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 “‘센 언니’ 래퍼? 롤러코스터도 못 타요”(인터뷰)

[텐아시아=윤준필 기자]
래퍼 예지 / 사진제공=페이브엔터테인먼트

래퍼 예지가 최근 두 번째 솔로 싱글 ‘아낙수나문’을 발표했다. / 사진제공=페이브엔터테인먼트

“‘미친 개’에는 22세 예지의 독기가 서려있었다면 ‘아낙수나문’에는 24세 예지의 감정이 보이고요. 전 항상 제 솔직한 감정을 가사에 담았어요.”

2015년 Mnet ‘언프리티 랩스타2’에 출연해 주목을 받은 걸그룹 피에스타의 멤버 예지는 아직도 ‘미친 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최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편집국을 찾은 예지는 “내가 웃는 모습을 보고 ‘어? 웃을 줄 아시네요?’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난 진짜 미친 사람이 아닌데 그렇게들 오해를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 발매된 예지의 새 디지털 싱글 ‘아낙수나문’은 미디어에 비친 자신의 모습으로 ‘인간 이예지’에 편견을 갖는 사람들에 솔직한 마음을 전달하는 곡이다. 예지는 “‘아낙수나문’은 스태프들끼리 ‘아무 말 대잔치’를 펼치다 우연히 나온 콘셉트였다”며 신곡에 비화를 밝혔다. 예지는 스태프들과 물고기·붕어 등 맥락 없는 단어들을 쏟아내던 중 ‘악역’이란 단어에 마음이 끌려 앨범 작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아낙수나문에 마음이 끌렸다고.

예지는 아낙수나문에 자신을 빗댔다. 미디어에 비춰지는 모습으로 ‘이예지’란 사람을 오해하는 모습이 마치 영화 ‘미이라’ 속 아낙수나문을 보고 역사 속 아낙수나문을 오해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예지는 “미디어 속 내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내 진짜 모습과 진심을 가사에 담았다”고 얘기했다.

내 목 졸라 얻어낸 대답이 어때/ 내말 한마디 또 한마디 트집 잡고 늘어져 봐요/ 더 어릴 때부터 무대의 크기는 상관없어/ 내가 뭘 잘못한 건지 아직도 찾지 못했어 답을/ 확실한 건 이유 없는 질타와 폭력들이 지금의 나를 만듦

‘아낙수나문’ 3절은 예지가 하고 싶었던 진짜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선 2년 전,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예지가 부른 ‘미친 개’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지는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했던 ‘미친 개’는 아이돌 래퍼라고 색안경 쓰고 삐딱하게 보는 시선에 정말 열 받아 쓴 곡이었다”며 “탈락하면 더 이상 무대를 보여줄 수 없으니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내뱉은 노래였다”고 돌이켰다.

래퍼 예지 / 사진제공=페이브엔터테인먼트

래퍼 예지 / 사진제공=페이브엔터테인먼트

‘미친 개’를 통해 예지는 단숨에 ‘센 언니’ 래퍼가 됐다. 그러나 방송에 비춰진 일부 모습으로 예지를 오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예지는 “방송에 나오는 모습은 100% 내 성격이 맞다. 그러나 40시간 찍어서 1시간 방송에 나간 내 모습이 나의 전부는 아니다”며 “난 그렇게 까다롭거나 무례한 사람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예지는 “놀이동산 100번 가도 롤러코스터는 절대 못 타고, 번지 점프 싫어하고, 클럽 가는 것 싫어한다”며 방송용 이미지와 전혀 다른 자신의 진짜 모습들을 설명했다.

“사실 ‘아낙수나문’ 이전에 이별 이야기를 담은 예쁜 겨울 시즌송을 준비하려고 했다”고 밝힌 예지는 “그런데 가사가 도저히 써지지 않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예지는 “억지로 쓸 수는 있겠지만 내가 느끼지 않고 쓴 ‘슬픈 척’하는 가사를 대중이 알아채면 어쩌지 걱정이 들었다”며 가사를 쓰지 못한 이유를 전했다. 또 “그렇게 싱글이 잘 되면 잘 돼도 찝찝하고, 망하면 망한 대로 후회할 것 같아서 과감히 접었다”고 털어놨다.

지금은 ‘악역’ 아낙수나문에 빙의해 자신의 진심을 털어놨지만 예지는 언젠가 사랑에 빠진 여성의 마음을 노래할 날이 올 거라고 확신했다. 올해로 데뷔 6년차를 맞이한 예지는 “시간이 흐를수록 세모 같았던 성격이 동글동글해지는 걸 느낀다”며 “내가 끝까지 못 썼던 달달한 가사들도 쓸 수 있는 감성이 채워질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또 예지는 “여전히 ‘언프리티 랩스타’의 예지로 알고 있는 분이 많다”며 “피에스타 예지의 모습도 대중에 보여주고 또 예능에 자주 출연해 ‘인간 이예지’의 모습도 마음껏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