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2’‘조선명탐정3’‘베를린2’… 한국영화계, 이젠 시리즈물

[텐아시아=조현주 기자]
'탐정', '조선명탐정2', '베를린' 포스터

‘탐정’, ‘조선명탐정2’, ‘베를린’ 포스터

한국 영화들의 속편 제작이 가속화되고 있다. ‘탐정 2’가 지난달 촬영에 들어간 데 이어 ‘조선명탐정 3’이 다음달 촬영을 시작한다. ‘전우치”베를린”해적’ 등의 속편도 나올 전망이다.

‘탐정2’는 2015년 개봉해 260만명을 모은 ‘탐정: 더 비기닝’의 속편이다. 권상우·성동일·서영희·이일화 외에 이광수·손담비·김동욱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탐정: 더 비기닝’은 셜록을 꿈꾸는 만화방 주인 강대만(권상우)과 베테랑 형사 노태수(성동일)의 비공식 합동 추리작전을 그렸다. ‘탐정2’에서는 탐정사무소 개업 후 사건을 의뢰 받는 추리 콤비 강대만과 노태수가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는다. ‘미씽: 사라진 여자’를 연출한 이언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18년 개봉 예정이다.

‘조선명탐정3’는 명탐정 김민(김명민)과 서필(오달수)의 활약을 그린 영화다.  2011년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과 2015년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이 각각 478만명과 387만명을 동원했다. 1, 2편에 이어 3편에서도 김명민·오달수와 앞선 시리즈를 연출한 김석윤 감독이 호흡을 맞춘다. 김민과 서필은 의문의 흡혈 연쇄 살인사건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추적한다. 드라마 ‘쌈, 마이웨이’로 최고의 주가를 올린 김지원이 기억을 잃어버린 채 이들과 함께 하는 여인으로 존재감을 드러낼 예정이다.

강동원이 주연을 맡은 ‘전우치’의 속편도 나온다. CJ E&M과 영화제작사인 영화사 집은 오는 31일까지 ‘전우치 공모대전’을 개최한다. 시나리오가 아니라 트리트먼트(시나리오를 쓰기 전에 작성하는 구체적인 줄거리) 공모전으로, 대상 1편에 상금 5000만원을 내걸었다. CJ E&M은 “사극 또는 현대극 등 시공간 설정에 제한이 없다. 전우치 캐릭터에 대한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공개 모집해 속편을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9년 개봉한 ‘전우치’는 조선시대 악동 도사 전우치(강동원)가 500년이 지난 현대에 봉인에서 풀려난 후 세상을 어지럽히는 요괴들에 맞서 싸우는 활약상을 그렸다. 한국형 히어로 무비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며 613만명을 동원했다.

2013년 개봉해 716만 관객을 모았던 ‘베를린’도 최근 시즌2 제작을 확정했다. ‘베를린’을 제작한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는 “현재 ‘베를린2’ 시나리오를 집필 중”이라면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정권 등이 변해서 영화의 방향이 크게 세 번 바뀌었다. 아직 ‘베를린’의 프리퀄(이전 이야기)이 될지 번외로 갈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베를린2’ 시나리오는 ‘박열’을 쓴 황성구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시즌1에 출연했던 하정우의 출연이 유력하다. 외유내강은 2015년 개봉해 누적 관객수 1341만명을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황정민·유아인 주연의 ‘베테랑2’ 도 기획 중이다.

'탐정2' 권상우, 성동일, 이광수

‘탐정2’ 권상우, 성동일, 이광수

2014년 개봉해 866만명을 사로잡은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도 속편을 논의 중이다. ‘해적’은 조선의 국새를 고래가 삼키자 이를 찾으려는 해적과 산적, 조정의 무리들과 악당들이 몰리면서 벌어지는 소동극을 그렸다. 김남길·손예진·유해진 등이 출연했다.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신과함께’는 인간의 죽음 이후 저승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한국영화 최초로 1편과 2편을 동시에 촬영했다. 1편의 흥행 여부에 따라 2편이제작되지 않을 수도 있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배우들의 캐스팅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두 편을 한꺼번에 찍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는 전언이다. 제작비만 400억원에 달한다. 하정우·차태현·주지훈·김향기·마동석·이정재·김동욱·도경수·오달수 등 초호화 출연진이 돋보인다. 1편은 오는 12월, 2편은 내년 여름 개봉한다.

할리우드에서는 마블(아이언맨, 스파이더맨, 헐크 등)이나 DC(슈퍼맨, 베트맨, 원더우먼 등)코믹스처럼 방대하고 유기적인 내용과 강한 캐릭터 성격을 바탕으로 한 시리즈 영화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국내에서는 ‘여고괴담’ ‘가문의 영광’ ‘조폭마누라’ ‘공공의 적’ ‘두사부일체’ ‘동갑내기 과외하기’ ‘엽기적인 그녀’ ‘타짜’ 등 손에 꼽힐 정도로 시리즈 제작에 인색했다. 그마저도 영화의 설정이나 배경만 가져오고 주인공이 대거 바뀌는 형식이었다. 무늬만 속편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통상 속편이 나오려면 전편이 흥행에 성공해야 한다. 또 캐릭터와 세계관이 전편과 밀접하게 연결돼야 하는 만큼 속편 제작은 쉬운 일은 아니다. ‘탐정’과 ‘조선명탐정’은 앞선 작품들과 똑같은 캐릭터를 내세우면서도 다른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으로 이야기를 진화,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한국영화의 제대로 된 시리즈물로 주목받고 있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작품이 성공한다고 해도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호흡, 제작 시기 등 한 편의 영화가 시리즈로 제작되기 위해서는 선행돼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면서 “같은 주연진이 똑같은 캐릭터로 세 편을 함께한 ‘조선명탐정’과 2편 제작에 들어간 ‘탐정’이 제대로 자리를 잡는다면 한국 영화계도 진정한 의미의 시리즈물을 계속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해적' 손예진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스틸컷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