연기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였다.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고 좋아하면 표현했다. 순수하게 캐릭터 그 자체였다. 하지만 계속 연기를 할수록 어려워지더라. 열심히 해도 퇴보하는 느낌이 있었다. 지금도 여유가 없지만 그래도 내려놓는 법을 배운 것 같다. 조금은 즐기면서 연기를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든다.

10. 극을 통해 절절한 연애를 했다. 실제로 연애나 결혼에 대한 생각은?
송하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연애도 결혼도 하고 싶다. 연예인이라는 직업 때문에 사랑을 하면 일을 못 하게 될 거라는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 사랑도 하고 연기도 평생 하고 싶다.(웃음)

송하윤 인터뷰

배우 송하윤이 18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드라마 ‘쌈 마이웨이’ 종영 인터뷰를 앞두고 포토타임을 갖고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