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인디] 잔나비라는 신세계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잔나비 / 사진제공=페포니뮤직

잔나비 / 사진제공=페포니뮤직

21세기의 인디 뮤지션은 전방위적이다. ‘아는 사람만 간다’는 홍대 어느 공연장의 작은 무대에서 벗어나 역주행 돌풍을 일으키는가 하면 ‘음원 깡패’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음원 강자로 우뚝 서기도 한다. 연인처럼 달콤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는 가수를 뜻하는 ‘고막 여친(남친)’도 21세기의 인디신에서 탄생한 신조어다. 음원 차트는 물론 드라마 OST와 페스티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디와 메이저의 경계를 허물며 활약 중인 ‘21세기 인디 뮤지션’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두 번째 주자는 잔나비다.

인디와 메이저의 경계를 허물며 활동 중인 21세기 인디 뮤지션들은 때로 아이돌 못지않게 탄탄한 팬덤을 생성하기도 한다. 잔나비가 그런 예다.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규모는 아이돌 팬덤보다 작지만 막강한 결집력을 자랑한다. 새로운 팬들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여덟 번의 단독 콘서트 개최라는 쾌거가 이를 입증했다. 데뷔한  지 3년밖에 안 된 인디 밴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횟수다. 지난 15~16일 이화여자대 삼성홀에서 열린  여덟 번째 단독 콘서트 ‘Stop, look, and listen’은 2분 만에 매진됐다.

잔나비가 작지만 강한 팬덤을 구축할 수 있었던 데는 독창적 음악 세계와 이를 생생히 느낄 수 있는 공연이 큰 몫을 했다. 잔나비의 음악 세계는 확고한 색채를 띄고 있다. 유행이라는 EDM도 좇지 않았고 인디 밴드라고 해서 어쿠스틱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정통 록 감성으로 멜로디를 만들면서 고루하지 않게 청춘의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이 잔나비 음악만의 매력이다.

잔나비는 독창적 아이디어를 더해 공연 무대 위에서 음악 세계를 생생하게 구현했다. 지난 주말 열린 콘서트 ‘Stop, look, listen’은 폐오페라 콘셉트로 진행됐다. 버려진 오페라 극장처럼 꾸민 콘서트 무대와 잔나비띠를 상징하는 원숭이가 그려진 깃발 등은 팬심을 저격하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말 단독 콘서트 ‘JANNABI AND NEW WORLD’에서는 잔나비가 교주가 된 듯한 콘셉트로 열렸다. 이는 모두 리더이자 보컬인 최정훈의 아이디어다. 잔나비 특유의 감성을 배가하는 아이디어들로 꾸며진 무대는 팬들에겐 잔나비가 부른 드라마 OST 제목처럼 ‘파라다이스’가 따로 없었다.

잔나비 단독 콘서트 'Stop, look, and listen'(위), 'JANNABI AND NEW WORLD'(아래) / 사진제공=페포니뮤직

잔나비 단독 콘서트 ‘Stop, look, and listen'(위), ‘JANNABI AND NEW WORLD'(아래) / 사진제공=페포니뮤직

잔나비의 매력을 먼저 알아본 방송 매체는 tvN이었다. 잔나비는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부터 ‘구여친클럽’ ‘두번째스무살’ ‘디아마이프렌즈’ ‘혼술남녀’까지 OST를 불렀다. tvN OST 관계자는 “잔나비는 젊은 감각과 다양한 감성을 새로운 음악으로 표현하는 밴드”라며 이것이 잔나비와의 작업을 지속한 이유라고 밝혔다. ‘tvN 공무원’이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로 다작한 OST는 잔나비의 대중적 인지도를 높인 계기가 됐다.

이후에는 네이버 뮤지션리그가 주목했다. 잔나비는 지난 1월 네이버 뮤지션리그와 V앱 합작 프로그램인 ‘히든트랙 넘버 V’의 첫 번째 주인공이 됐다. ‘히든트랙 넘버 V’는 잠재력 있는 뮤지션을 발굴해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이다. ‘히든트랙 넘버 V’ 첫 주자가 된 잔나비는 한 달간 가수 윤종신과 함께 눈도장 라이브, 자율 스팟 라이브 등 여러 방송을 진행했다.

지난해 8월 정규 앨범 ‘몽키 호텔(Monkey Hotel)’을 발매한 잔나비는 지금 다음 앨범을 준비 중이다. 특유의 매력으로 팬들을 사로잡으며 ‘인디계 아이돌’로 불리는 잔나비의 활동에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