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녀’ 서정연, 미워할 수만 없는 존재감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품위녀' 서정연 / 사진제공=제이에스픽쳐스, 드라마하우스

‘품위녀’ 서정연 / 사진제공=제이에스픽쳐스, 드라마하우스

배우 서정연이 미워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시선을 끌고 있다.

서정연은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이하 품위녀)’(극본 백미경, 연출 김윤철)에서 박주미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주미는 우아진(김희선)과 박복자(김선아) 두 주인공 사이에서 갈등의 가교 역할을 하는 중요한 인물이다.

주미는 치졸한 권위의식으로 찌든 재벌가 맏며느리다. 동시에 애달픈 모정과 사연을 지닌 한 어머니이자 여자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을 분노하게도 하고, 동정을 유발하기도 하는 반전 매력을 지니고 있다. 방송 두 주 만에 선명한 존재감을 드러내 수 있었던 주미만의 매력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 미워할 수만 없는 속물

주미는 명품 가방을 선물 받은 복자에게 “너는 하녀일 뿐이야”라고 소리치며 따귀를 때리는 데 망설임이 없다. 가사도우미와 간병인을 당연하다는 듯 하대하는 속물 중의 속물이다. 하지만 복자의 꼬임에 자주 당하고 심지어 아들 운규(이건희)가 내쫓기는 굴욕까지 당하는 허당이기도 하다. 항상 마지막에 웃는 것은 주미가 아닌 복자다. 주미의 행동은 밉지만 주미를 미워할 수는 없는 이유다.

◆ 지켜주고 싶은 애잔함

이렇듯 주미는 복자에게 당하고 또 당한다. 심지어 시아버지 안태동(김용건)에게 총애를 받는 아진과는 달리 눈 밖에 난 상황이다. 힘든 일이 있을 때 버팀목이 되어줄 남편은 시아버지에게 쫓겨나 외국에 가있다. 그렇다고 주미가 아진만큼 화려하지도, 복자처럼 독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인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애잔한 감정을 자극한다. 밀림과도 같은 상류 사회에서 외로이 버티고 있는 주미는 안타깝다 못해 지켜주고 싶은 마음까지 일어난다.

◆ 애처로운 모정

남들에게 한없이 무뚝뚝한 주미에게도 아픈 손가락이 있다. 바로 아들 운규다. 오로지 아들 하나를 위해 시아버지 태동의 박대를 감수하며 산다. 무릎을 꿇은 채 오열하며 아들만은 거둬 달라는 장면에선 절박하다 못해 애처롭기까지 했다. 아들을 향한 짠 내 가득한 주미의 모정은 우리 어머니들의 모정과 다를 바가 없었다. 어머니 주미는 이 드라마에서 가장 현실적인 존재다.

서정연이 이와 같이 자기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은 안정된 연기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품위녀’ 측 역시 “서정연은 이미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은 검증된 배우”라며 “선악에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야말로 그의 진짜 매력”이라고 말했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