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줌인 ㅣ <오블리비언> vs <전설의 주먹> 그리고 <지슬>

톰 크루즈 주연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오블리비언>과 강우석 감독의 신작 <전설의 주먹>이 맞붙었다. 그 결과 <오블리비언>의 우세승. 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 관심을 끄는 한미 기대작 두 편이 동시에 개봉됐음에도 지난주와 비슷한 흥행 성적이다. 매주 새로운 작품이 1위에 등극하곤 있지만 얼어붙은 극장가를 뒤흔들 만큼 폭발적인 흥행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두 작품 보다 2013년 15주차(12일~14일) 박스오피스에서 더 눈에 띄는 건 독립영화 <지슬>이다. 다시금 10위권에 진입, ‘잘 만들어진’ 독립영화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15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오블리비언>은 638개(상영횟수 9,347회) 상영관에서 53만 69명(누적 62만 425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개봉 첫 주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맞선 <전설의 주먹>은 733개(9,091회) 상영관에서 47만 8,888명(누적 67만 6,850명)으로 뒤를 바짝 쫓았다. 주말 3일 동안 성적은 <오블리비언>이 앞섰지만 누적 관객은 <오블리비언> 보다 하루 앞선 10일 개봉에 들어간 <전설의 주먹>이 우위를 점했다. 딱 10일 하루만큼의 성적이 더해졌다. 또 상영관수에서는 <전설의 주먹>이 100여 개 많았지만 상영시간의 차이로 상영횟수에서는 <오블리비언>이 300회 가량 더 많았다. 어찌됐든 황정민 유준상 윤제문 등 충무로 명배우와 ‘승부사’ 강우석 감독을 내세운 <전설의 주먹>이 조금 더 아쉬움을 가질만한 상황이다. 한 치 양보 없는 경쟁을 펼친 두 작품,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상위권 흐름

<오블리비언> <전설의 주먹>, 이 두 편의 개봉과 함께 <런닝맨> <지.아이.조2> <연애의 온도> <파파로티> 등 전주 1~4위 작품이 모두 2계단씩 하락했다. 문제는 감소폭. 상영관수와 상영횟수가 대폭 줄어들면서 50% 이상 관객이 줄어들었다. 442개(5,828회) 상영관에서 25만 2,122명(누적 103만 9,137명)을 동원한 <런닝맨>은 개봉 첫 주보다 49.8%(24만 9,782명) 줄어들었다. 125개(전주 567개), 2198회(전주 8,026회)의 감소를 극복하지 못했다.

개봉 2주 만에 누적 100만 돌파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나마 다른 작품에 비하면 양호한 편. 개봉 3주차 주말을 보낸 <지. 아이.조 2>는 344개(4,837회) 상영관에서 10만 3,867명(누적 178만 4,578명)을 불러 앉히는데 그치며 전주보다 무려 77.6%(36만 740명) 관객이 감소했다. <지.아이.조2>는 지난주 604개 상영관에서 9,491회 상영됐다. <런닝맨> 보다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연애의 온도>와 <파파로티>는 각각 288개(3,030회) 상영관에서 6만 9,005명(누적 179만 5,791명), 211개(1,556회) 상영관에서 3만 9,438명(누적 168만 2,585명)을 기록했다. 전주보다 66.5%(13만 7,151명), 73.1%(10만 7,012명) 감소했다.

주목! 이 영화

독립 영화 <지슬>이 드디어 일을 냈다. <지슬>은 70개(490회) 상영관에서 1만 405명(누적 11만 3명)을 동원해 9위에 랭크됐다. 특히 <지슬>은 지난 12일 10만 관객을 돌파한데 이어 14일 누적 11만을 넘어섰다. 상업영화 500만 돌파에 버금가는 의미다. 독립영화 극영화로선 2009년 개봉된 <똥파리>(12만 3,046명 동원) 이후 4년 만이다. 제주 4.3 사건이란 다소 무거운 주제와 흑백영화임에도 빼어난 영상미와 해학으로 관객들의 자발적인 추천 릴레이를 끌어내며 흥행에 불을 지폈다. 또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최고상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슬>이 <똥파리>의 최종 흥행 기록을 넘어 <워낭소리> 열풍으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다. 한편, <7번방의 선물>은 50개(336회) 상영관에서 5,624명을 불러 모으며 누적 1,279만 9,869명을 기록했다. 순위도 지난주보다 5계단 떨어지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맹위를 떨쳤던 <7번방의 선물>,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신규 개봉작

<오블리비언>과 <전설의 주먹>을 제외한 신규 개봉작 중 2편이 10위권에 진입했다. 애니메이션 <꼬마영웅 경찰차 프로디>가 229개(1,554회) 상영관에서 2만 8,972명(누적 2만 9,812명)으로 개봉 첫 주 7위에 랭크됐다. 또 18년 만에 재개봉된 <레옹>이 75개(351회) 상영관에서 9,160명(누적 1만 1,835명)으로 개봉 첫 주 10위에 올랐다. 이 외에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베르세르크>이 13개(112회) 상영관에서 2,390명(누적 3,503명)으로 마니아 팬을 불러 모았다.

이번주에는
<공정사회>(좌), <노리개> 스틸 이미지.

18일에는 색깔이 뚜렷한 영화들이 대거 개봉된다. 마동석이 주연을 맡은 <노리개>는 몇 해 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특정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등 호기심 가득한 ‘연예계 성상납’이란 소재를 담고 있다. 대중의 호기심이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또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판타지물 <뷰티풀 크리쳐스>, 우디 앨런 감독의 <로마 위드 러브>, 제임스 맥어보이 주연의 <테이크다운> 등이 대중의 지지를 노린다. 자신의 딸을 성폭행한 범인을 직접 잡은 엄마의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장영남 주연의 <공정사회>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