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뒤이을까? 스크린, 역사 속으로

[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군함도' 메인 포스터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군함도’ 메인 포스터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스크린이 역사를 품었다.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역사 속 인물과 실제 일어난 사건을 다룬 시대극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2013년 7월 개봉해 17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명량’의 기세를 이을 시대극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포문은 영화 ‘박열’(감독 이준익)이 연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박열’은 1923년 도쿄, 6000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이제훈)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최희서)의 믿기 힘든 실화를 담은 작품. 이준익 감독은 ‘사도’, ‘동주’에 이어 또 다시 실존인물을 스크린에 펼쳐냈다.

박열은 일제강점기, 일본 제국의 한복판에서 아나키스트 단체 불령사를 만들어 활동했다. 당시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말 안 듣는 조선인’들을 빗대 불령선인이라고 부르며 조롱했다. 박열은 불령선인에서 착안해 불령사라는 단체명으로 활동할 만큼 패기가 넘쳤다. 그로 인해 일본 내각으로부터 관동 대학살을 무마시킬 인물로 지목 당한 박열은 일본 내각의 음모를 눈치 채고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도록 황태자 폭탄 암살 사건을 자백하고, 조선 최초의 대역 죄인이 되어 사형까지 무릅쓴 공판을 시작한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지만, 박열은 지금껏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준익 감독과 제작진은 당시 일본 신문들의 원본을 모두 요청하는 등 철저한 고증으로 영화의 진정성을 고취시켰다. 이준익 감독은 “근현대사의 실존인물 영화화 한다는 것은 조심스럽고 위험한 일”이라면서 “최대한 인물의 진심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부당한 권력에 맞서 진실을 추구하는 젊은이의 뜨거운 함성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영화 '박열' 포스터 /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영화 ‘박열’ 포스터 /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7월 개봉하는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는 올해 최고 화제작에 등극할 전망이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제작비만 약 250억원에 이르고 황정민·소지섭·송중기 등 톱스타들이 출연한다.

지난 2015년 일본은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렸다. 유네스코의 자문기관은 시설의 전체 역사를 알 수 있게 하라고 일본에 권고했지만, 일본 측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개봉도하기 전에 ‘군함도’에 민감한 반응을 보냈다. 극우 성향의 일본 언론 산케이신문은 지난 2월 ‘군함도’의 예고편이 공개된 뒤 “거짓 폭로”라고 주장했다. 류승완 감독은 “나는 한일관계가 잘 풀려가길 바라는 사람”이라면서도 “짚고 넘어갈 것은 짚고 넘어가고, 해결해야 할 것은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 극단적인 민족주의나 감성 팔이, 소위 말하는 ‘국뽕’에 의존하는 영화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가 주는 압도적인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했고, 실제 1945년 실제 군함도의 2/3를 재현했다. ‘군함도’의 초대형 세트는 외형부터 내부까지 실제 군함도를 재현한 리얼함으로 마치 군함도에 와 있는 듯한 현장감을 안길 예정이다.

‘택시운전사’(감독 장훈)도 8월 개봉을 확정했다.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하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다.

'택시운전사' 송강호/사진제공=쇼박스

‘택시운전사’ 송강호/사진제공=쇼박스

‘택시운전사’는 실존 인물인 위르겐 힌츠페터에게서 모티브를 얻었다. 우연히 라디오를 통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상찮은 상황을 들은 그는 기자의 신분을 숨긴 채 택시기사 김사복 씨와 계엄 하의 통제를 뚫고 광주로 향했다. 그곳의 참상을 생생하게 취재했고, 그가 촬영한 필름은 ‘기로에 선 대한민국’이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됐다. 일명 ‘푸른 눈의 목격자’로 불리게 된 위르겐 힌츠페터는 한국의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3년 제2회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했다. 기자라는 사명감 하나로 광주로 향한 독일 기자와 그를 태우고 광주의 중심으로 향한 서울의 평범한 택시운전사, 광주에서 이들을 도왔던 사람들의 모습은 영화를 통해 생생하게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