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안재홍은 곧 김주만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쌈 마이웨이' 안재홍 스틸 / 사진제공=팬엔터테인먼트

KBS2 ‘쌈 마이웨이’ 안재홍 스틸 / 사진제공=팬엔터테인먼트

“6년째 설희(송하윤)와 연애를 하고 있는 주만(안재홍)의 감정을 세심하게 연기하고 싶었어요. 이들의 이야기가 지극히 일상적으로 보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배우 안재홍의 고민은 KBS2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극본 임상춘, 연출 이나정)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는 6년간 연애를 했지만 최근 종지부를 찍고 이별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김주만 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극이 후반부로 갈수록 이들 커플의 분량이 늘어나며 주만을 연기한 안재홍의 연기력 역시 재조명되고 있다.

극 초반 주만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인턴 예진(표예진)을 크게 밀어내지 못 했다. 메시지에 답을 하지 않거나 단 둘이 만나는 일을 피하며 철벽을 치긴 했지만, 두 사람은 사내 선후배 사이로 계속해서 부딪혔다. 설희는 예진 때문에 조금씩 변하는 주만에 불안해했다.

일련의 사건으로 설희는 “내 세상”이라고 믿었던 주만에게 이별 통보를 했고, 이 일로 주만은 설희가 바랐던 “소소한 행복”의 부재를 깨닫고 힘들어했다. 설희를 은근히 무시했던 엄마에게 “내가 쓰레기였다”고 토해내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안재홍은 뜨거웠던 연애 초기를 지나 조금은 권태로워진 연인과의 관계를, 나아가 이별 후에 무너져 내리는 남자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초반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감정 덕에, 이별 통보를 받은 후 손등에 얼굴을 묻고 소리 내 우는 그의 모습은 유독 짠하게 느껴졌다.

안재홍은 캐릭터 그 자체에 녹아들었다. 배우로서 안재홍이나 전작 tvN ‘응답하라 1988’ 속 화제의 캐릭터였던 정봉이도 생각나지 않을 정도다. 그의 생활밀착형 연기는 시청자들의 공감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현실감을 담은 상황이나 대사도 한 몫 하지만, 연기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자연스러운 톤이나 표정 등이 보는 이들의 몰입을 돕는 것. 덕분에 주만의 행동에 대한 잘잘못을 따기지 이전에 그가 느낄 감정이 안방극장에 그대로 전달된다.

그의 스펙트럼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과장을 꿈꾸며 야근도 불사하는 대리의 현실적인 모습은 물론, 순식간에 코믹의 옷을 입은 모습까지 선보이며 매력을 배가한다. 안재홍이 가지는 특유의 친근한 이미지는 절친 주만(박서준)의 데뷔전을 앞두고 오지랖을 떨거나 무표정으로 애라(김지원)에게 돌직구를 날릴 때 더욱 빛을 발했다.

안재홍의 힘 들어가지 않은, 그래서 공감 가는 연기력은 독립영화계 기대주가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한 이유를 설명해준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