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총리와 자두 장관, 뽀통령 기다려!

한국 애니메이션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영화 의 성공에 이어 역시 1만 관객을 돌파하며 성인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TV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EBS 와 투니버스 가 그 대표작이다.

‘뽀통령’의 후계자 ‘폴 총리’, 짱구를 넘어선 ‘자두 장관’

의 5.23%(AGB닐슨미디어리서치, 4~6세 기준)의 시청률은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박정민 EBS 제작 PD는 “의 시청률은 (이하 )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떤 후발주자도 넘지 못한 ‘뽀통령’의 아성을 가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부터 100여 개국 이상에서 방영될 예정인 해외 진출 성과도 에 버금간다. 캐릭터 상품도 폭발적인 인기다. 의 변신로봇완구는 지난 6개월 간 100만개가 넘게 팔리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

의 성공 또한 인상적이다. CJ E&M 방송사업부문 투니버스의 한지수 국장은 “유아 시장보다 더 경쟁이 치열한 4~14세 대상인 가 올해 투니버스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근 10년간 방송한 작품 가운데서도 손꼽을 만하”다고 말했다. 이는 가 아동 애니메이션의 절대적인 벽이었던 를 넘어섰다는 뜻이다. 한지수 국장은 “의 시청률이 낮아진 게 아닌데도 가 그 이상의 반응을 보여 내부에서도 상당히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성공 비결은 철저한 준비와 기획 뿐

이러한 성공은 철저한 준비와 기획에서 비롯된 것이다. 의 제작사 로이비주얼의 민영훈 이사는 “의 대상 연령대가 3~5세라면 는 4~7세를 대상으로 한다. 이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은 세계에서도 흔치 않다”고 말했다. 가 개척한 유아 애니메이션 시장을 는 더욱 세분화해 또 다른 시장을 만든 셈이다. 또한 아동 애니메이션은 거의 제작되지 않는 현실에서 적극적인 시장 개척 의지가 필요했다. 지난 10년간 거의 자체제작 애니메이션을 내지 못한 투니버스의 입장에서 는 모험이었다. 이에 따르는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투니버스는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로써 쌓아온 노하우를 기획 단계부터 제작사인 아툰즈와 공유하며 긴밀히 협의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소중한 경험치를 얻었다.

와 에 박수를 보내야 하는 이유

그럼에도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가 온통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기획 단계부터 해외 영업을 할 수밖에 없는 좁은 내수시장의 한계 때문에 창업투자회사들은 애니메이션에 투자를 꺼린다. 안정적이지 못한 시장 상황 때문에 인력난도 발생한다. 로이비주얼의 민영훈 이사는 “애니메이터들이 게임업계로 직종을 옮기는 현상이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의 제작사 올리브 스튜디오의 민병천 대표 또한 “시나리오나 연출 관련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전했다. 전문 인력 수급과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시장 확보가 최우선 과제인 상황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총 방송 시간의 1%를 국산 신규 애니메이션에 할당해야 하는 애니메이션 총량제를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에 이어 종합편성채널에도 확대하는 법안과 애니메이션 산업에 정부 지원을 확대하는 애니메이션 진흥법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다. 하지만 법안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박정민 PD는 “지상파 방송사가 총량제가 할당한 방송 시간만 맞추면 된다는 식으로 애니메이션을 많은 사람이 볼 수 없는 시간대에 편성한다. 방송 시간대 고려가 없는 애니메이션 총량제는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한미 FTA의 체결로 애니메이션 총량제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여부도 알 수 없게 됐다. 결국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는 의 성공 이후 한국 영화에 많은 투자가 몰렸듯 한 편, 한 편 쌓이는 성공 사례들의 축적들만이 지킬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 나 의 성공과 더 많은 국내 애니메이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 제공. 명필름, EBS, 투니버스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