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도대체 무슨 생각이신가요

강용석, 그를 만나러 가는 목적은 분명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물어보고 싶었다.

최근 몇 년 사이 그의 인생은 보는 이들을 아슬아슬하게 만들 정도로 롤러코스터 같았다. 서울대와 하버드 로스쿨 출신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한나라당으로 출마해 국회의원이 됐다. 승승장구하던 인생은 2010년 대학생들과 술자리에서의 아나운서 비하발언으로 곤두박질 쳤다. 정치계 생명은 위태로워졌다. 그는 아나운서들에 고발당했고, 한나라당에서는 제명됐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강용석의 행보를 보라.

당시 우리의 예상 가능한 범주 밖에서 강용석은 그만의 놀이터를 만들었다. KBS 2TV < 개그콘서트>에서 자신을 풍자한 개그맨 최효종을 집단모욕죄(아나운서들이 그를 고소한 것과 같은 사유)로 고소해 2011년 당시 가장 황당한 뉴스에 랭크되는가 싶더니,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고소한 것이라며 취하해 우리의 뒤통수를 쳤다. 지난해에는 Mnet 오디션 프로그램 < 슈퍼스타K >에 깜짝 지원해 가족을 위한 선물이라며 노래를 열창하는 이색 행보를 보였다.

그리고 올해 이름 석 자를 내건 시사 프로그램(tvN < 강용석의 고소한 19>)이 생겼고, 연예계 대표 독설가인 김구라와 자신과는 정반대의 정치적 행보를 걷는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과 머리를 맞대고 앉은 JTBC < 썰전>은 요즘 종편채널에서 가장 핫한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 정계에 이런 인물은 전무후무하다. 방송인으로 자리 잡고 있는 요즘, 여전히 정계 복귀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그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들이 숨어있는 것일까.

Q. 강용석을 향한 방송가의 평가를 들어보니, ‘똑똑한 사람.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몰고 올지 정확하게 예측하고 계산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강용석 : 계산까진 잘 모르겠다.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기는 하다. 하지만 예측한다고 예측대로 되는 것은 아니니까. 최효종 씨를 고소한 것은 이미 여러 번 말씀드렸듯, 그런 결과를 예측하고 행동한 것이었다. < 슈퍼스타K >의 경우 그렇게까지 반응이 일지는 몰랐으나 내가 생각한대로 좋은 쪽으로 흘러갔다.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그러한 건가.

Q. 과거의 위기를 꽤 많이 극복한 듯 보이고, 방송에서도 자리잡았다. 이제는 전화위복이라고 해야 하나.

강용석 : 전화위복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하여간 그런 것 저런 것 다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과거에 연연하는 성격이 아니다. ‘과거에 내가 이렇게 행동했더라면 더 나아졌겠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나를 계산적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언제나 나의 현 상태를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하니까 어떻게든 합리화한다.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좋게 본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이니까.


Q. 방송과 정치, 어떤 게 더 재미있나.
강용석 : 둘 다깊이 못해봐서 아직 잘 모르겠다. 뭐가 더 낫다고 섣불리 말을 못하겠다. 방송은 내게 맞는다, 안 맞는다고 했다 또 어떻게 될지 몰라 그저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 중이다.

Q. 방송에서 정계 복귀를 희망하는 발언을 여러 번 했는데, 굳이 정치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을까 싶다.

강용석 : 꼭 돌아가고 싶다고 돌아가지는 것은 아니니까. 모르죠. 하지만정치권에서 조언을 해주시는 어떤분이 대만 가수 등려군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다. 지금은 대만의 국민가수이지만 사실 대만에서는 잘 풀리지 않았던 가수였고 일본에서 성공해 돌아온 케이스다.정계에서는 잘 풀리지 않아방송계에서 활동 중인 나는 등려군처럼 여기서입지를 굳혀 다시(정계로)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Q. 모든 국회의원의 꿈은 대통령이라고 했다.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강용석 : 통일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지금처럼 저렇게 가면 통일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주변 국가나 남북한에서도 통일을 원하는 세력이 힘을 못 받고 있어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을 위해서는 어떤 초인적인 능력이 필요할 것 같다. 나는 이미 평시에 대통령을 하기는 틀린 것 같다. 위기 시에 가능하리라 본다. 나처럼 위기관리를 해온 사람이라면 맡겨볼만하지 않을까 싶은 그런 상황 말이다.

 

Q. 방송인 강용석의 목표는.

강용석 : 시청률 15%. 15% 짜리 프로그램을 하면 느낌이 어떨까 궁금하다. 1%에서 2%로 가는 것도 확 다르더라. 2%는 2배니까. 그런데 15%가 되면 과연 어떨까.

Q.방송을 통해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바뀌었다는 평이 있는데, 체감하고 있나.
강용석 : 얼마 전 정치권 인사들과 점심 먹고 차 마시러 와플가게에 갔다. 20~30대 회사원들이 내게 와서 사인해달라고 하고 함께 사진 찍자고 하더라. 같이 있던 선배가 ‘야, 너 몇 선을 한다고 이렇게 되겠냐’ 하시더라. 정치권에 계속 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지.

Q. 오늘 인터뷰를 하자고 한 이유 중에는, 실제 만나면 어떤 사람일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다. 방송에서 김구라와 이철희 소장이 한 말처럼 실제로는 정말로 생각보다 나쁜 사람이 아닌 걸까 내심 궁금했다(웃음). 다른 정치인들도 실제 만나보면 의외로 유머감각이 있을까.

강용석 : 정치인을 실제로 만나보면 까칠한 사람 별로 없다. 대부분 다 동네 사람처럼 푸근하다. 비춰지는 모습들이 늘 엄숙하고 심각한 모습이라 그렇지. 개인적으로 호감이 안 가는 사람이 어떻게 지역구에서 당선이 되겠나.

Q. 프로그램 이야기로 돌아가면 유독 < 썰전>은 그렇게 출연를 고사했었다고.

강용석 : < 고소한 19>만 하더라도 확실히 교양이라고 생각해 하게 됐는데, < 썰전>은 예능 PD들이 만드니 완전히예능이라고 생각했기에 주저했다. 몇몇 지인들이‘한 번 예능으로 가면 못 돌아온다’고조언하기도 했다.하지만 결정적으로 넘어간 계기는 여운혁 CP가 예능 프로그램 PD는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이 출연자들에 호감을 느끼게 할 것인가에 주력한다고 하더라. 확실히 호감을 느끼게 만들어준다는 말에 결심을 굳혔다.

Q. < 썰전>에서의 발언들의 수위는 아슬아슬한데, 정계 인맥들에게서 항의는 없나.
강용석 : 몇몇 분이 전화를 주시기도 했지만, 항의보다는 해명에 가까웠다. 내가 뭐, 현역 의원은 아니고 새누리당 당원도 아니니까. 사실 언론인이라고 생각하면 누구나 다 하는정도 아닌가.

Q. 요즘 가족들은 많이 좋아하겠다.

강용석 : 식구들은 워낙에 덤덤하다.큰 일을 많이 겪지 않았나.

 

글.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이진혁 eleven@tenasia.co.kr
편집.홍지유 ji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