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친 여사친’ 열풍, 왜 그렇게 뜨거워?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남사친 여사친'(위부터), '내 사람 친구의 연애', '연애플레이리스트', '쌈, 마이웨이' / 사진제공=SBS, Mnet, 네이버TV, KBS2

‘남사친 여사친'(위부터), ‘내 사람 친구의 연애’, ‘연애플레이리스트’, ‘쌈, 마이웨이’ / 사진제공=SBS, Mnet, 네이버TV, KBS2

‘남사친·여사친’ 바람이 뜨겁다. 최근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과 웹플랫폼까지 ‘남사친·여사친’ 열풍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남사친·여사친은 성별만 다를 뿐 이성의 감정은 없는 친구를 뜻하는 신조어다.

연인 관계가 아님을 강조하는 남사친·여사친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어떤 식으로든 연인으로 발전하거나 이별하는 일반적 연애의 감정선보다 전개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남사친·여사친은 친구로 시작해서 친구로만 끝날 수 있고 아슬아슬한 ‘썸’만 타다 끝날 수도 있다. 연인으로 발전되더라도 친구로 시작한 관계이기에 우여곡절의 사건들을 거쳐야 한다.

때문에 남사친·여사친은 멜로물에 넣으면 재밌는 코드다. 친구라는 외피 아래 좋아하는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아 괜히 좋아하는 사람에게 퉁명스럽게 대하는 캐릭터를 표현하기에도 적합하다.

이 같은 남사친·여사친 코드를 잘 활용한 것이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쌈, 마이웨이'(극본 임상춘 연출 이나정 김동휘)다. ‘쌈, 마이웨이’의 남녀 주인공 고동만(박서준)과 최애라(김지원)는 코흘리개 때부터 20대 중반까지 절친하게 지낸 소꿉친구다. ‘쌈, 마이웨이’는 언젠가부터 이성적 매력을 느끼게 된 이들의 미묘한 기류를 현실적으로 그려내 인기를 끌었다. 네이버TV·유튜브·페이스북 등에서도 콘텐츠가 쏟아지는 다매체 시대에서도 시청률 10%대(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순항한 기록이 이를 입증한다. 최고 시청률은 가장 마지막회의 13.8%였다.

네이버TV·유튜브·페이스북을 통해 방송되는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도 남사친을 놓고 사랑과 우정 사이의 경계에 있는 짝사랑을 주요 소재로 한다. 남사친·여사친 코드를 현실적으로 그려내 20대 초반 대학생들에게 큰 공감을 얻은 이 드라마는 1억 뷰를 돌파했다. 식지 않는 인기에 힘입어지난달 29일엔 시즌2를 시작했다.

지상파와 케이블의 예능 프로그램에도 남사친·여사친 열풍이 번졌다. SBS는 지난 12일 3부작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미안하다 사랑하지 않는다 남사친 여사친'(작가 김명정 연출 이지원, 이하 ‘남사친 여사친’)을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엔 연예계의 실제 남사친 여사친인 신지·김종민, 고은아·정준영, 예지원·이재윤·허정민이 등장한다.

이 세 부류가 가진 관계의 결은 모두 다르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이지원 PD는 이처럼 서로 다른 관계성을 지켜보는 것이 ‘남사친 여사친’의 관전 포인트이자 차별점이라고 말했고 이는 적중했다. 첫 방송 시청률 3%를 기록했다. 수요일 예능 프로그램의 강자로 오랫동안 군림해 온 MBC ‘라디오스타’를 이기긴 어렵지만 파일럿 예능 프로로선 안정적인 수치다. 방송 후엔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Mnet도 오는 8월 중 예능 프로그램 ‘내 사람 친구의 연애'(연출 여지나 송경혁)’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랑보다는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남사친 여사친의 진짜 사람 찾기 여행’가 콘셉트다. Mnet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제작진은 “요즘 청춘들의 트렌디한 사랑 찾기 방식와 연애관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연진도 일반인이다. 현실적으로 그려낼 남사친·여사친 코드에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남사친·여사친 트렌드는 현 세대에게 새롭게 자리잡은 연애관과 결혼 풍속을 반영한다”며 “결혼을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청춘이 늘어나면서 굳이 결혼하지 않더라도 오래 갈 수 있는 관계를 새롭게 주목하게 돼 남사친·여사친 열풍이 탄생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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