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아이돌→싱어송라이터→기획사 사장, 꿈의 3단계” (인터뷰④)

[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이건희,인터뷰

‘프로듀스101 시즌2’ 이건희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승현 기자lsh87@

이건희가 중학생 때부터 그렸다는 ‘꿈의 3단계’를 설명할 때,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건희가 아이돌이 되고 싶었던 이유, 싱어송라이터로서 만들고 싶은 음악, 그리고 최종적으로 기획사의 사장이 돼 이루고 싶은 꿈은 오직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대단했다.

여기에 보태자면, Mnet ‘프로듀스101’ 시즌2는 이건희의 ‘꿈의 3단계’를 이루기 위한 0단계에 해당할 것이다. 1단계인 아이돌 데뷔에 한 걸음 다가서는 데 일조했다. 이건희의 꿈 프로젝트가 이제 시작됐다.

10. 아이돌의 꿈은 어떻게 갖게 됐나.
이건희: 어렸을 때부터 음악은 꾸준히 해 왔다. 아이돌이라는 직업에도 관심이 많았다. 중학교 때, 나름 꿈의 3단계를 정해 놨는데(웃음) 1차적으로는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깨는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거였다. 2차적으로는 그 꿈을 이룬 후에 싱어송라이터로서 다른 사람을 위로해주고 또 공감을 이끌어내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이게 방학 숙제 같은 거다. 5년 후, 10년 후 의 모습을 그린 거다.(웃음)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기획사의 사장이 돼서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 선배님처럼 음악 활동도 하고, 또 저와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을 이해해주고 잘 대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10. 중학생 이건희의 빅 픽처다.(웃음)
이건희: 그런 꿈을 중학교 때부터 꿔오다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입시를 봐서 대학교 실용음악과에 합격했다. 그러고 나니 ‘내가 대학은 왔는데 앞으로 뭘 해야 하지’ 싶더라. 그래서 기획사 오디션에 지원하게 됐고 RBW에 들어오게 됐다.

10. 어렸을 때부터 아이돌이라는 직업에 관심이 많았다니, 혹시 이건희의 꿈을 키워준 아이돌그룹이 있다면.
이건희: 사실 그 당시에는 춤추고 노래하는 게 마냥 즐거웠다. 어떤 한 그룹보다 많은 아이돌 분들을 좋아했던 것 같다. 최근에는 마마무 선배님들이 좋은 에너지와 영향력을 가졌다고 생각해서, 그분들을 보고 RBW에 지원하게 됐다.

10. 공감을 이끌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도 이건희의 공감 능력이 많은 칭찬을 받았다. 경연마다 다른 연습생들의 무대를 보면서 웃고 우는 모습들이 잡혔다.(웃음)
여환웅: 옆에서 보기에도 감수성이 풍부하다.(웃음) 저희끼리 연습할 때는 극한의 상황이 오지 않으니까 잘 몰랐는데,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는 굴곡도 많고 감동을 받을 일이 많으니까 그럴 때마다 우리 건희가 감동을 잘 받더라.
이건희: 일상에서는 힘든 걸 힘들다고 티를 내면서 살 수는 없지 않나. 그런데 방송에서는 항상 솔직한 모습을 원하셔서, 또 그렇게 할수록 후회도 없더라. ‘프로듀스101’ 시즌2를 하는 동안에는 제 자신을 내려놓았던 것 같다.

10. 아, 온라인에 이건희가 과거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전부 유니세프에 쾌척했다는 후기가 돌던데 사실인가. 궁금했다.(웃음)
이건희: (웃음) 잘못 알려졌다. 친구들이 ‘건희가 착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과장됐다. 유니세프 후원을 하고 있는 건 맞지만 중국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거나 번 돈을 다 기부한 적은 없다. 덧붙여서 제가 학교 친구들에게 음료수를 돌렸다는 말도 친구들의 장난이다.(웃음)

10.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를 꼽자면.
이건희: 저는 ‘어메이징 키스(Amazing Kiss)’(보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프로듀스101' 시즌2 이건희 직캠 / 사진제공=Mnet

‘프로듀스101’ 시즌2 이건희 직캠 / 사진제공=Mnet

10. 포지션 평가 경연 곡이었다. 보아의 노래인데, 많은 연습생들이 모르는 노래라고 하더라. 방송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웃음)
이건희: 함께 부른 (정)동수 형이나 일본에 살았던 (타카다) 켄타 형은 알고 있었다. 그 외에는 거의 몰랐다.(웃음) 그래서 쉬는 시간에 보아 대표님께 짧게 한번 불러주시면 안 되냐고 부탁드렸다. 그랬더니 대표님이 직접 불러주셨다. 그때 멜로디가 예쁘고 가사가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원래 하고 싶었던 곡은 따로 있었는데 일찍 마감됐었다. 곡을 잘 몰라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어서 ‘어메이징 키스’를 선택하게 됐다.

10. 원래 하고 싶었던 곡은 무엇이었나.
이건희: ‘소나기’(아이오아이)였다. 저스틴이 옆에서 ‘형, 무조건 소나기 해야 해’라면서 목소리가 잘 어울린다고 해주기도 했다.(웃음)

10. 결과적으로는 ‘어메이징 키스’가 이건희에게 신의 한수가 됐다. 이건희를 보컬 포지션 전체 1등으로 만들어준 곡이다.
이건희: (보컬 전체 1등이 됐을 때) 잠깐 몰래카메라인가도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제 몰래카메라를 할 리가 없지 않나.(일동 웃음) 못 믿었다. 인터뷰 룸에 가서 인터뷰를 할 때도 너무 정신이 없었다. 녹화일이 5월 8일, 어버이날이었다. 제작진 분들이 ‘건희군, 1위 했으니 어머님께 한 마디 하라’고 하시는데 그것도 안 믿겼던 것 같다. 엄마, 아빠께 ‘아들 1등했다’고 했다.(웃음)

10. 엄청난 효도 선물이었다.(웃음) 무대 전에는 부담도 있었을 것 같다. 당시 리더도 맡고 메인보컬도 맡아야 했다.
이건희: 리더로 팀을 이끌어가는 것도 처음이고 센터와 메인보컬을 같이 하다 보니까 이기적으로 보일까 걱정도 했다. 어쨌든 잘해야 하고 소화해야 하는 게 많다 보니, 부담감도 컸는데 팀원 분들께서 많이 믿어주셨다. 같이 파이팅한 덕분에 좋은 무대가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10. 뿐만 아니라 그룹 배틀 평가 경연 곡 ‘누난 너무 예뻐’(샤이니)에서는 메인 보컬을, 콘셉트 평가 경연 곡 ‘오 리틀 걸(Oh Little Girl)’에서는 리더를 맡았었다.
이건희: 제가 음역대가 높은 편은 아닌데 낼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메인 보컬을 맡겨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누난 너무 예뻐’ 때는 음역대 때문에 고생도 했다. 그 부분은 연습량으로 극복을 해냈다. ‘어메이징 키스’ 때는 음역대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는데 리더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오 리틀 걸’ 때는 부족했던 걸 보완해보고 싶었고, 전에 비해 더 잘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10. ‘부족했던 것’이라면.
이건희: ‘어메이징 키스’ 때 리더로서 잘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편곡 방향을 잡기가 어려워서 다른 팀에 비해 진도가 많이 느렸다. 때로는 리더십으로 확실히, 분명히 무엇인가를 정해 줘야할 때가 있는데 성격상 그런 걸 잘 못했다. 저는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 봅시다’ 물으면서 하는 타입이다. 그래서 ‘오 리틀 걸’ 때는 제 타고난 성격을 바탕으로 리더십을 발휘해보자 했다. 억지로 저를 바꾸기보다 친구들을 타이르면서 파이팅 넘치게 했다. 그러니까 팀원들이 믿어주고 따라줬던 것 같다.

10. 다른 친구들이 생각하는 이건희 보컬의 매력이 궁금하다.
여환웅: 건희 보컬의 매력은, 톤이 슬픈 곡이라든가 서정적인 곡, 감성적인 곡에 잘 어울리고 또 표현도 잘 하는 것 같다. 실제 성격도 그렇고 섬세해서 보컬을 디테일하게 잘 연구하고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이건민: 같은 생가인데 대학교도 실용음악과를 전공해서 그런지 디테일한 부분을 잘 살려준다.

10. 마지막으로, 이건희가 ‘프로듀스101’ 시즌2를 통해 얻은 것은.
이건희: 방송을 하는 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과분한 사랑을 주신 분들한테도 감사하고, 스스로도 많이 발전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실력적으로도 향상할 수 있는 기회였고, 정신적으로도 여러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나니까 자신감이 생겼다. 실제 무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인이어라든가 무대에서 마이크는 몇 개를 사용하고 이런 것들을 배울 수 있어서 감사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더 멋있는 모습으로 데뷔할 수 있도록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