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정, 나만의 색깔 찾기 (인터뷰)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박재정 / 사진제공=미스틱엔터테인먼트

박재정 / 사진제공=미스틱엔터테인먼트

가수 박재정은 2013년 Mnet ‘슈퍼스타K5’의 우승자로, 다음 해 첫 미니음반을 발표하며 가수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화제의 중심에서 크게 주목받으며 출발했기에 부담도 컸다. 어깨의 짐은 어느새 책임감으로 바뀌었고, 2015년 윤종신이 수장으로 있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며 ‘색깔 찾기’에 몰두했다.

그는 사물에 빗대어 감정을 표현하는 곡을 유독 좋아한다. 그런 이유로 김연우의 ‘이별택시’를 꼽았고, 나아가 자신이 부른 ‘월간 윤종신’ 5월호 ‘여권’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이었다. 윤종신과 손잡은 당시 받은 곡이 2년 만에 세상에 나온다. 29일 발표하는 ‘시력’이 그것인데, 그가 좋아하는 문학적 표현이 가득한 노래다. 윤종신이 가사를 썼고, 015B 정석원이 음표를 붙였다. 첫 소절부터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노랫말과 멜로디, 그리고 박재정의 목소리까 잘 어우러진다.

10. 자신의 이름만 내건 신곡은  실로 오랜만이다. 제목은 ‘시력’이다.
박재정 : 사실 이 곡은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이하 미스틱)에 들어와서 처음 받은 곡이다. 순서로 치면 가장 먼저 나왔어야 했지만, ‘시력’의 완성도를 높이고 준비하는 동안 규현과 함께 부른 ‘두 남자’와 월간 윤종신의 ‘여권’ 등을 발표했다.

10. 2년 만에 세상에 나오는 셈인데, 그만큼 심혈을 기울였나보다.
박재정 : 녹음을 다섯 번 했다. 믹싱도 다 해놓고 다시 했고, 마스터링 자랑을 하자면 테드 젠센(노라 존스, 폴 매카트니 등 해외 뮤지션은 물론 정준일 등 국내 뮤지션과 작업한 세계적인 엔지니어)이 고생을 해줬다. 정준일도 참여했고, 너무나도 감동이다. 이 곡은 일기 같은 작품이다. 다섯 번의 녹음을 거치며 변화하는 과정이 기록으로 남아있다.

10. 서서히 달라지는 자신을 발견했다는 말로 들린다.
박재정 : 초반에는 더 유명해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심했다. 유명해져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살았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그래야 음악을 더 많이 들어줄 것 같았다. 그런데 ‘시력’ 만큼은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내려놓게 됐다. 진지하게 임했고, 더 노래를 할 수 있게 된 노래라고 해야할까.

10. 그래도 2년이면 꽤 오랜 시간이다. 불안함도 있었을 거 같은데.
박재정 : 초반엔 불안함이 있었다. ‘언제 나오지?’ 싶었다.(웃음) 그런데 서서히 시간이 흐르면서 ‘시력’ 자체에 애정을 갖게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이 달라지고, 음반을 준비하는 내내 같이 지낸 곡이라 그냥 ‘나’ 같다. 나 자체를 보여주는 음악이라고 소개할 수 있다.

박재정 / 사진제공=미스틱엔터테인먼트

박재정 / 사진제공=미스틱엔터테인먼트

10. 다섯 번이나 녹음을 한 이유가 있을까.
박재정 : 노래를 부르는 것에 있어서 회사는 나의 색깔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회사는 처음부터 나만의 색깔을 찾길 바랐다. 스스로도 그런 생각이었다. 소극장 공연이나 라이브 무대에 오르며 조금씩 찾았다. ‘시력’ 역시 좀 더 완벽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진행되다 보니까 수차례 녹음을 한 것 같다.

10. 윤종신이 직접 만든 곡에 참여한 뮤지션들도 어마어마하다.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
박재정 : 잘해야한다는 책임감은 항상 있다. 윤종신, 정석원 등 선배님들이 걸어온 길을 따라가는, 후배인 내가 바통을 받는 것 아닌가. 윤종신뿐만 아니라 정석원은 일상에서의 나를 보면서 연구를 했다. 작업실에서만이 아니라 자주 밥도 같이 먹으면서 내가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을 찾아줬다. 그렇게 나온 노래가 ‘시력’이다.

10. 어렵게 탄생한 만큼 마음에 꼭 들겠다.
박재정 : 사물에 빗대 사랑을 표현하는 곡이 좋다. 김연우의 ‘이별택시’ 같은, ‘여권’도 그랬고. ‘시력’은 안경으로 마음을 표현한 곡이다. 문학적인 예술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그런 점에서 마음에 든다. 윤종신과 정석원 모두 내 의견을 잘 받아주고 표현할 수 있게 해주셨다.

10. 한마디 한마디에 자신감이 넘친다. 전과 달라진 점이 있나.
박재정 : 부정적인 생각이 사라졌다. 이전에는 살짝 부정적이고 우울하기도 했다. ‘슈퍼스타K5’로 얻은 관심이 부담이었고, 어떻게든 더 잘하고 싶은 마음만 계속 커졌다. 고민 끝에, 노력이란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는 가능성만 보여드린 것 같아서 이젠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할까 고민했다. ‘두 남자’를 통해 지난해 5월부터 진짜 노래를 하는 사람으로 거듭난 것 같고, 지금은 조금씩 발전하면서 또 항상 꿈꾸며 음악을 하고 있다. 우선 힘든 생각을 잊으려고 하고, 조바심도 사라졌다. 그저 잘해보려는 마음 뿐이다.

10. 그렇다면 더 많은 대중들이 ‘시력’으로 박재정의 변화를 느낄 수 있겠다. 
박재정 : 그간 노래를 부를 때 힘을 많이 줬다. 이번엔 미성의 아름다움을 깨달았다. 수 많은 발라드를 듣고 음반을 들으며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고심했다. 음반은 기록으로 남으니까, 훗날 평가받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항상 최선을 다하는 거다.

10. 변화의 계기가 있을까. 
박재정 : 차츰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정녕 음악을 하면서 행복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던 때도 있었고, 생각이 꼬리를 무니까 우울해지더라. 그렇다면 오늘은 오늘의 행복을 위해서 살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부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10. 꼭 정체성을 고민하는 사춘기의 느낌인데.
박재정 : 표면적으로 힘들었고 다른 이들과 비교를 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해야할까 미래적인 고민을 했다. 직업은 노래하는 사람인 것으로 정해졌는데, 확신과 자신도 생겼지만 그 이후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10. 힘든 순간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면 마음이 조금은 풀어지기도 하는데.  혹시 가장 큰 힘이 된 사람이 있을까. 
박재정 : 로이킴이 정말 이야기를 많이 들어줬다. 이야기를 듣고 조언을 하거나 충고를 하지 않는다. 그저 들어주기만 한다. 그렇게 늘 옆에 있어주는 형이다. 내게 무엇이라고 하지 않는 부분들이 오히려 더 힘이 됐다. 내 말을 들어준 건 로이킴이 처음이었고, 마치 아빠같은 느낌이다.(웃음) 로이킴은 걱정 없이 갈 수 있도록 나를 기다려주고, 끄집어내 준다. 잘 이끌어주는 선장같은 분이다.

박재정 / 사진제공=미스틱엔터테인먼트

박재정 / 사진제공=미스틱엔터테인먼트

10. 음악의 기호가 변했다든지, 욕심도 커진 것 같아 보인다. 
박재정 : 자유분방하게 음악을 하고 싶다. 하림 선배님을 보면 느끼는 게 많다. 음악은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우러나오는 것이 다르다. 그래서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다는 꿈도 있다. 가면 많은 감정을 얻어올 것 같다. 16살부터 지금까지 재즈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다. 미래에는 재즈 기반의 곡을 발표하고 싶다. 시대는 변하고 유행도 돌고 도는 것처럼 언젠가는 재즈적인 분위기의 곡을 발표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

10. 박재정과 재즈,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그런 장르다.
박재정 : 연주곡을 워낙 좋아한다. 재즈뿐만 아니라 라틴, 보사노바 장르를 좋아한다. 훗날엔 장르에 상관없이, 박재정이 내는 음악이라면 거부감 없이 대중들이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친근한 가수가 되고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력’은 스물 셋의 박재정이 기록된 곡이다.

10. 자작곡도 기대되는데. 
박재정 : 꿈 중에 하나가 자작곡을 써서 음반을 넣어보고 싶은 것이다. 사진 보는 것도 좋아하는데,재킷 사진 등 전체적인 부분에 참여하며 오롯이 나만의 음반을 만들어보고 싶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꿈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지금이다.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지, 자신감이 있는 지금 이 순간 나의 모든 감정이 들어간 음악인 ‘시력’을  어떻게 느끼실지 기대된다.

10. 오랜만에 신곡인 만큼 활동도 활발히 할 계획인가.
박재정 : ‘시력’으로 음악방송 출연도 할 것이고,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가 소통하고 싶다. 활동이 끝날 무렵에는 공연도 열었으면 좋겠다. 또…바람인데, 올 가을께 정규 음반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웃음)

10. 끝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가.
박재정 : 나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추구하는 그림에 좋은 색깔이 되고 그 색깔을 통해 좋은 그림을 만들 수 있는, 언제나 발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