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신>, 미스김의 빨간 내복쇼 이면에는…

KBS2 <직장의 신> 6회 2013년 4월 16일(화)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학자금대출 상환으로 첫 월급이 다 사라지면서 백 하나 장만하겠다던 주리(정유미)의 소박한 꿈도 함께 날아간다. 대신 엄마가 사준 짝퉁백만이 그녀를 위로한다. 홍초의 홈쇼핑 편성을 위한 미팅 자리에서 엉겁결에 주리의 짝퉁백이 생방송에 투입되고, 자신의 백이 명품과 비교당하며 처참히 훼손되자 흥분한 주리는 대형 사고를 친다. 결국 홍초의 편성불가 통보가 떨어지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미스김(김혜수)이 나선다.

리뷰

지구에 아마존이 있다면, 직장의 신엔 미스김이 있다. 미스김은 이 드라마의 허파다. 매회 단편적인 에피소드로 진행되는 빈약한 서사를 메우고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건 단연 미스김 캐릭터와 이를 연기하는 배우 김혜수다. 오늘 방송은 특히 미스김의 원맨쇼가 돋보였던 한 회였다. 느라지아 빨간 내복쇼는 화룡점정! 지난 번 탬버린 쇼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한 번의 숨 막히는 몸 연기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울렸다. 다음번엔 어떠한 몸 연기를 선보일지 부푸는 기대를 막을 재간이 없다. 대체 김혜수란 배우가 입지 못할 옷이란 무엇인가. 과연 그녀는 신축성의 대명사 '느라지아'(드라마 속 속옷브랜드)같은 배우가 아닌가.

회를 거듭할수록 미스김을 특징하는 중요한 상징체가 있다. 바로 자격증. 포크레인 기사 자격증에서부터 러시아어 자격증, 1종 대형 면허증, 그리고 오늘 등장한 역학 카운슬링 자격증과 미용사 자격증, 항공 정비사 자격증까지. 적재적소에서 팀을 구하고 장규직(오지호)을 할 말 없게 만드는 무려 124개에 달하는 미스김의 자격증. 그녀에게 자격증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의 상처를 덮어내는 반창고다. 치료약이 아니다.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고 오히려 덧나 그녀 자신을 괴팍한 인간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조금씩 자격증으로 뒤덮인 환부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자격증의 포화는 그녀의 상처가 얼마나 크고 아픈 것인지를 방증한다. 그 상처의 뿌리에 과연 무엇이 있을지 그래서 주목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뉜 세계 어느 곳과도 연대하지 않고 단독자로서 생존하는 방법, 그것은 결코 훌륭한 처방이 아닌 듯하다. 똑같은 사원증이지만 실은 똥이고 실은 된장인 저마다의 사람들이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하지 않고 그저 하나의 인류로서 서로를 맞이할 때, 상처가 덧나는 일 없이 건강한 새 살을 돋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거 참 더럽게 어려운 일입니다만.

수다 포인트

– 미스김의 양치질은 하나의 연주와도 같았습니다. 정교한 박자감과 시원스런 음색. 혹 메트로놈 켜고 양치하나요.

– “그럼 6시라서 전 이만 퇴근해보겠습니다 팀장님.” 읽는 법. 그럼=됐고, 6시라서=이것으로 이유는 충분하다, 전 이만=최소한의 예의다, 퇴근해보겠습니다 팀장님=너 나 찾지 마라!

– 원석은 세공을 해야 가치가 더하죠. 주리 씨도 열심히 삶을 갈고 닦아 빛나는 아쿠아마린이 되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