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A의 선택과 집중

동아일보가 최대주주인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채널 A의 기자 간담회는 개국 날짜를 강조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KBS 의 PD였던 이영돈 제작본부장은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 오프닝에서 “개국 일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우리는 12월 1일 종편 합동 개국 쇼 이후 정규 편성대로 시작할 거다”라고 말했다. 개국을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개국일에 대한 궁금증마저 있었던 것처럼, 사실 채널 A는 다른 종편과의 비교에서 관련 정보가 늦게 공개됐다. 같은 종합일간지 조선일보, 중앙일보에 비해서는 자금과 섭외력이 화려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를 의식한 듯 이영돈 제작본부장은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많이 공개하지 않아서 그런지 보도를 보면 채널 A는 항상 약세로 꼽힌 것 같다. 하지만 우린 지난 6월부터 프로그램을 준비해 왔고 편성표 준비 또한 두 달 전부터 했다”고 강조했다.

교양과 예능에 집중된 편성

이 날 공개된 편성표에 따르면 채널 A의 프로그램은 교양과 예능에 집중돼 있었다. 채널 A의 편성 비율 또한 보도 25%, 교양 27%, 예능 36%, 드라마 11%로, 간담회에 소개된 프로그램들 역시 교양과 예능뿐이었다. 이들 프로그램은 교양과 예능으로 불리지만 장르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평일 오후 6시 방송되는 는 주부를 대상으로 뷰티, 패션, 건강 등의 정보를 다루는 프로그램이지만 ‘무미 건조한 남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1일 남편 대여’ 등 예능 요소가 녹아있다. 예능 또한 최양락 등이 출연하는 , 배우 김수미가 스타에게 요리를 대접하는 토크쇼 등이 있지만 신은경이 진행하고 남녀 간의 갈등을 해결해주는 , 처럼 교양의 특성이 들어간 프로그램이 있다. 이 날 참석한 제작1팀 송미경 PD는 “조직이 제작1팀(예능), 2팀(교양)으로 나뉘어 있지만 협업도 많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는 양 자체가 많지 않다. 하지만 양보다 문제인 것은 편성의 방향이다. 독립 다큐멘터리와 영화를 방송하는 의 경우, 독립 영화의 시청기회를 늘린다는 의미가 있지만 일요일 새벽 1시에 편성돼 그 실효성이 불투명하다. 미니시리즈로 한정돼있는 드라마는 기획과 전략이 편중돼있다. 박희설 편성본부장은 이를 두고 “선택과 집중”으로 표현하며 “일일 드라마의 경우 조명 등이 그에 맞춰진 스튜디오가 필요한데 지상파만이 가능하다. 그보다 해외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작품 위주로 편성한다”고 말했다. “내년 연말 라인업까지 100% 확정됐다”고 말한 정세호 드라마센터장 역시 “종편에 맞는 드라마, 외국과 공동 제작할 수 있는 드라마”를 강조했다. 지상파와 케이블이 아닌 종편이 그에 어울리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다양성 측면에서 우려가 되는 게 사실이다.

콘텐츠 양 만큼이나 우려되는 편성 전략

재방송과 함께 기존 프로그램을 재편집해 내보내는 프로그램의 비율이 높은 것도 아쉬운 점이다. 아침 드라마를 방송하지 않는 대신 해당 시간대에 편성된 것은 새로운 프로그램이 아닌, 미니시리즈 , 의 재방송이다. 이외에 , , 등 ‘스페셜’, ‘노컷’, ‘뒷이야기’ 등의 방송 또한 비중이 높다. 이들은 해당 방송의 재방송이 별도로 편성됐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다. 재방송 비율이 낮지 않은 것은 JTBC도 마찬가지이지만 채널 A는 재가공 프로그램이 아주 새롭지 않은 이상 시청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재방송이 될 부담을 안게 됐다.

이영돈 제작본부장은 “지상파에 비해 인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감동과 재미’라는 채널 A만의 콘텐츠를 보여줄 거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간담회에 참석한 한 PD는 “채널 A는 잠룡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채널 A는 프로그램의 양이 많지 않고 캐스팅 또한 상대적으로 화려하지 않은 만큼 각각 콘텐츠의 질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채널 A는 그들이 약속한 12월 1일 개국을 통해 차별화된 종편채널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까.

글. 한여울 기자 sixt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