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평론가 임진모·김봉현, ‘쇼미6’를 말하다

[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쇼미더머니6' 포스터 / 사진제공=Mnet

‘쇼미더머니6’ 포스터 / 사진제공=Mnet

Mnet 힙합 서바이벌 ‘쇼미더머니’의 여섯 번째 시즌이 6월 30일 오후 11시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 프로그램을 향한 시청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쇼미더머니’는 단순한 음악 예능의 수준을 뛰어넘어 힙합이 우리나라 음악계에 ‘대세’의 자리를 굳히는 데 큰 역할을 한 방송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힙합신을 쥐락펴락하는 국내 힙합계의 ‘거물’들이 총출동할 예정이어서 음악 팬들의 기대가 대단하다.

출격을 앞두고 있는 ‘쇼미더머니6’의 라인업이 화려하다. ‘지코X딘’, ‘타이거JKXBizzy’, ‘다이나믹듀오’, ‘박재범X도끼’까지 역대급 프로듀서 군단이 합류했다. 래퍼 공개모집에는 도합 1만2천여명이 몰렸고, 미국 LA와 NY예선은 심사위원 ‘스위즈비츠’가 “우승자는 뉴욕에서 나올 것”이라 이야기 할 만큼 실력파 발굴을 호언장담했다. ‘쇼미더머니6’ 제작진 역시 “이번 시즌은 ‘올스타전’을 방불케한다”고 자신했다.

음악평론가들 역시 이번 시즌에 큰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쇼미더머니는 힙합을 대세 트렌드로 만든 1등 공신”이라고 추켜세웠다. 힙합 분야 전문가로 통하는 김봉현 평론가는 “래퍼들이 돈과 성공에 대한 욕망을 드러낼 때, 기성세대에게 이것은 ‘속물주의’지만 청년세대에게는 생존이자 진정성”이라며 “힙합의 이런 면모는 ‘쇼미더머니’를 통해 한국의 청년세대를 관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래는 이들 전문가가 전한 쇼미더머니에 대한 이야기다.

◆ ‘쇼미더머니’는 어떻게 힙합을 대세로 만들었나?

김봉현 평론가 “힙합이 젊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쇼미더머니’가 이런 반향을 이끌어낼지 예측하지 못했다. 특별히 특정한 기간을 예측했던 건 아니지만 한국에서 힙합의 인기도, 그리고 ‘쇼미더머니’의 인기도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 느낀다. 힙합이 지금 가장 각광받는 음악인 이유에는 물론 ‘유행’도 있겠지만 그와 동시에 다른 음악이 아닌 힙합이 젊음을 사로잡은 이유가 있다고 본다.

힙합은 지금의 젊은 세대를 가장 강력하게 반영하는 음악이다. 부모님으로 대변되는 세대와는 많이 다른 세대 말이다. 부모 세대는 ‘판검사’가 곧 인생의 성공이었고, 먼 미래에 잘 살기 위해 기꺼이 현재를 희생했으며,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배웠다. 그러나 지금의 젊은 세대는 다르다. 각자의 꿈도 너무나 다양해졌고, 보장받지 못할 미래보다는 현재의 삶을 즐기려고 하며, 자기가 할 말은 확실히 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이런 그들에게 힙합은 “한번뿐인 인생, 현재를 즐기며 너의 꿈을 좇으라“고 말한다. 래퍼들이 무대 위에서 “내가 최고, 너는 가짜”라고 외칠 때 젊은이들은 래퍼와 자신을 동일시한다. 또 래퍼들이 “밑바닥에서 내 힘으로 정상의 자리까지 왔다”고 웅변할 때 그들은 그 어떤 음악보다 거대한 에너지를 흡수하며 자기 삶의 전의를 다진다.

◆ 서바이벌, 힙합과 쇼미더머니의 교집합

김봉현 평론가 “생존 자체가 진정성, 힙합이 쇼미더머니를 통해 청년세대를 관통했다”

힙합은 음악가 자신과 그의 음악이 일치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힙합의 세계에서는 래퍼가 자신의 가사를 직접 쓰지 않으면 ‘가짜’로 취급 받는다. 노래를 통해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래퍼 자신에 대해 따로 알아보지 않고 그의 노래만 들어도 우리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겪어왔는지 대략 알 수 있다. 아마 사람들은 힙합을 들으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음악은 뭔가 다르다고. 이건 뭔가 ‘진짜’ 같다고.

또 한국의 청년세대는 ‘생존주의 세대’다. 한국 청년에게 일상은 곧 서바이벌이다. 그리고 경쟁에서 이겨 살아남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또 다른 고차원의 경쟁 세계가 열린다. 경쟁의 불안과 긴장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청년세대에게 생존과 진정성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생존 자체가 곧 진정성이다. 래퍼들이 돈과 성공에 대한 욕망을 드러낼 때, 기성세대에게 이것은 ‘속물주의’지만 청년세대에게는 생존이자 진정성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속물주의, 혹은 배금주의가 진정성과 만나며 전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힙합이 말한다. “너희가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를 제쳐야 하는 것. 생존하기 위해 돈을 벌고 성공하고 싶어하는 것. 부끄럽거나 잘못된 게 아니야. 그게 바로 너희가 살고 있는 세상이고, 너희의 진정성인 거야.”

힙합은 탄생 초기부터 늘 이런 태도를 견지해왔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 게토를 탈출하려면 빨리 돈을 벌어야 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할 거야”, “모든 것은 경쟁이고, 강한 자만이 살아남지” 게토의 흑인으로부터 탄생한 힙합은 지난 몇 십 년간 늘 이래왔다. 그리고 힙합의 이런 면모는 ‘쇼미더머니’를 통해 한국의 청년세대를 관통했다.

◆ ’쇼미6’, “한국 힙합의 어제와 오늘을 담을 것”

임진모 평론가 “쇼미더머니 이번 시즌, 힙합의 어제와 오늘”

“힙합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힙합이 대세로 자리 잡은 느낌이다. 힙합은 특정세대를 겨냥했고 연속성을 띠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가요계에도 적잖은 기여를 했다. 힙합을 대세 트랜드로 만든 1등공신이다. 이번 시즌은 한국의 ‘힙합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축소판이라서 당연히 기대된다. 힙합의 어제와 지금을 목격하는 자리가 될 듯하다.”
김봉현 평론가 “시즌이 거듭될수록 장점으로 두드러졌던 부분이 바로 ‘좋은 힙합 무대’”

‘쇼미더머니’ 이번 시즌은 물론 기대가 된다. 프로듀서로 참여한 뮤지션들은 커리어가 길든 짧든 모두 한국힙합 역사에 자기만의 포지션과 정체성으로 저마다의 성취를 남긴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무대 퍼포먼스도 물론 기대한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장점으로 두드러졌던 것이 바로 ‘좋은 힙합 무대’였다.

‘쇼미더머니’에 반대하거나 좋아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그 영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 역사가 혹은 비평가라면 한국힙합의 역사를 쓸 때 ‘쇼미더머니’를 중요하게 기록해야 한다. 시즌을 거듭하며 ‘쇼미더머니’도 시행착오를 거쳐 변해왔고, 나의 판단 역시 변해왔다. 판단이 긍정적으로 바뀐 부분도 있지만 동시에 여전히 견딜 수 없는 부분도 존재한다. 하지만 나의 옳음과 순수함을 증명하기만 하는 쉬운 이분법에서 벗어나 이 프로그램을 과연 어떻게 해야 제대로 볼 수 있는지 늘 균형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고민해왔다. 이번 시즌이 ‘쇼미더머니’에 대한 나의 판단을 더 긍정적인 쪽으로 이끌어주길 기대한다.”

‘쇼미더머니6’는 23일 오후 11시 특별 방송을 편성, 30일에 본 경연이 첫 방송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