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열’, 울림과 웃음이 있는 시대극…박열의 삶이 그랬다(종합)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영화 '박열' 4차 포스터 / 사진제공=메가박스

영화 ‘박열’ 4차 포스터 / 사진제공=메가박스

“이 영화가 한국에서 화제가 될 수 있게 해주시오.”

배우 최희서가 영화 ‘박열’ 속 이제훈의 대사를 인용해 이와 같이 말했다. 흥행의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나 당돌하게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박열과 그를 사랑한 일본 여성 가네코 후미코의 이야기가 2017년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뜨거운 울림을 전하기 때문이다.

영화 ‘박열’(감독 이준익)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3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진행됐다. 극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과 주연배우 이제훈·최희서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열’은 1923년 도쿄, 6000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담았다. 이준익 감독은 “반일영화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느 시대나 부당한 권력에 대해 진실을 추궁하는 젊은이들의 뜨거운 함성이 있다. 그렇게 봐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개된 극에서는 이제훈의 완벽한 캐릭터 몰입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일본을 뒤흔드는 문제적 조선인 박열을 이질감 없이 소화했다. 이제훈은 “이 작품을 통해 내 연기력을 선보이고자 하는 생각은 없었다. 영화가 가지는 메시지에 주목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끄럽지만 나도 잘 몰랐던 인물이다. 박열의 삶을 느끼며,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됐다. 그런 인물들이 있었기에 자존감을 갖고 현재를 살아갈 수 있지 않나”라고 소신을 밝혔다.

박열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 역의 최희서 역시 일본인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역할에 녹아들었다. 최희서는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인이지만 어릴 때부터 조선인처럼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다. 또 일본인들에게 학대당하는 조선인을 보며 많은 걸 느낀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일본인이지만 박열과 같은 사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완성된 영화를 본 배우들은 서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희서는 “처음 대본을 본 이후에 감독님이 ‘어떤 배우가 박열과 어울릴까’라고 물었었다. 한치의 망설임 없이 이제훈 씨를 떠올렸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완성된 극에서 이제훈 씨의 눈빛을 보는데, 이제훈 씨가 아니었으면 영화 ‘박열’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칭찬했다.

이제훈 역시 최희서에 대해 “10년 전 독립영화를 통해 최희서 씨를 본 적이 있다. 연기를 정말 잘 하더라. 이번에 같이 작품을 하게 돼 기대가 있었다. 최희서 씨 말고 누가 가네코 후미코를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그는 대한민국을 이끌 차세대 여배우”라고 극찬했다.

극은 일제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한다. 뜨거운 메시지를 전하는 극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석에선 종종 폭소가 터졌다. 이준익 감독은 “이런 시대극은 심각해야 하고 무거워야 한다는 패턴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박열의 세계관에서 보면 일본의 제국주의는 하찮은 것이다”라며 “조선인이 가지는 특유의 해학과 익살이 이런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이준익 감독은 “적은 예산으로 영화를 찍는 게 목표였다. 실존인물을 얘기할 땐, 그의 진심을 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화려한 볼거리나 풍족한 제작비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의 자신감이 담긴 ‘박열’은 현재를 사는 청춘들에게 뜨거운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오는 28일 개봉.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