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현장] 엑소 만난 VR, ‘1분 30초’ 만에 눈물 흘린 팬들

[텐아시아=김유진 기자]
엑소를 좋아하는 해외 팬이 서울 삼성동 SM타운 코엑스 아티움 5층 전시장에서 엑소 VR 콘텐츠를 감상하고 있다. / 사진=김유진 기자 fun@

엑소를 좋아하는 해외 팬이 서울 삼성동 SM타운 코엑스 아티움 5층 전시장에서 엑소 VR 콘텐츠를 감상하고 있다. / 사진=김유진 기자 fun@

“엑소 오빠들이 저한테 와서 노래 불러주고 춤도 춰주는데 좋아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국내 최고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컴백을 앞둔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 SM타운 코엑스 아티움 앞이 사람들로 붐볐다.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을 통해 엑소를 미리 만나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팬들이다.

SM타운 5층 전시장에서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엑소 코코밥(Ko Ko Bop) VR 무료 체험’ 행사가 열렸다. 하루에 선착순 500명을 대상으로 3일 열린 이 행사에는 총 1500명의 팬들이 참가해 엑소와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행사장에는 엑소 VR 콘텐츠를 앉아서 체험할 수 있는 3대의 투명 부스가 설치됐다. 부스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10시간 동안 쉴 틈 없이 운영됐다.  50분 간 체험한 뒤 10분 동안 기기를 정비했다.

3개의 부스에서 재생되는 1분 30초짜리 VR 영상은 엑소가 새 앨범을 작업 중인 스튜디오에 팬(VR 이용자)을 초대해 신곡 ‘코코밥’을 들려주는 콘셉트로 제작됐다. 부스별로 설치된 VR콘텐츠에는 각각 다른 엑소 멤버들이 두세 명씩 VR 이용자의 전면과 좌우에 등장했다. 이들은 체험자 앞에서 춤을 추거나 옆에서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며 마치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말을 걸고 행동했다.

팬들에게 ‘눈앞의 엑소’를 실현해준 VR콘텐츠는 SM엔터테인먼트 프로듀싱 본부가 기획과 제작 총괄을 맡고, 3D 오디오 VR 솔루션 기업인 ㈜디지소닉(DIGISONIC)이 협업해 탄생했다.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는 자사 아티스트를 활용한 VR콘텐츠를 제작했지만 지금처럼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디지소닉 김지헌 대표는 이에 대해 “VR을 통해 그 사람과 호흡했다는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인물이 너무 검게 표현돼 이용자와 교감이 어려웠다. 이용자가 가상현실 안에서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하느냐가 중요한데 그게 없으면 그냥 영화 한 편을 본 느낌만 주게 된다”고 아쉬워했다.

㈜디지소닉(DIGISONIC) 김지헌 대표가 서울 삼성동 SM타운 코엑스 아티움 5층 전시장에 설치된 부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유진 기자 fun@

김지헌 ㈜디지소닉(DIGISONIC) 대표가 서울 삼성동 SM타운 코엑스 아티움 5층 전시장에 설치된 부스 앞에서 VR콘텐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김유진 기자 fun@

기존 콘텐츠의 약점을 보완하자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번 행사는 시작 이틀 전 SM엔터테인먼트 공식 SNS를 통해 짧게 홍보했다. 하지만 행사 당일 SM타운 앞에는 선착순 500명에 들기 위해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킨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김 대표는 “여기 오는 10명 중 1명은 전날부터 밤을 새운 팬들이다. 그 중 2명은 울면서 돌아간다. (엑소를 보고) 좋아서 우는 사람도 있고 선착순에 들지 못해 우는 사람도 있다. 일부는 영상이 짧다고 화를 내기도 한다. 대체로 돈을 낼 테니 길게 보여 달라는 요청이 많다. 그 정도로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VR 체험을 위해 전날 경기도 광주에서 올라와 밤을 새웠다는 이예원 양(18)은 체험 후 “너무 좋다. 밤새 (VR 기기를) 쓴 채 살고 싶을 정도다. ‘최애(가장 좋아하는)’ 멤버 디오와 찬열이 저한테 와서 노래를 불러주고 춤도 춰주는데 좋아서 미치는 줄 알았다”며 “다른 버전을 보기 위해 또 밤을 샐 생각도 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에서 6개월째 워킹홀리데이를 경험 중인 제이드(24)는 SNS를 통해 행사 소식을 접하고 찾아왔다. 그는 “한국 가수 중 엑소를 가장 좋아한다. 엑소를 가까이서 보고 싶고 듣고 싶은 마음에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향후 유료 콘텐츠가 나온다면 충분히 구매할 의사가 있다”라고 후기를 올렸다.

선착순 500명 안에 든 엑소 팬들이 '엑소 VR 콘텐츠 체험' 부스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사진=김유진 기자 fun@

선착순 500명 안에 든 엑소 팬들이 ‘엑소 VR 콘텐츠 체험’ 부스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사진=김유진 기자 fun@

김 대표는 “현재까지 VR로 제작된 킬러콘텐츠가 없다. 대부분 게임으로 제작되는데 제작비에 비해 파급효과는 크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대중이 열광하는 K팝 콘텐츠와 3차원 오디오 기술, VR이 결합된 몰입형 콘텐츠를 제작했다. VR의 장점은 1:1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인 공연은 나를 위한 공연이 아닌데 VR은 나만을 위한 콘텐츠로 구성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SM엔터테인먼트와 김 대표는 이밖에도 VR을 기반으로 한 가상 오디션 및 소셜 노래방 플랫폼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 중이다.  저가 VR 기기의 등장으로 VR 시장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K팝의 인기와 글로벌 팬덤이 뒷받침되면서 앞으로의 전망은 더욱 밝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Creative(창조)+Technology(기술)’를 강조하면서 VR 음악콘텐츠 시장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이 분야를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면 더 좋은 시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유진 기자 fu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