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개나 줘 버리고 싶은 인생의 축소판

<짝>, 개나 줘 버리고 싶은 인생의 축소판 수 SBS 오후 11시 15분
16기의 재미는 서로 다른 국적인 남자 1호와 여자 4호가 ‘국경을 넘는 사랑’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달려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에서는 “운명”을 거론할 정도로 애틋한 사연보다 “많은 감정과 경험들”이 오고가는 과정의 드라마틱함이 더 주목받는다. 그래서 이미 지난 1부 때 두 여자에게 따로 따로 ‘올인’을 약속하고 저녁 식사 데이트에서 세 명의 선택을 받은 남자 5호가 만든 드라마야 말로 의 진수였다. 남자 5호는 첫 인상이 마음에 들었던 여자 3호에게서 “결혼을 생각”해도 될 것 같았던 여자 1호에게로, 다시 “외모가 완벽한” 여자 2호에게로 마음을 옮기며 애정전선의 중심이 되었다. 그리고 남자 5호의 변심에 여자 1호가 받았던 담요와 방석을 말 그대로 “개나 줘” 버린 순간, 진짜 하이라이트가 찾아왔다. 바로 그 행동이 이 프로그램 속에서 우스운 꼴이 되고 마는 수많은 싱글들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복수였던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문제의 남자 5호가 여자 2호와 짝이 된 뒤 애정촌을 떠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애정촌이다. 첫 만남에서부터 결혼을 할 수 있을지 조건을 따지고 확인하는 애정촌에서 동성은 모두 잠재된 경쟁상대일 뿐이다. 일주일 동안 오직 연애와 결혼만을 생각하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출연자들은 넘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다. 에 눈물이 흔한 것도 그 때문이다. 단 일주일의 경험으로 울며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고, 진심과 미래를 말하는 동안 은 그들의 과장된 모습에 더해 “여자는” 혹은 “남자는”으로 시작되는 자막과 내레이션으로 여자와 남자에 관한 편견과 속설들을 단호하게 정의 내린다. “어떤 남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여자의 인생은 달라진다”는 내레이션으로 문을 여는 애정촌에서는 여자 2호가 승리자고, 짝을 만난 사람이 승리자다. 그 승리가 현실에서, 또 화면 밖에서 무슨 의미가 있을 지는 누구도 알지 못하지만, 출연자 누군가의 말대로 애정촌이 “인생”이라면 별로 살아보고 싶은 인생은 아닐 듯하다.

글. 윤이나(TV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