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뒤엉킨 세계가 합쳐지기 시작했다

<나인> 뒤엉킨 세계가 합쳐지기 시작했다

tvN <나인 : 아홉번의 시간 여행> 10회 2013년 4월 9일 (화) 오후 11시

 

다섯 줄 요약

선우(이진욱)가 과거에 남기고 온 단서를 통해 영훈(이승준)은 선우가 뇌종양에 걸리기 전 그를 구하는 데 성공한다. 결국 바뀐 과거로 인해 살아난 선우는 메인 뉴스의 앵커 자리에까지 오르지만, 여전히 민영(조윤희)이 자신의 조카라는 사실과 곧 민영이 결혼한다는 현실에 슬픔을 느낀다. 한편 20년 전의 선우(박형식)는 2012년의 선우(이진욱)가 자신을 찾아오길 바라며 집안 곳곳에 메시지를 남긴다. 그리고 민영은 자신이 ‘주민영’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 낸다.

 

리뷰

무엇보다 그 동안 ‘어째서?’라는 의문을 자아내게 했던, 현재가 바뀌었음에도 변함없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던 물건(LP판, 향)들이 그저 쓸데없는 부산물로써가 아니라 제 기능을 하게 되면서 인물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변한 과거와 그로 인해 변한 현재의 모든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인물은 선우와 영훈(이승준) 뿐 이었지만, 분할되어 있던 몇 개의 세계가 아이템으로 인해 뒤엉키면서 <나인>의 세계들이 요동치고 있다.

 

이전까지 <나인>은 하나의 축으로 유지되고 있던 과거와 현재의 인과관계를 ‘시간 여행’을 통해 뒤흔들어 현재를 여러 가지 결과물로 나누어 놓았다. 선우와 영훈을 제외하고는 그 나뉘어진 결과에 대해 모두 아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변화시켜 놓은 시간과 과거에서 멋대로 가져온 물건들이 인물들의 기억을 각성하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오게 되면서, 현재 나뉘어져 있던 세계는 뒤엉켜 하나로 합쳐지기에 이르렀다. 극의 절반이 지난 지금, 여러 개의 축으로 나뉘어져 있던 이 세계들이 다시 하나의 축으로 급격하게 수렴하면서 모든 결과와 기억들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선우의 통증이 여전히 바뀐 현재에 잔존하고 있는 것도, 응당 선우가 모두 기억하고 있어야 할 과거의 생각들이 기억나지 않아 일기장이라는 아이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도, 민영이 결국 아이템을 통해 모든 것들을 기억해 낸 것도 결국은 선우가 시간을 오가며 남겨 놓은 물건의 단서들 때문이다. 이렇게 시공간을 오간 물건들은 결국 남겨진 사람들을 흔들고, 시공간은 다시 하나의 축으로 모이기 시작한 것이다.

 

10회의 <나인>은 무엇보다 작가가 장치로 활용하고자 했던, 하지만 논리적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았던 사소한 아이템들이 결국은 드라마의 중대한 축을 흔드는 단서가 되었음을 드러내며 치밀하게 구성된 작가의 야심을 구현했다. <나인>은 결국 사소한 선택이 미래를 바꾼다는 ‘나비효과’에 대한 확정적 답이 아니라, 결국은 원래대로 하나의 축으로 시간이 수렴하면서 생기게 되는 비극적 결과를 이야기하고 있다. 기억을 되찾은 민영을 비롯해 ‘행복해지고 싶다’는 일념으로 완벽한 과거를 만들기 위해 뒤흔들어 놓았던 이야기들이 결국은 얼마나 헛된 것이고 허망한 것이었을까. 선우의 대사처럼 ‘신의 영역에서 친 그의 장난’은 생각보다 더욱 혹독한 방식으로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수다 포인트

– 도대체 향은 누구 손에…

– 필체까지 확인하는 서준의 치밀한 ‘외도 확인’, 이쯤 되면 의처증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