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유사중간광고 꼼수, 등장 배경은?

[텐아시아=김수경·박슬기 기자]
'파수꾼', '엽기적인 그녀', '최고의 한방' / 사진제공=MBC, SBS, KBS2

‘파수꾼’, ‘엽기적인 그녀’, ‘최고의 한방’ / 사진제공=MBC, SBS, KBS2

지상파 방송에 예고 없는 유사 중간광고가 도입됐다. 지난해부터 일요일 예능을 시작으로 조금씩 확산되던 것이 드라마, 예능을 아우르며 본격적으로 점령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각 방송국들은 유사 중간광고가 아니라 프리미엄CM이라 주장한다. 지상파가 주장하는 프리미엄CM은 Premium Commercial Message(이하 PCM)로,상업방송 프로그램 사이에 끼워 넣는 짧은 프리미엄 광고다. 프리미엄이 붙는 만큼 광고가는 일반광고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MBC는 예능 ‘라디오스타’‘발칙한 동거-빈방있음’‘나 혼자 산다’‘일밤-복면가왕’에 먼저 도입한 후 드라마 ‘파수꾼’‘군주-가면의 주인’에서 본격 시행했다. SBS는 예능 ‘백종원의 3대천왕’‘주먹쥐고 뱃고동’‘런닝맨’‘판타스틱 듀오2’‘미운 우리 새끼’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엽기적인 그녀’에 도입했다. KBS는 후발대로 예능 드라마 ‘최고의 한방’과 ‘해피투게더3’에 적용시켰다.

시청자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비판 여론을 쏟아내고 있다. 예고 없는 유사 중간광고 때문에 시청하는 데 방해가 됐기 때문이다. “70분 방송에 중간 광고가 웬 말이냐” “너무 당황스럽다” “이건 완벽한 꼼수다” “편법 아니냐” “중간광고로 프로그램에 재를 뿌린다” 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지상파가 PCM을 시행하게 된 데엔 부진한 광고매출액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2년간 각 방송사별 광고매출액의 추이를 살펴보면 SBS의 시청점유율과 가구시청률은 제자리 걸음인 데 비해 광고매출액은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TV 광고 수익을 올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양새다. PCM을 처음으로 도입한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부터 구매력이 있는 2049 시청률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MBC 또한 2년간 가구시청률과 시청점유율이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KBS2는 가구시청률과 시청점유율 둘 다 지속적 하락세를 보였다. 두 방송사의 TV 광고 수익 또한 지지부진했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프로그램 앞뒤에 붙는 일반 광고의 비용은 15초당 평균 1350만원이다. PCM은 15초당 2700만원가량으로 약 2배 차이가 난다. 지상파에게 PCM이 고육지책으로 다가온 이유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지상파의 PCM을 제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PCM은 법에 위반되는 사항이 없으며 2015년부터 시행된 광고총량제 덕분에 방송국의 광고 활용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광고총량제란 방송광고의 전체허용량을 제한하고 시간과 횟수 또는 방법 등에 관한 사항은 방송사 자율로 정하는 제도다. 지상파들은 이를 적극 활용한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상파가 PCM을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광고총량제 때문에 가능한 형태다. 광고총량에만 위반하지 않으면 되기 때문에 PCM도 법률상 광고의 일종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방통위가 지상파에 과태료 처분을 내리거나 제재를 하기에는 애매한 입장이다. 방통위는 “PCM을 현행 법률상 제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PCM에 따른 법률 제도가 없기도 하고 PCM이 위반인지 아닌지 이를 판단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며 “일단 시청자들의 시청 방해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지정 유도를 하고 있다. 현재 내부에서 종합적으로 꾸준히 검토 중이며 다양한 방면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사 광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Kobaco(이하 코바코)의 입장은 어떨까. 코바코는 “공사는 방송사의 고유권한인 프로그램 편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지 않다”며 PCM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지상파에게도 속사정은 있다. MBC는 지상파 TV의 매출액이 최근 급감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변화된 방송 산업 환경에서 지상파방송사업자에 대한 중간광고 금지는 이미 그 당위성과 실효성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모바일 콘텐츠 시청과 클립 단위 콘텐츠의 소비가 급증하는 등 시청 행태의 변화가 뚜렷해지면서 기존 방식의 장시간 편성은 시청자의 몰입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되어 왔다. 지상파방송사업자들은 시청자의 시청 피로도를 낮추고 프로그램 매력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일부 프로그램에 한해 연속 편성을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BS는 “PCM 도입을 제일 늦게 했지만 선후의 차이는 없는 것 같다. PCM이라는 광고 형식이 새로 생긴 것이 아닌가. 그것을 도입한 것뿐이다. 최대한 시청이 불편하지 않게 흐름에 지장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SBS는 “요즘 드라마의 성패와 수익은 비례하지 않는다. 드라마가 성공적으로 마쳤다 할지라도 제작비와 출연료, 작가 원고료 때문에 흑자는커녕 계속해서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라도 수익을 내기 위해 PCM을 도입한 것은 맞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상파와 비지상파 경계가 없어지는 상황에서 지상파에게만 유사 중간 광고(PCM)를 금지하는 것은 역차별일 수도 있다”며 “드라마 제작 환경과 매체 환경이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간 광고는 지상파에게도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PCM을 넣는 과정에서 시청자들과의 소통은 부족했다”며 공감과 소통의 부재 또한 문제였음을 강조했다.

김수경·박슬기 기자 ksk@tenasia.co.kr, psg@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