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신> 벚꽃엔딩, 여기에도 있네?

<직장의 신> 벚꽃엔딩, 여기에도 있네?

KBS2 <직장의 신> 4회 2013년 4월 9일 (화)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게장쇼를 도와준 미스김(김혜수)에게 고마움을 전하러 간 규직(오지호)은 진심을 왜곡당하고 오히려 얻어맞기까지 하자, 그녀에 대한 분이 더욱 커진다. 한편 밤새 작업한 기획안을 정규직 상사들에게 뺏긴 것도 억울한데 규직으로부터 혼까지 난 주리(정유미). 이때 주리를 편들던 미스김과 규직이 또다시 시비가 붙고, 이는 계약직 대 정규직의 대결로 비화한다. 결국 규직이 승리하지만 미스김이 일부러 봐 준 것을 규직은 알고 있다.


리뷰

본격 멜로에 시동이 걸렸다. 미스김을 향한 묘한 마음을 인지하는 무팀장(이희준)에서 시작한 드라마는 죽어라 물어뜯고 싸우기만 하던 미스김에게 갑작스레 ‘여성’을 느낀 장규직이 그녀의 입술을 훔치는 데서 끝을 맺었다. 착한 남자는 늘 한 발짝 늦게 나타난다는 만고의 멜로 진리 또한 덤으로 수행하며. (무팀장이 그걸 또 본다.) 헌데 이들에게 어떤 감정의 과정들이 있었느냐 반추해보면 고개가 갸우뚱한다. 시청자 몰래 인물들 자체적으로 사랑의 씨를 뿌리고 약을 쳐서 언제 싹을 틔워냈던 모양이다. 어느 순간 툭 터진 감정을 우리는 그저 망연히 볼 수밖에 없다. 쟤가 언제부턴가 여자를 좋아했나보네, 그런가보네 하면서.

 

지난 번 무팀장이 미스김을 붙잡고 ‘우리 뭐죠?’를 말했을 때, 나는 ‘이게 뭐지?’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무팀장이 미스김에게 연애감정을 느끼는 선후좌우를 도무지 알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오늘 장규직이 미스김의 입술을 향해 다가갈 때도 대저 이 상황을 오롯한 연애 감정으로 읽는 것이 온당한가를 생각하느라 드라마에 몰입할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벚꽃의 게릴라 낭만 공격과 눈앞 미스김의 절대미모가 순간적인 화학작용을 일으켜 혈기왕성한 미혼남성으로 하여금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도록 한 게 아닌가 싶지만, 오늘의 장면 연출은 그보다는 훨씬 준비된 마음들이 많은 한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향해 조심스레 다가가는 그림에 가까웠다. 지금껏 전개된 장규직 이야기와 벚꽃 씬에서의 감정들을 붙여보면 감정의 비약은 더욱 분명해진다.

드라마는 감정선이다. 일단 스타트 끊고 달리면 어느 순간 익숙해진 인물과 감정 관습이 드라마를 끌고 가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이해 안 가는 감정은 결국 사상누각이 되어 드라마를 위태롭게 한다. 이제 <직장의 신> 만의 진득한 서사로 장맛 제대로 한번 내 주면 좋겠다. 간만에 만나는 이 밝고 따뜻한 코미디 특유의 맛이 우러나도록.


수다 포인트

– 나와라 만능 미스김! 그 유려한 손놀림으로 고기를 케어하고 차가운 탬버린에 뜨거운 영혼과 정열을 불어넣는 미스김. 역대급의 탬버린 춤사위는 마추피추에서 익히셨나요? 거기 인강은 따로 없나요?

– 고기 수당 20에 탬버린 수당 40이라… 바로 어제 게장쇼에서 최후의 똥줄까지 다 타들어갔던 사람들 다 어디 가고 어떻게 이런 호화 회식이 가당한 걸까요. (단, 미스김의 춤사위는 하나의 작품이었기에 그 가치에 대해선 절대 인정!)

– 무팀장님, 밤새 만든 기획안 정규직 양아치에게 빼앗기고 상심한 정주리 양에게 늦더라도 같이 올라가자니요. 정주리 양 주리 트는 말입니다. 부조리한 현실 앞에 아무런 힘도 못 쓰는 이들에게는 페어플레이가 법인 세상만이 해답이라고요.

– 아울러 회사는 쉬러온 곳이 아니라 차갑게 말하는 미스김 언니. 대체 무슨 사연이 있기에 이런 혹독한 대사를 뱉으시나요. 노동만 하고 쉬지 않는 슈퍼 비정규직 미스김 언니가 업계 레퍼런스가 되면 이 나라의 노동자 인권과 복지는 어디 가서 말을 하나요. 아, 그래서 고용주들이 미스김을 이리도 환대하는 건가요?

– 벚꽃 엔딩은 이렇게 클래식이 되어 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