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가 고민과 만나는 법

<안녕하세요>가 고민과 만나는 법 KBS2 월 밤 11시 5분
가 시청자 고민 배틀의 형식으로 변하면서 가장 우려된 부분은 그 고민의 수위에 대한 것이었다. 더 특이하고 더 센 소재에만 주목한다면 지상파에서 또 다른 ‘화성인’만 만나게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는 라디오의 사연 소개를 연상케하는 MC들의 사연 소개 방식을 유지하고, 그 고민의 소재 자체보다 그 고민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을 택했다. 정확하게는 이 프로그램 스스로 택했다기보다 사연의 주인공들이 그런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 것이다. 고민이라는 단어가 사용될 수 있는 테두리는 넓지만, 기본적으로 그 고민이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하기 때문에 사연을 신청한 이들은 자신의 특이함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고민으로 인해 겪는 일상의 어려움을 말한다. 출연자들 스스로가 충격보다는 공감, 볼거리보다는 사연 자체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남자 목소리를 가진 여자’나, 어제 방송에서의 ‘3cm 폭의 입을 가진 여자’처럼 외적인 콤플렉스를 가진 출연자들의 경우, 자신의 가장 약한 부분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드러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을 공개하고 터놓고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상담의 첫 번째 발걸음이 된다. 단지 소재가 되는 것과 자신과 세상 앞에 솔직한 모습으로 나서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의 한 걸음은 에 있어서 의미 있는 진척이다. 또한 초반만 해도 고민을 더 과장하고 웃음의 소재로만 쓰던 진행자들은 “고민은 못 풀더라도 상처는 주지 말”도록 노력하며 스스로 망가짐을 감수하고, 고민의 자리에서 웃기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연예인이 되기를 원하는 어머니와의 갈등을 고민거리로 들고 나온 아들은 “세상을 더 많이 알아갔으면 하는” 어머니의 고백을 듣고, 가족과의 소통의 기회를 제공받는다. 이런 의 작은 변화는 어쩌면 다른 의미의 ‘힐링’일수도 있지 않을까.

글. 윤이나(TV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